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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길바닥에 널브러진 앨범들…’민희진’ 기자회견 재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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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소속 세븐틴 ‘앨범깡’
민희진 엔터계에 ESG 쓴소리
‘포카’없이 앨범 판매 1위 뉴진스

출처: 뉴스1

최근 한국 사회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이야기는 단연 거대 엔터테인먼트 하이브와 그 산하 레이블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갈등이다. 하이브 측은 어도어 임원진이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정황을 확인했다며, 해임 등 임시 주주총회 참석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민 대표는 자신의 입장과 억울함을 전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진행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약 1시간 30분 동안 격정적인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지난달 말 일본의 한 네티즌이 공개한 하이브 레이블인 플레디스 소속 아티스트인 세븐틴 앨범과 관련한 사진이 떠올랐고 그와 관련한 민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 다시금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연예계 산업에 “ESG 경영을 실천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고, 이번에 네티즌이 공개한 사진과 맞물려지면서 민 대표의 발언이 주목받았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민희진 대표가 엔터계에 ESG 경영을 언급한 배경은 연예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알만한 문화인 ‘앨범깡’ 때문이다. 앨범깡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팬 미팅에 참석하거나, 자신의 원하는 ‘희귀’한 포토 카드를 얻기 위해 앨범을 대량 구매하여 하나씩 열어보는 하나의 콘텐츠다. 

통상 아이돌 앨범은 대부분 종이나 책자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속에는 포토 카드, CD, 포토이미지, 가자집, 부록, 광고책자 등 다양한 구성품이 수록되어 있다. 앨범 하나는 100장 내외로 많은 종이와 인쇄 부속품이 들어간다. 

더불어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 앨범을 구매함으로써 초동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경쟁이 심화하면서 앨범을 많이 사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민 대표는 이러한 상황을 지적했다. 엔터계가 단순히 앨범을 많이 판매하는 것에 목적을 둘 것이 아니라 앨범깡 문화를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출처: X 갈무리

지난달 30일 일본의 한 네티즌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에 게시한 사진이 바로 그 방증이다. 네티즌은 4월 29일 마에스트로로 컴백한 세븐틴의 앨범 다량이 박스째로 쌓여 있는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도쿄 시부야 파르코 인근에 ‘마음껏 가져가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세븐틴 앨범이 널브러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 이후 화제가 돼 X에 올라온 게시물에 따르면, 박스가 쌓여있던 장소에는 “이곳은 사유지로 물건을 판매하거나 배포하는 행동이 적발될 시 즉시 경찰에 신고 조치하겠다”며 “이곳은 CCTV가 작동 중이다”라는 경고문이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길거리에 쌓여있던 앨범들은 모두 정리돼 쓰레기봉투에 담겨 다른 길거리로 옮겨져 정돈됐다.

도쿄 시부야 거리에 새 앨범이 마구 버려진 이유 또한 ‘앨범깡’ 때문으로 추측된다. 일본에서 세븐틴은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고, 일본 팬의 화력 또한 강하다.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앨범을 다량 구매한 것으로 판단된다. 

출처: X 갈무리

포토 카드와 앨범 판매량 목적으로 앨범을 사는 팬들은 주로 앨범을 버리거나 기부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에서 민 대표의 발언을 보면 “랜덤 카드를 만들어 넣고 밀어내기 하고 이런 행위를 안 했으면 좋겠다” 며 자신의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뉴진스는 앨범에 포토  카드를 넣지 않아도 성적이 잘 나왔다”며 “엔터계가 다 같이 이런 짓을 하면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변한다”라고 말했다. 엔터계에서 포토 카드와 팬 미팅을 무기로 앨범 판매량을 늘리는 것을 비판한 대목이다. 

더하여 민 대표는 팬덤을 걱정하면서 “음반 판매량이 계속 우상승하기만 할 경우, 그게 다 팬들에게 부담으로 가중된다”라고 꼬집었다. 

출처: SNS 갈무리

이어 민희진 대표는 “아티스트 입장에서도 팬 사인회를 계속해야 하고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화가 자리 잡아 팬들은 멤버들이 기죽을까 봐 앨범을 필요보다 더 많이 사게 되고, 사인회 갔던 팬들이 반복해서 또 가고 이게 도대체 뭐야. 지금 음반시장의 환경이 너무 다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민 대표는 뉴진스를 언급하며 “이러한 사고를 고치기 위해 뉴진스를 사실 시작해 본 것이고, 포토 카드 등 꼼수 부리지 않고 뭐 안 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자신 있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뉴진스는 지난해(2023년) K팝 여성 아티스트 가운데 앨범 판매량 1위를 차지했고, 1월 1일부터 12월 16일 집계한 판매 앨범 수는 총 439만 9,019장으로 확인됐다. 누적 판매량은 15.4%를 기록하면서 최고 점유율을 자랑했다. 

한편, 한터차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발매된 앨범깡 논란을 얻은 세븐틴의 베스트앨범 ‘세븐틴 이즈 라이트 히어’는 발매 당일 하루 기준 226만 906장이 판매돼 한터차트 기준 케이팝 가수 사상 발매 첫날 최다 판매량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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