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팅에서 책상 쾅” 방심위원장의 호통…구글, 드디어 입장밝혔다
구글, 최 당선인 통해 입장 밝혀
면담 참여한 부사장은 AI 담당
유튜브 관련 사전협의 없어 ‘난색’
미국 워싱턴DC에서 지난 5월 16일 열린 구글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의 실무회의에 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구글 측과 방심위 측의 주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더하여 방심위의 류희림 위원장이 ‘책상을 치면서 호통’을 한 사실에 대한 구글이 입장을 밝히면서 화제다.
당시 구글과 미팅한 이후 방심위가 공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구글이 유튜브를 통해 한국 내에 불법 및 유해 콘텐츠에 대해 최대한 빨리 삭제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류 위원장은 특히 최근 높은 유해성으로 문제가 됐던 ‘50대 유튜버 살인 생중계’ 콘텐츠가 삭제 요청 후 10시간 뒤에 조치가 이뤄진 것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위원장은 또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기 위해 허위 조작 및 자극적인 콘텐츠를 올리는 유튜브 채널에 대해서도 선제적인 자율 규제 도입을 요청했다.
구글과 미팅 당시 류 위원장은 구글에 이와 같은 지적을 하면서 언성이 높아지고 다소 과격한 행동을 보여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방심위 측의 주장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기도 했다.
최근까지 입장을 내놓지 않던 구글이 민주당 최민희 당선인 측과의 연락을 통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최 당선인 측에 따르면 구글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유튜브 관련 이슈는 류희림 위원장이 한국을 떠나기 전 방심위 측과 협의가 이뤄진 것이 없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하여 자살과 같은 유해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도 사전 협의에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밝혔다. 사전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구글 측에 따르면 방심위는 실무회의에서 유튜브와 관련한 논의를 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방심위는 몇 가지 예상 질문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당선인을 통해 입장을 밝힌 구글은 류 위원장과 면담을 가진 구글 부사장은 유튜브 담당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사실상 방심위의 보도자료가 확대된 측면이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내용이었다. 당시 류 위원장과 대화를 한 구글 부사장은 AI 콘텐츠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I 콘텐츠를 담당하는 구글 부사장이 방심위의 요청으로 유해 콘텐츠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에 임하겠다는 대답을 들은 것에 대해 의심이 증폭되고 있다. 실제 구글 측은 유튜브와 관련한 협의에 대해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구글과 대화를 나눈 민주당 최민희 당선인은 “구글 부사장은 유튜브 담당도 아닐뿐더러, 사전협의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한국 내 유튜브 유해 콘텐츠 신속한 삭제 및 차단’을 약속했다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주장은 누가 봐도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당선인은 “방심위 류희림 위원장이 유튜브 관리자가 아닌 AI 콘텐츠 담당자에게 다짜고짜 사전 합의도 되지 않은 유튜브와 관련한 ‘나 홀로’ 주장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러한 상황이니 ‘책상을 내려치고 호통쳤다’라는 소문도 사실이 아닌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최 당선인은 류 위원장의 논란에 국정조사를 통해 잘못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당선인은 “국내 방송을 마구잡이 표적 및 보복 심의로 난도질하는 것도 모자라서 통신 심의에 필수적인 플랫폼사업자인 구글에 막가파식 행태를 보여 국제 협력 네트워크가 망가질 위기에 처했다”라며 “국정조사를 통해 류희림에게 따져야 할 잘못이 또 늘어났고, 제22대 국회가 시작되면 류 위원장의 체제를 접고 새로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방심위는 ‘KBS 대외비 문건’을 보도한 MBC ‘스트레이트’에 대해 신속 심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방심위는 지난 3월 31일 MBC ‘스트레이트’의 방송분에 대해 방심위는 신속 심의 안건으로 부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안건에 대해서는 오는 6월 심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사건의 중심이 된 해당 방송분은 공영방송인 KBS가 소위 ‘우파’ 임원을 등용하고 단체협약 무력화와 같은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더하여 MBC ‘스트레이트’ 방송분엔 KBS 박민 사장이 취임한 이후 공영방송을 장악하려 한 시도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통상 신속 심의는 중대 공익 침해 및 긴급재난과 같은 사회적 혼란을 심각하게 야기할 수 있는 중대 사항에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류 위원장은 ‘가짜뉴스 신속 심의센터’를 출범시키면서 야권에서 ‘언론 규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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