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순살’보다 더 심하다는 아파트 하자 등장…시공사는 여기였다
전남 무안 힐스테이트 하자 발견
한눈에 봐도 휘어진 외벽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 맡아
지난해 ’순살 아파트’ 등 아파트 시공 하자 공포가 전국을 강타했다. 철근이 부족해 천장이 무너져 내리는가 하면 누수와 균열 같은 중대 하자가 무더기로 발견된 아파트도 여러 곳에서 나왔다.
최근엔 앞서 나온 하자들을 이길 ‘역대 최고’ 하자 아파트가 조명됐다.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역대급 하자 나온 신축 아파트’라는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작성자 A씨에 따르면 국내 10대 건설사 중 한 곳이 시공해 이달 말 입주예정인 전남의 한 신축 아파트를 입주민들이 사전점검한 결과 곳곳에서 하자가 발견됐다.
그가 공유한 현장 사진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벽면은 수직·수평이 틀어져 있었다. 특히 외벽은 한눈에 봐도 휘어있었다. 엘리베이터 옆 바닥과 벽면 연결 부위가 휘었다.
문과 문틀은 접착이 떨어졌으며 내구성이 약해 부서지고 있는 부분도 많다. 바닥도 면 처리를 하지 않아 기울어져 있는 상태였다. 심지어 벽과 창 사이에 손을 넣을 수 있을 만큼 틈이 벌어져 있는 곳도 있었다.
A씨는 “탑층 실외기실 슬라브는 벌써 내려앉고 있는 중”이며 화장실 타일 안에는 “자재 부족하니까 타일을 채워 놓았다”고도 말했다. 이렇게 집마다 하자가 150개에서 많게는 200개 이상 나왔다고 한다.
A씨를 비롯한 입주 예정자들이 항의하자 지자체 측은 ‘하자는 경미한 사항이 대부분이며 구조적으로 큰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지잔 나면 전부 죽겠다”, “지진 생각하기도 전에 조만간 무너질 듯”,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입주자만 불쌍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당 아파트는 전남 무안군의 ‘힐스테이트 오룡’으로 알려졌다. 전남 서부권 최초의 힐스테이트이자 남악신도시의 첫 힐스테이트로 지난 2021년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전 타입이 마감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시공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종합 엔지니어링 업체로, 현대건설이 100% 출자한 자회사였으나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승리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됐다.
안타깝게도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6개월간 하자판정을 많이 받은 건설사에 포함됐다.
지난 3월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지난해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6개월 동안 하자판정을 많이 받은 건설사’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번 논란에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언론을 통해 “입주 전까지 충분히 하자에 대한 보수가 가능한 상황”이라면서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다 고쳐드릴 것”이라 밝혔다.
한편 최근 5년간 하자 판정을 가장 많이 받은 건설사는 아파트 브랜드 ‘자이’를 보유한 GS건설이었다. GS건설은 1,646건의 하자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인천 검단 안단테자이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조사 결과 철근 누락이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건설업계에 경종을 울렸지만, 아직도 각종 시공사에서 부실 공사 문제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엔 HDC현대산업개발에서 시공한 경산 아이파크 1차 아파트 사전점검에서 누수, 마감 불량, 계단 및 외벽에 금이 가는 등의 하자가 발견됐다. 또 인부들이 남기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오물과 낙서도 포착됐다.
이에 입주예정자들은 HDC현대산업개발에 예정된 입주를 미루고서라도 안전을 보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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