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취직했더니…부모님이 월 200만 원씩 용돈달랍니다”
양육비 반환 계약서
부모는 양육 의무 있어
부모 부양 인식 변화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 얼마가 적정할까? 어린 시절부터 돈 때문에 다투는 부모님을 보며 자란 A 씨는 어른이 되면 돈을 많이 벌겠다는 결심을 한 후 대기업 취직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녀는 부모님의 기대가 버겁게 느껴진다고 한다.
아버지는 허리를 다쳐 생업에 뛰어들 수 없는 상황으로 온전히 가족의 생활비는 A 씨의 몫이 되었다. 그 후 A 씨는 직원들이 거주하는 사원임대아파트 입주로 독립하게 되었다. 이에 대해 A 씨의 부모님은 양육비 반환계약서를 내밀며 현금을 요구했다.
계약서에는 부모님은 A 씨에 월 200만 원씩 20년간 상환하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후 A 씨가 양육비 송금이 단 하루만 늦어질 경우에도 부모님은 직장 앞까지 찾아와 현금을 요구했다고 한다. A 씨는 앞으로도 계속 계약서 내용에 따라 부모님께 양육비를 지급해야 할까?
이 사건은 한 언론에서 나온 사례를 JTBC에서 각색한 내용으로 알려졌다. 최근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식에게 용돈 바라지마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네티즌 간에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도 했다.
우선 A 씨의 사례를 보자면 A 씨는 부모님께 양육비 반환 계약서를 받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부모는 자녀에 대한 양육 의무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 의무는 법적으로 부모의 책임이며, 이를 통해 자녀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양육비를 반환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부모의 양육 의무에 반하는 행위가 될 수 있고, 해당 계약이 부모로부터 경제적·정서적 압박에 의해 체결된 것이라면 강요에 의한 계약으로 간주할 수 있어 이를 이행할 법적의무는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A 씨 사례의 경우 매월 200만 원씩 20년 동안 양육비 반환을 요구하는 계약서는 불공정 계약에 해당할 수도 있다. 통상 200만 원은 사회초년생의 한 달 월급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A 씨에게 상당히 부담되는 금액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에 부합할 경우 해당 계약서는 불공정 계약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과거와 달리 부모 부양에 대한 책임은 자녀에게 있다는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 연구원이 조사한 ‘2022년 한국복지패널 조사·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 부양의 책임은 자식에게 있다’에 동의한 이들은 단 21.39%였다.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에 해당하는 답변은 29.47%, ‘반대한다’는 49.14%로 나타났다. 이는 총 7,865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이렇듯 최근 자녀들은 부모님 부양에 관해 부담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경제 침체와 함께 사회 진출이 늦어지는 현재 세대의 고질적인 문제로 보인다.
높은 생활비와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시기로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젊은 세대가 많다. 더하여 임금 상승률이 물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점도 경제적 부담의 한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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