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시설때문에 재건축 밀렸다’…여의도 시범아파트 ‘난관’ 봉착
여의도 신속 통합기획 1호
가장 노후화된 아파트
‘데이케어센터’ 설치 반대
서울 내 노후 아파트 재건축 열풍이 불면서 여의도 신속 통합기획 1호 사업지로 선정된 시범 아파트가 재건축 난관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서울시가 65층 재건립을 조건으로 노인요양시설 설치를 요구하자 주민 반발이 커지는 것에 따른 재건축 지연으로 판단된다.
입주민들은 현재 신속 통합기획을 철회하자는 목소리까지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서 충격이다.
지난 3월 정비업계는 현재 여의도 시범아파트에서 신속 통합기획을 철회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여의도 시범 아파트는 지난 1971년 준공되어 현재 여의도에서 가장 노후화된 아파트로 꼽히며 지난 2022년 최고 65층 22개 동, 2,500가구 규모로 짓는 신속 통합기획안이 확정된 바 있다.
주민들이 이 신속 통합기획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이유는 서울시가 용적률 최대 400% 혜택을 주는 대신 기부채납 건축물로 ‘데이케어센터’ 설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데이케어센터란 경증 치매 등 노인들을 위한 치료 시설로, 전문 의료인이 상주하며 이용자는 주야간으로 통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노인 전용 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당초 영등포구가 여의도동에 운영하는 구립 데이케어센터는 한 곳으로 여의도동 규모에 비해 노인복지시설이 부족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추진된 바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경우 신속 통합기획 협의 당시 기부채납시설로 지정됐던 과학체험관과 노인 여가시설이 빠지고 기피 시설에 속하는 데이케어센터로 바꾼 건 과도하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이에 서울시는 공익성을 위해 노인 시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은 노인 시설이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박에 나섰다.
데이케어센터가 당초 다른 시설 대비 사업성이 떨어지며 향후 단지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관계자는 “데이케어 센터가 직간접적으로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이는 단지 가치 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인으로 판단된다. 데이케어센터의 건립 시 단지 내 외부인의 출입이 잦아질 수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제출한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안’에는 데이케어센터 건립 내용이 담겼으며 지난해 10월 서울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입주민들은 데이케어센터 대신 역사 문화 공간 등 문화시설 설치로 대체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서울시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는 아직 밝힌 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 사업의 시행사인 한국자산신탁은 데이케어센터 건립을 철회하고 문화시설을 건립하는 방안을 서울시에 제안했으나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일지에 대한 여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다.
또한, 심의까지 통과한 데이케어센터 건립 계획을 백지화하기 위해서는 정비계획 변경 이후 다시 위원회 심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점에서 사업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주민과 서울시의 갈등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극단적인 상황에 다다를 경우 신속 통합기획 사업을 엎고 재건축 사업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러나 일반 재건축 사업으로 선회할 경우 신속 통합기획 확정 전인 2년 전으로 회귀하게 돼 사업 속도는 늦어질 전망이다.
한편,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경우 과거 재건축을 추진하다 결국 무산된 일례도 있다. 지난 2008년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번째 임기 당시 최고 50층 높이의 재건축이 추진됐으나 서울시가 초고층 건축을 허용하는 대신 공공 기여율 40%를 제시해 주민들이 강력한 반발에 나선 바 있다.
결국 이 일로 인해 10년 넘게 재건축이 무산되며 신속 통합기획 사업에 포함된 후에야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세훈표 서울시 신속 통합기획안은 사업을 시작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 착공에 들어간 곳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알려지며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고금리와 원자잿값 상승 등에 따라 치솟은 공사비 역시 주민들의 반발과 함께 사업 추진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판단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