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삼성가 뭉쳤다”…정용진이 사촌 동생과 손잡은 이유, 분명했다
신세계·CJ 범삼성가 연합
긴밀한 물류 협업 추구
C커머스 공습 대비한 행보
최근 C커머스 공세가 국내 유통업계에 이어지며,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등장으로 유통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견된 가운데 범삼성가인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협력을 맺은 것으로 알려지며 유통업계의 관심이 주목된다.
이들은 대규모 협력을 통해 신세계그룹과 CJ 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고 고객 혜택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온오프라인 유통 및 물류, 상품, 미디어 콘텐츠 등에서 전방위 협업에 나설 전망이다. 이어 이번 협력이 정용진 회장의 부임 이후 그룹 차원에서 이루어진 협력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신세계와 CJ는 지난 5일 CJ인재원에서 ‘CJ-신세계 사업제휴 합의서 체결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업계에서는 신세계와 CJ의 협력에 대해 오프라인 유통 공룡 신세계그룹과 글로벌 생활문화기업 CJ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고 고객 혜택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손을 잡았다고 평가했다.
당초 신세계와 CJ의 계열사 간 협업은 여러 차례 진행됐으나, 그룹 차원에서 협업을 선언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범삼성가 기업인 신세계와 CJ의 연합에 유통업계 이목이 쏠렸다. 이날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의 수뇌부가 한자리에 모여 온오프라인 유통 및 물류, 콘텐츠 등에서 전방위 협력을 해나가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해당 MOU에 대해 “두 그룹이 격변하는 시장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여 그간 쌓아온 ‘1등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신세계그룹은 우선 유통 물류사업 상당 부분을 CJ대한통운에 맡겨 비용을 절감하고 상품 경쟁력 강화 등 각 사 본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과 G마켓 등 이커머스 부문부터 CJ대한통운과 물류 협업을 강화해 이르면 내달부터 G마켓의 익일 합 배송 서비스 ‘스마일 배송’을 CJ대한통운이 전담할 전망이다.
당초 스마일 배송은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중심으로 복수의 택배사들이 하루 10만 건의 배송을 담당해 왔으나 CJ대한통운과의 계약을 통해 셀러(판매자)가 도착 보장 모델에 동의하면 다양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스마일 배송 품목을 늘릴 방침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셀러는 판매량을 늘릴 수 있고 고객은 더 많은 상품을 빨리 받을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기대된다.
이어 SSG닷컴의 쓱 배송과 새벽 배송, 물류센터 등 시스템 운영 상당 부분을 CJ대한통운에 맡겨 김포 NEO 센터 두 곳과 오포에 지은 첨단 물류센터를 CJ대한통운에 위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양사가 운영위탁만을 할 것인지, 물류센터 자체를 매각할지에 대한 여부와 위탁 후 운송을 기존처럼 복수의 대행사에 맡길지, 단독으로 배송할지 등을 두고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으며, 양사는 협의를 통해 세부 사항을 조정해 나갈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MOU로 인해 CJ대한통운은 대폭 늘어난 물량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으며, 국내 기업과 협업해 처리해 온 물량 가운데 신세계그룹의 물량이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업계에서 관측하고 있다.
이같이 그룹 차원의 양사 협력은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이커머스 온라인 물류 부문 강화를 진두지휘한 영향으로 보인다. 한동안 무서운 마케팅 전략을 보이며 시장을 휩쓸었던 C커머스의 공세가 주춤한 사이 주도권을 회복하려는 정용진 회장의 전략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과 CJ그룹 관계자는 “양사는 유통과 식품, 문화 등 고객과 접점이 많은 산업에서 혁신을 주도해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긴밀한 협업을 통해 양사의 성장성을 제고하고 고객 만족을 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신세계그룹을 이끄는 정용진 회장과 CJ그룹을 이끌고 이재현 회장은 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손자들로, 사촌지간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사촌동맹을 맺어 협업을 통한 ‘反 쿠팡 동맹’을 강화할 것이란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최근 CJ그룹이 납품가 갈등으로 햇반 등 자사 상품을 쿠팡 플랫폼에서 철수시킨 바 있기 때문이다. 이어 신세계그룹 역시 전통적인 유통기업으로 쿠팡의 질주에 맞서기 위해 체험형 콘텐츠 강화 등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왔기 때문에, 이번 MOU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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