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전기차 인원 감축하는데…현대는 68조·8만 명 투입하는 이유
글로벌 전기차 시장 불황
현대차는 인프라 확보 나서
저평가된 밸류 개선 목적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현대자동차가 대응하는 방식이 달라 화제다.
우선 테슬라는 산업 수요 감소 상황을 몸소 체감해 투자와 고용을 대대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2026년까지 총 68조 원의 막대한 재원을 투입할 것을 밝혔다.
지난 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와 로이터, CNN 등 미국의 매체는 테슬라가 본격적인 긴축재정에 돌입한 사실을 밝혔다. 먼저 ‘슈퍼차저 팀’의 담당 인력 대부분을 해고하기로 밝혔다. 슈퍼차저 팀은 충전 네트워크를 주로 담당했으며, 테슬라는 해당 팀의 산하인 충전소 확장 사업도 속도를 늦추겠다고 선언했다. 이 팀은 테슬라의 성장에 큰 힘을 보탰던 상징적인 아이콘으로 공격적인 대책으로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
전문가들은 일론 머스크이 이런 강행이 얼마나 빨리 통과하고 실현하는가에 따라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지속 성장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분석했다.
일론 머스크는 최근 테슬라의 매출 하락과 전기차 트럭에 대한 결함으로 대형 리콜 등의 위기를 맞았다. 그는 올해 초부터 테슬라의 직원 가운데 상당수는 정리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번 충전(슈퍼차저) 인프라 담당 책임자인 레베카 티 누치를 필두로 해당 팀의 약 500명이 동시에 해고당한 사건으로 그의 경고가 사실화된 셈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머스크의 단행을 두고 “ 다른 자동차 업체가 테슬라의 충전기를 활용하고 있거나, 계획을 세우고 있는 과정이라면 이번 결정은 동반관계를 잠재적으로 해칠 수 있다”라며 “바이든 정부가 재선을 위해 캠페인을 벌이는 와중에 이번 해고는 그의 전기차 정책 추진을 약화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북미지역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다수의 업체가 테슬라의 충전소 ‘슈퍼차저’를 함께 활용하기로 한 바 있다. 그만큼 테슬라의 변화는 다른 북미 전기차 기업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테슬라는 1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전략을 택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지난 3월 올해부터 연간 22조 7,000억 원을 3년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투자액인 17조 5,000억 원보다 3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힘을 못 추리는 상황에서 주요 전기차 기업이 투자를 축소하는 것과 상반되는 공격적인 투자다. 현대차는 이번 투자를 통해서 전기차 산업의 인프라를 확보하고 인원을 늘려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것에 목적을 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주요시되는 전동화와 SDV, 배터리 내재화 등 신산업 연구개발(R&D)에 전체 투자액 가운데 31조 1,000억 원이 투입된다. 더하여 자율주행 등의 미래 핵심 기술 분야의 인수합병(M&A) 등에도 1조 6,000억 원의 재원을 쏟을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한 관계자는 “이번 대대적인 투자는 현대차그룹의 밸류(가치)가 저평가받고 있는데, 제고할 수 있는 혁신으로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테슬라 등 다른 기업은 투자를 축소하는 전기차(EV)와 관련해 전용 공장 신증설을 비롯해 연구 인프라 보강 등에 35조 3,000억 원을 투입할 것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2분기에는 전기차 EV3 소형기가 광명 이보플랜트(EVO Plant) 전기차 전용 공장이 완공된 후 제조된다.
2025년 하반기에는 고객 맞춤형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기차가 기아 화성 이보 플랜트에서 생산될 방침이다. 많은 기대를 받는 제네시스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는 오는 2026년 완공되는 울산 EV 전용 공장에서 제조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4위를 차지했는데, 3위인 BMW와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글로벌 어워드에서 수상을 받은 아이오닉 시리즈의 인기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6의 경우 유럽 자동차 평가기관인 그린 NCAP가 진행한 친환경 테스트에서 10점 만점 기준 총 9.8점을 기록해 별 5개를 획득하기도 했다.
더하여 현대차그룹은 3년간 8만 명 채용 목표를 추가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2022년 삼성그룹이 발표한 5년간 8만 명 채용을 밝힌 것보다 연평균 기준 매년 1만 명 가까이 더 많이 뽑는 셈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기록한 영업이익은 26조 7,348억 원으로 삼성전자가 달성한 6조 5,670억 원보다 약 4배 많은 수준이다.
현대차그룹 한 관계자는 “하청업체를 다량 두고 있는 현대차가 발표한 3년간의 채용 규모는 추가로 국내 부품산업에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더하면 3년간 19만 8,000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전기차 시장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인도 시장을 공략 중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회장이 직접 인도에 방문하여 현지 분위기를 파악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 대대적인 재원 투입으로 인도의 전시차 시장에서도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신속히 움직일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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