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련 보고 싶어?” 8박에 290만 원짜리 관광 상품의 목적지
러시아 북한 관광 추진
무기협력 이어 관광협력
북한 관광 대중화 어려워
러시아 현지 언론인 일간 이즈베스티야가 현지 시각으로 지난 12일 북한과 러시아가 군수품 거래를 통해 밀착을 강화하는 가운데 러시아에서 북한 해변 관광 상품이 나올 예정이라고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즈베스티야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에 소치와 크림반도가 있듯이 북한에는 동해안 휴양지인 원산이 있으며 원산은 모래사장과 맑은 바닷물로 유명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북한이 이 지역에 러시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북한 해변을 둘러보는 여름 여행 프로그램이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북한 측이 이달과 오는 5월에 진행될 봄철 관광상품은 이미 예약받아 현재 40여 명의 관광객이 확보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 상품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4박 5일의 관광 상품으로 김일성 생가, 평양 개선문, 개성 등을 둘러보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당초 4월은 북한의 노동절 연휴가 끼어있기 때문에 오는 29일부터 5월 3일까지 평양과 개성 등을 방문하는 투어에 100여 명의 관광객이 모집 될 것으로 추측된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북한 관광 전문 여행사 ‘프로젝트 평양’이 투어 여행 모집을 시작한 사실도 알려졌다.
프로젝트 평양은 북한 관광을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나라’라고 소개하며 구소련 시대를 생각나게 하는 노스탤지어와 같다고 북한 여행의 매력을 어필해 관광객 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상품은 개인과 단체를 비롯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4~15일 간의 투어가 있을 예정이다.
8박 9일에 걸쳐 평양의 관광명소, 한국과의 군사 경계선에 있는 판문점, 동부의 말식령 스키장 등을 관광하는데 드는 총비용은 1,750유로로 알려졌다. 이는 한화로 약 290만 원 정도의 수준이다.
러시아의 북한 관광 상품 개발은 지난해 이루어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추진 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러시아인의 북한 관광이 지난 겨울 3차례나 진행된 점을 보아 러시아 내에서 북한 관광 상품의 수요가 높은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지난 2월 북한에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 일리야 보스크레센스키가 CNN과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북한 내부의 모습이 구소련의 모습과 굉장히 흡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크레센스키는 여행 블로거로서 여러 지역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데, 북한 측에 직업을 속이며 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많은 불안함을 안고 둘러봤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북한에 다시 방문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그럴 것이다’라고 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블로거는 북한 방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말로만 전해 듣던 옛 소련과 북한의 모습을 비교해 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러 회담의 후속 조치로 진행된 이 관광은 러시아 관광객 97명이 참여해 평양의 김일성 광장, 만경대학생소년궁전, 원산 마식령스키장 리조트 등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관광의 1인당 여행경비는 약 750달러로, 한화로 약 100만 원 정도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 내에서 꾸준하게 북한 관광 상품의 수요는 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북한 상품이 대중화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전세계적으로 73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블로그 ‘상트페테르부르크인의 여행, 상트페테르부르크와 그 너머’에는 한 글이 올라와 주목받았다.
“러시아인들은 유럽 대신 북한에서 이국적인 해변 휴가 제안을 받았다. 새로운 추세인가 아니면 절박한 조치인가”란 제목의 글을 게재한 것인데 게시자는 러시아 당국이 튀르키예와 유럽 휴양지의 대안으로 북한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인들이 해변에서 휴가를 보내기 위해 북한에 갈 준비가 돼 있는지 모르겠다고 전해 북한 관광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한편, 중국의 공식 서열 3위로 알려진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지난 11일 북한에 방문해 중국과 북한의 수교 개선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자오러지의 방북에 대해 “올해 수교 75주년을 맞아 ‘조중(북중) 친선의 해’로 정했기 때문에 다양한 북·중 교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하며 “북·중 국경 완전 개방과 중국 일반 관광객 방북 재개 등 양국 간 가시적 조치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중국과 북한 고위급 인사의 교류가 중단되고 중국 관광객의 북한 관광이 금지되는 등의 일이 일어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자오러지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과 중국의 관계 개선은 물론 양측의 공조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중국인 관광객의 북한 관광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