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이런 곳이 있다니…”유령 도시로 전락한 지역 3곳
경북 고령군 ‘가야대’ 이전
강원도 화천군 ‘군부대’ 철수
제주 예래단지 시설물 철거
최근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한국의 유령도시’란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광역시를 비롯한 대도시의 경우 인구 감소의 문제가 현실화가 되기까지 수십 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나 상주인구가 대부분 떠나 텅 빈 상태로 방치된 지방 소도시들에는 인구 감소 현실화가 이루어지기까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유령도시로 전락한 지역은 어디가 있을까?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람들이 잘 모르는 한국의 유령도시’라는 제목의 게시글은 경상북도 고령군을 주목했다.
당초 고령군에는 1993년 개교한 4년제 대학교인 가야대 캠퍼스가 있었기 때문에 매년3,500여 명의 학생들이 고령군을 찾았다.
청년층의 유입이 늘어나자, 대학교 인근 동네마다 원룸 건물과 주점·피시방·탁구장 등이 입점한 상가가 생겨나며 ‘호황기’를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04년 고령군의 인구 증가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자리 잡았던 가야대 캠퍼스가 경남 김해시로 옮겨가며 대학가 일대가 점점 유령도시로 변한 것이다.
학생들이 발 바쁘게 드나들던 상가는 대부분 문을 닫았고, 대학생이 떠나간 골목은 버려진 가구와 쓰레기로 들어찼다.
게시글을 올린 작성자는 “대학교 이전 후 땅값이 폭락하고 건물주들은 파산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밝히며 고령군의 모습을 공개했다.
작성자가 공개한 사진은 폐허와 다름없는 골목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실제로 경북 고령군을 검색창에 검색했을 때 가장 먼저 뜨는 연관검색어가 ‘고령군 유령도시’이기도 하다.
지난 1997년까지만 해도 고령군은 3만 8,700여 명이었던 인구수가 지난 2021년에는 3만 명을 겨우 넘겼으며, 2024년 현재 경북 고령군의 인구수는 미미한 차이를 보이며 3만 50여 명을 기록했다.
고령군을 찾는 발길이 줄어들자, 집값 역시 오르지 않는 상황이다. 최근 전국 부동산 가격이 폭등 수준으로 올랐으나 고령군의 집값은 거의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떨어진 편에 속한다.
고령군 대가야읍 소재의 ‘리치캐슬’ 31평이 2017년 9월 1억 7,350만 원에서 올해 2월 1억 9,500만 원으로 소폭 오르는 데 그치거나, 경림웰빙’ 25평은 2015년 10월 1억 3,000만 원에서 2020년 9월 1억 1000만 원으로 되레 떨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경북 고령군은 생활 인구 늘리기에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고령군 내의 소규모 관광단지에 공공 편익 시설과 관광숙박시설을 만들어 단순 생활 인구를 체류형 생활 인구로 전환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강원도 화천군 역시 유령도시로 전락했다. 화천군 사내면의 경우 ‘이기자 부대’로 유명한 육군 24사단이 자리 잡았던 곳으로 유명한 지역이었다.
상권은 저녁 시간이 되면 외박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는 군인들로 붐볐으며 휴가 나온 이들을 반기는 가족 손님이 끊임없이 찾는 곳이었다.
그러나 27사단이 국방개혁 2.0으로 인해 화천군에서 철수하며 주요 손님으로 자리 잡았던 군인들의 발길이 끊기게 됐다.
화천면 상권의 경우 군부대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에 지역 상권에 치명적인 타격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음식점은 저녁 장사를 포기하거나 폐업했다.
군부대 앞 골목은 모두 불이 꺼져 어둠만 가득했으며, 열린 상점은 24시간 체인 편의점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화천군과 더불어 강원도 내의 일부 지역들이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추측된다.
태백시를 비롯해 양구군 역시 머지않아 유령도시가 될 것이란 추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모두 군 상권의 대명사였던 강원도 지역의 상권들이 군부대 철수 이후 군인의 발길이 끊기면서 생긴 결과다.
양구군의 경우 육군 2사단이 지난 2019년 해체되며 타격을 입었으며, 태백시의 경우 주력으로 하던 탄광 산업의 쇠퇴와 함께 빠르게 인구 감소가 진행 중인 곳으로 알려졌다.
태백시는 과거 탄광 산업으로 번성하며 1987년에는 인구가 12만 명을 넘었으나 2024년 기준 약 4만 명으로 집계됐다. 강원도 내의 여러 지역들의 인구 감소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강원도는 인구 정책 및 인구감소 대응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생활 인구 늘리기에 모든 힘을 기울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곳은 제주특별자치도의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다.
당초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는 말레이시아 기업인 버자야 그룹이 지난 2013년 투자하며 초대형 주거단지를 구성할 계획으로 알려졌으나 일부 토지 소유주들이 강제 수용에 반발하면서 개발이 중단된 바 있다.
이어 시설 철거를 두고 원고와 피고 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며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19년 예래단지 사업이 무산되자 도로와 수목, 전신주 등을 모두 철거해 강제수용 당시 모습 그대로의 토지를 반환해달라는 취지에서 시작된 소송이다.
예래 주거단지의 개발을 맡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를 향해 예래단지 토지주가 제기한 ‘도로 시설 등 철거 및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이다. 선고공판은 오는 6월로 예정됐으며 지난 2015년부터 법적 분쟁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서귀포시의 예래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유령도시처럼 보이는 ‘147동’의 짓다가 만 건물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공사가 중단됐으며 JDC가 투자에 참여한 말레이시아 버자야 그룹에 초기 투자금은 1,250억 원을 돌려주며 개발이 중단된 예래 주거단지는 흉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제주시는 사업이 중단되며 흉물처럼 방치됐던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에 대해 추가적인 토지 보상을 시행하며 사업 정상화에 돌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에 이런 유령도시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면서 사회 문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65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과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데 주택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유령 도시화’를 가속할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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