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여자아이 유괴·살해한 20대 女의 소름돋는 옥중 편지…“감옥 나가면 공부하고 싶어”

공원에서 만난 8세 여아를 자신의 집으로 유괴해 살해하고 시신까 훼손·유기한 20대 여성 김모씨의 옥중 편지가 공개됐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다큐멘터리 ‘그녀가 죽였다’는 김씨가 작성한 옥중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범행을 저지른 2017년 당시 17살이었던 김씨는 공범인 박모(당시 19세)씨와 함께 인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만난 8살 초등학생 A양을 자신의 집으로 끌고 와 범행을 저질렀다.

김씨는 1심과 2심 모두 징역 20년을 선고받았으며, 2018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그러나 18세 미만 소년범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할 수 없어 당시 17세였던 김씨는 최고형인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김씨의 옥중 편지에 따르면 김씨는 “제가 제 서사를 갖게 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고민 탓에 답장이 늦어졌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저는 성인이 되기 전에 이곳에 들어온지라 사회생활을 경험한 바가 없지만, 이곳 역시 사람이 모여 있고 규칙이 있으니, 일종의 사회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덧붙였다.

옥중 생활에 익숙해진 그는 출소하고 언젠가 돌아와야 할 사회에서 자신이 더더욱 적응하기 힘들 거라는 생각을 하며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젠 제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제가 출소한 뒤 어떤 삶을 살게 될지는 아직 계획도 없고 시기상조라고 생각하지만, 학업을 조금 더 이어간 뒤 이를 발판 삼아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지금 제가 이곳에서 하고 있는 여러 가지 공부들이 그 밑거름이 돼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언젠가는 제가 작은 빛이 돼 그늘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비춰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 사람들이 후회할 만한 선택을 하지 않아도 괜찮도록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씨와 함께 범행을 계획하고 시체를 유기했던 공범 박모씨는 감형 특례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이어진 항소심에서 대법원은 박씨가 김씨와 살인을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살인 방조 혐의만 적용한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김씨와 박씨는 2037년, 2030년에 각각 38살, 33살의 나이로 출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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