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아니죠 “요즘 증권가에서 가장 주목하는 고객입니다”
증권가 미성년 고객 수
엔비디아 시간 외 1천 돌파
삼성전자·엔비디아 종목 인기
최근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의 영향으로 반도체 업계에 사상 최대치의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한 익명의 네티즌이 게시한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게시글의 작성자는”올해 만으로 6살 되는 내 아들은 이미 엔비디아 초강성 주주다“라고 밝히며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어”앞으로 대략 30년 더 본다. 애비가 사주기 힘드니 이걸로 30년 뒤에 강남아파트 사라“와 같은 말을 남기며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게시된 사진에는 엔비디아의 주식 64주를 구매한 내역이었다. 매입 금액은 약 259만 원으로, 평가손익은 무려 4,729만 원 수준에 달했다. 당시 손익률이 1825.68%가 뜨면서 당시 네티즌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해당 글을 본 네티즌들은 “저를 아들로 받아주십쇼”, “6살에게 형님이라 부르는 거 완전 가능”, “실례가 안 된다면 아이스크림 하나만 사주세요”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22일 엔비디아의 시간 외 거래 주가가 1천 달러를 넘어서면서, 주식을 팔지 않았다고 가정했을 때 6살 아들이 보유한 주식의 현재 가치는 약 9,100만 원 선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2월 키움증권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자사 고객 중 미성년 고객 수가 48만 5,000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이후 주식 인구의 가파른 증가와 함께 미성년 고객 역시 비약적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부모들이 자식의 미래를 걱정해 미리 주식을 사주는 경향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초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만 해도 키움증권의 미성년 고객은 채 4만 명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국내 주식 참여율이 높아지면서 지난 2020년 미성년 고객 수가 15만 명을 돌파한 이후 2021년 39만 명, 2022년 45만 명, 2023년 48만 명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 시장이 새롭게 주목하고 있는 세대인 미성년 고객은 첫 종목으로 미국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가장 먼저 선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제외하고는 삼성전자, 카카오, NAVER 등 시장을 대표하는 대형주들이 미성년자 첫 매수 종목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었으며, 지난 2023년 이차전지 섹터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POSCO홀딩스를 매수하기도 했다.
미성년 고객 수의 증가는 키움 증권에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실제로 증권가에 따르면 NH투자증권, KB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증권가의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의 계좌 수가 지난해 대비 7.5% 증가한 69만 2,292개로 알려졌다.
한국예탁결제원에서 발표한 관련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미성년자 중 주식을 보유한 인원은 총 75만 5,670명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이 삼성전자의 주식을 많이 보유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주목된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의 미성년 주주 비중은 8.38%로, 이는 100주 가운데 8.3주는 미성년자 주주가 들고 있다는 소리다. 이어 해외 주식의 경우 ‘빅테크’기업 쪽으로 미성년 투자자의 이목이 쏠렸다.
조사 결과 미성년 고객의 최대 보유 종목은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등 빅테크 기업이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성년 고객들의 경우 본인이 스스로 종목을 선택하기보다는, 부모들의 말을 따르는 경향이 있는데 부모들이 국내 주식보단 해외 주식 거래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는 점 역시 주목해야 한다.
한편, 당초 증권가에서는 어린이들을 고객으로 두는 투자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상품은 어린이 펀드로 한때 1조 원을 넘을 정도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 공모펀드의 시장 침체로 인해 규모가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부모들 사이에서 자녀를 위한 목돈 마련의 수단으로 재조명되고, 증여 및 절세의 수단으로 입소문이 나는 등 다시 한번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행 증여세법의 허점을 이용한 것으로, 증여세법에 따르면 10년 단위로 2,000만 원까지는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다는 점과 펀드 운용으로 발생한 수익에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어린이 펀드의 경우 증여 효과와 절세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으나, 원금을 손실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 투자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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