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들여서 프러포즈 하라고 만들었더니…아무도 안씁니다”
군포 산본 ‘프러포즈 존’
예산 2억 투입해 제작
대구시 프러포즈 데크 제작
누구에게나 프러포즈에 대한 로망은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제작한 지난 2016년 군포의 산본로데오거리에 설치된 ‘프러포즈 존’을 두고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화제다.
해당 프러포즈 존은 경기도 군포시 산본로데오거리 분수대 옆에 하트모양으로 제작되었다. 주변엔 상가가 들어와 있어 시선이 집중되는 곳이다. 앞서 이 자리에는 도깨비 모양의 조형물인 ‘수리산 깨비’가 설치되어 있었다고 전해진다.
해당 프러포즈 존이 설치될 당시 도깨비 모양 조형물은 단 4년 만에 철거되었다. 이후 ‘골목형 시장 육성 사업’으로 배정된 6억 원의 예산 가운데 2억 원을 들여 하트 모양 조형물인 군포 프러포즈 존이 2016년 12월 31일에 조성되었다.
하지만 이곳의 인근 상인은 해당 조형물이 설치된 이후 한 번도 프러포즈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아 증언했다. 실제 한 매체를 통해 지난해(2023년) 7월 산본로데오거리상인회 이세균 회장은 “아직 프러포즈 존에서 프러포즈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고, 내가 리마인드 프러포즈를 했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조형물의 활성화를 위해 본인이 직접 리마인드 프러포즈를 한 것이다.
군포 프러포즈 존을 두고 일각에서는 실제로 사용할 시민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에 대해 산본로데오거리상인회 한 관계자는 “당시 프러포즈 존을 설치하기 전 스티커 투표를 진행한 것 같은데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라고 해명했다.
다수의 시민 역시 프러포즈 존을 두고 난감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시민들은 “공개된 장소에서 프러포즈를 하고 싶어 하는 이들은 적을 거 같다”, “굳이 사람이 많은 로데오거리에서 하고 싶지는 않다”, “프러포즈 존인지 모르고 그냥 하트모양 의자인 줄 알았다”,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시민들의 반응을 보면 군포시는 2억 원 수준의 예산을 ‘백지화’시킨 셈이다. 해당 프러포즈 존을 두고 한 시민은 “정확한 시민의 반응이 담긴 의견 수렴도 없이 무의미한 사업에 수억 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들이는 것은 누구를 위한 사업이냐”라며 “프러포즈 존에 예산 2억 원을 쓸 바에 차라리 2천 명의 신혼부부에게 축의금을 주는 게 더 나을 법하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군포시는 올해 2월 청년 및 신혼부부에 대해 전월세 보증금 대출이자에 대한 지원을 밝혔다. 이러한 주거비용 지원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다. 2억 원의 예산이 프러포즈 존보다 직접적인 지원 혜택으로 사용하였다면 어땠겠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지난 7일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 도심을 가로지르는 신천에 프러포즈 공간을 설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홍 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해당 소식을 전했다. 홍 시장은 “신천 숲공원 조성의 일환으로 신천 물 위에 프러포즈 데크를 설치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신천 숲 공원은 대구시가 지난해 10월부터 4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신천 둔치에 5천여 그루의 나무를 심어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사업이다. 홍 시장은 신천에 지어질 프러포즈 존은 프랑스 세느강 퐁네프 다리를 모티프로 삼은 것으로 설명했다. 홍 시장은 “대구도 (프랑스와 같은) 그런 프러포즈 명소를 만들어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대구시가 추진하는 프러포즈 데크는 과연 설치 효과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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