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하더니…” 요즘 K 방산은 ‘호구’ 소리 듣고 있습니다
분담금 미루는 인도네시아
폴란드 2차 무기 계약 난항
K 방산 유럽에 견제받아
최근 K 방산 업체들이 연이어 해외의 견제와 계약 변경으로 난처한 상황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한국 방산이 ‘호구’도 아니고 너무하네”, “무기 시장은 치열하다” 등의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에 한국 방산 업체의 수출 실적은 직전년도 2022년도에 달성한 수준까지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수출 거래를 진행하는 국가는 전년 4개국에서 12개국으로 증가했다.
수출 무기체계도 6개에서 12개로 다변화되는 등 질적 성장을 이루며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4년도 연초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체결한 32억 달러(한화 약 4조 2,500억 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협의에 계약한 것을 필두로 방산 업체들이 유럽과 중동, 북미, 남미 등 전 세계의 굵직한 수주 프로젝트를 활발히 운영하는 상황이다.
또 이스라엘과 이란 공습이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에 중동 지역이 K-방산의 새로운 수출 지역으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중동지역은 핵보유국인 이란의 위협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오래된 갈등으로 인한 테러 위협이 높은 곳으로, 최근 안보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어 무기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무기 시장에서 중동 국가들이 전 세계 수입 비중은 30%에 달하며, 그동안은 주로 미국에서 무기를 수입했다”라며 “하지만 최근 정확한 납기일을 자랑하는 한국 업체들에 대해서도 눈을 돌리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수출과 관련한 금융 지원 등 적극적인 태도로 나서고 있어 수출 다변화를 이뤄내 레벨업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K 방산에 중동 무기 수출과 같은 좋은 일만 발생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 6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 정부에 KF-21 분담금을 납부하기로 한 인도네시아는 기존 3,000억 원 외에 추가로 3,000억 원을 더하여 총 6,000억 원을 오는 2026년까지 납부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한국과 인도네시아 사이에 예정됐던 KF-21 개발 분담금은 약 1조 7,000억 원 규모였고, 이후 약 1조 6,000억 원으로 감액된 바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의 상황을 감안해 한국 정부에서 약 1,000억 원 규모를 이해해 준 셈이다.
인도네시아는 한국 기술을 도움받아 KF-21 개발 완료 시점인 2026년 6월까지 분납금을 모두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자국 경제 사정 등을 이유로 들며 지금까지 전체의 1/3도 미치지 않는 3,000억 원만 납부한 채 지급을 미루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금으로 지급해야 할 분담금을 팜유와 같은 현물로 내겠다고 제안하거나, 납부 기한을 기존 2026년에서 더 길게 연장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도 드러났다.
정부가 인도네시아의 제안을 수용하게 되면, KF-21 전체 개발비 8조 8,000억 원 가운데 1조 원 가까이 되는 규모를 우리 정부 예산으로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처럼 막대한 재원이 들어가는 인도네시아 측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한국과 KF-21 공동 개발을 나서고 그에 대한 대가로 시제기 1대를 비롯해 기술 자료를 이전받은 후 48대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을 밝혔다. 실제 제작된 KF-21 시제기 총 6대에는 협력을 기념하여 한국과 인도네시아 국기가 동시에 도색되어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규모가 감소하게 되면, 공동 개발에 따른 혜택 규모도 대폭 쪼그라들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지난 2월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되어 업무에 투입된 인도네시아 기술자들이 한국형 전투기 KF-21 기밀과 관련한 내부 자료가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외부로 이동시키려다 적발되었고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더하여 K 방산은 폴란드와의 거래에서도 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12월 새로 출범한 폴란드 정부는 자금 부족을 이유로 들며 정부 차원의 재원 도움 없이는 한국과 2차 무기 계약을 실행할 수 없다고 엄포를 내놓은 바 있다.
수출입은행 정책금융 한도를 거의 모두 사용한 한국은 시중은행을 통해서 금융 지원을 대안으로 제안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폴란드 측은 조달 금리가 낮게 책정된 수출입은행을 비롯해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정부 차원의 금융 지원을 끈질기게 요구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더하여 K 방산은 유럽에 견제받는 상황이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4월) 25일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의회 관계자 등에 연설하면서 “유럽의 자주국방을 강화하기 위해 유럽산 군 장비를 지금보다 더욱 많이 구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유럽은 미국산 무기 및 한국산 무기를 구매하는 것으로 국방에 대응해 왔다”라며 “이는 유럽 방산을 위협하는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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