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호는 거절, 아이유는 통과”…’블랙카드’의 어마어마한 가입 조건
현대카드 ‘더 블랙’ 에디션
상위 0.05% 해당 가입 기준
국내 1,000명, 연회비 250만 원
최근 국내 카드사들이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가장 먼저 시작한 현대카드에 대해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진다. 카드사들이 이런 전략을 강화하는 이유는 고금리에 따른 조달 비용 상승 등의 여파로 업황 악화가 지속되고 있어 수익성을 향상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지난해 프리미엄 카드의 대표주자인 현대카드 ‘더 블랙’ 카드의 발급 조건을 현대카드 정태영 CEO가 직접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2023년 연간 연회비 수익은 총 1조 3,255억 원으로 전년 집계 결과 1조 2,235억 원 대비 8.3%가량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전업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은 지난 2018년 8,827억 원에 그쳤으나 2020년 1조 686억 원으로 처음 1조 원을 넘어섰고 이후 2021년 1조 1,347억 원, 2022년 1조 2,259억 원, 2023년 1조 3,255억 원 등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어 신용카드 플랫폼인 카드고릴라가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신용카드 59종을 조사한 결과 평균 연회비는 8만 3,453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동일 기간 출시한 76종의 신용카드 평균 연회비 3만 8,171원 대비 119%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연회비 수익이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역시 프리미엄 전략에 따른 프리미엄 카드 확대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 카드는 연회비가 10만 원 이상인 카드를 말하는데, 연회비가 비싼 경우에는 수백만 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가수 아이유가 사용하는 프리미엄 카드가 아이유의 유튜브에 공개되며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으나, 해당 카드는 우리카드의 ‘투 체어스’로 연회비만 25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해당 카드의 발급 조건에 금융자산 최소 30억 원 보유라는 조건이 붙어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이같이 프리미엄 카드의 경우 높은 연회비뿐만 아니라 발급 조건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유명한 현대카드의 ‘더 블랙에디션 3’와 삼성카드의 ‘라움 오’는 카드사의 초청을 받은 고객만 발급이 가능하며, 더 블랙에디션의 경우 발급 매수가 1,000장으로 제한이 걸려있다.
지난해 현대카드 유튜브에 올라온 ‘조Pay EP. 0 조세호 X 현대카드, 둘이 만나 조Pay | with 현대카드 CEO 정태영’이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방송인 조세호가 자신이 현대카드 이용자임을 어필하며 ‘블랙카드’를 발급하고 싶다는 의견을 정태영 부회장에게 표출했다. 조세호는 정태영 부회장을 향해 자신도 현대카드 ‘퍼플’을 쓴다며 “혹시 제게 블랙카드를 주실 생각이 있으십니까?”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는데, 정태영 부회장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전혀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는 블랙카드의 발급 기준이 ‘카드사의 초청을 받은 인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덧붙여 정태영 부회장은 “제일 중요한 건 그분이 (카드를) 내셨을 때 ‘우리(현대카드)가 자랑스러운가‘”라고 밝히며 “블랙카드 고객님이 카드를 꺼내는 것이 곧 우리의 영광”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카드는 앞서 말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VVIP 카드인 현대카드’더 블랙 에디션‘을 말하며, 상위 0.05%에 드는 1,000명에게만 발급된다. 해당 카드를 소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로는 블랙핑크 리사, 배우 이정재 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리사는 지난해 브이로그를 통해 해당 카드를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이정재의 경우 정태영 부회장이 오징어게임의 흥행 이후 직접 카드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블랙에디션의 경우 단순히 발급자가 유명한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닌 자산과 소득, 사회적 지위와 명예가 가입 조건에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배우 손지창은 해당 카드를 신청했다가 한 차례 퇴짜를 맞은 바 있다. 이후 손지창은 자신의 SNS에 “블랙카드를 신청하려면 연예인은 3회 이상 수상 경력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한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현대카드는 고객에게 초청을 보내고 가입 의사가 있다는 답변을 받으면 내부 심사를 거쳐 발급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밝혔다. 해당 카드의 1호 발급자는 정태영 부회장의 장인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며, 이외에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가수 지드래곤, 방탄소년단 진 등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 같은 프리미엄 카드 전략에 대해 일반 고객 사이에선’일반 고객을 홀대하는 것이 아니냐‘란 논란 역시 제기되고 있다. 사실상 지난해부터 카드사들이 이른바 ‘혜자 카드’로 불리는 알짜카드를 대거 단종시키고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연회비를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현재 어려운 업황 탓에 당분간 프리미엄 전략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일반 고객은 다른 혜택이 좋은 카드가 경쟁사에서 출시되면 쉽게 ‘카드 갈아타기’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 고소득·고소비의 우량 고객들은 소비 규모가 크고 이미 비싼 연회비를 낸 만큼 쉽게 카드를 바뀌지 않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카드사는 우량 고객을 많이 확보하는 방법을 수익 성장의 지름길로 생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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