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관광지 여자화장실에 사용 시간 표시되는 ‘타이머’ 설치 논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동안 밖에서 째깍째깍 돌아가는 타이머.
이런 상황이라면 누구나 불안함과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최근 중국의 유명 관광지에는 실제로 화장실 타이머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국 CNN의 보도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윈강석굴(雲岡石窟)’ 내 화장실에 타이머가 설치된 모습이 웨이보, 더우인 등 중국 SNS에서 확산하고 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여자 화장실 칸마다 칸막이 위에 디지털 카운터가 설치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칸이 비어 있는 경우에는 LED 화면에 ‘비어 있음’이라는 문구가 녹색으로 표시되며, 사용 중이면 문이 잠긴 시간부터 초 단위 사용 시간이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이 사실은 한 방문객이 영상을 촬영해 중국 국영 지역 신문인 샤오샹 모닝 헤럴드(潇湘晨报)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제보자는 “기술적으로 상당히 발전된 시설이라 밖에서 줄을 서거나 화장실 문을 두드릴 필요가 없다”라고 이용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조금 당황스럽기는 했다. 감시당하는 것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관광 명소의 한 직원은 매체에 “타이머는 방문객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설치됐으며, 다른 관광지 내부 시설에도 설치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화장실 사용 시간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간에 누군가를 (화장실 칸에서) 쫓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5분, 10분 등 화장실 사용 시간을 제한하지도 않는다”라고 해명했다.
다른 직원은 “타이머는 올해 5월 1일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일부 이용객이 장시간 화장실을 이용하다 응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모든 이용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지 누리꾼들의 반응은 극명히 갈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화장실에 앉아 휴대전화를 스크롤 하는 이들을 막을 수 있을 것”, “실제 응급상황이 발생했지만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상황일 때 유용할 듯” 등 타이머 설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관광지가 사무실도 아니고 누가 화장실에서 긴 시간을 보내겠나”, “차라리 화장실을 더 짓는 데 돈을 쓰면 되지 않나”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중국 산시성 다퉁에 있는 윈강석굴은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약 1500년 전 북위 시대에 만들어진 이곳은 252개의 석굴과 51,000여 개의 크고 작은 불상으로 장관을 이룬다.
둔황 막고굴, 뤄양 룽먼 석굴과 함께 중국 3대 석굴군으로 알려져 있으며, 매년 어마어마한 방문객 수를 자랑한다.
2023년에는 300만 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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