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죽여버린 ‘자율주행’ 택시, 결국엔 참교육 엔딩 맞았다

로보택시 업체 크루즈
사고 정보 은폐 적발돼
억대 벌금 선고받았다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 기술은 막연히 머나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는 자율주행 택시, 셔틀 등이 일상적으로 운행되고 있다. GM(제너럴모터스)의 자회사 ‘크루즈’가 운영하는 로보택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크루즈는 출범 당시 대중의 기대와는 달리 크고 작은 사고로 인명 피해를 발생시키는 등 이미지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결국 미완성된 자율주행 택시의 위험성을 체감한 당국은 제동을 걸었고 최근에는 해당 업체에 벌금을 부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행자 역과 사망 사고
기존 벌금에서 상향했다

지난 22일(현지 시각) 외신 오토모티브 뉴스(Automotive News)의 보도에 따르면 크루즈는 캘리포니아 공공시설위원회(CPUC)로부터 이달 내에 벌금 11만 2,500달러(약 1억 5,600만 원)를 지불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앞서 선고된 벌금은 7만 5천 달러(약 1억 400만 원)였으나 지난 2월 벌금 최대 금액이 상향된 데 따른 결정이다.

크루즈가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유는 자율주행차 사고와 관련된 정보를 적시에 완전하게 제공하지 않은 데 있었다. 앞서 크루즈 로보택시는 작년 10월 2일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보행자를 역과해 사망에 이르게 한 바 있다. 당시 피해 여성은 앞서 다른 차량에 치이는 사고로 도로에 쓰러진 뒤 크루즈 로보택시에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보행자 깔고 계속 주행해
보고서엔 해당 내용 누락

문제는 피해자를 친 뒤 로보택시가 보인 움직임이었다. 크루즈 로보택시는 피해자를 깔고 7m가량 계속 끌고 갔고 중상을 입은 피해자는 치료 중 사망에 이르게 됐다. 이후 크루즈 측은 중대한 정보를 은폐하는 등 부도덕한 행보를 보여왔다. 당시 발행된 캘리포니아주 차량관리국(DMV)의 보고서에 따르면 크루즈 책임자는 사고 다음 날 로보택시 상용 서비스를 허가한 CPUC에 사고에 대해 보고했다.

하지만 조사 보고서에는 크루즈 로보택시가 보행자를 역과한 채 11km/h의 속도로 7m가량 끌고 갔다는 핵심 정보가 생략돼 있었다. 사고 피해자가 이로 인해 더 큰 상해를 입고 결국 사망에 이르렀던 만큼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사안이었다. 결국 크루즈는 CPUC 및 DMV로부터 로보택시 운행 허가 취소 조치를 당했다.

이전에도 사고 사례 많아
GM은 조 단위 투자 선언

이전에도 크루즈 로보택시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치는 사고를 내는가 하면 정상 주행 중 길을 건너던 보행자들을 향해 방향을 틀고 급가속하는 등 오작동을 보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소방차와 충돌하거나 출동 중인 구급차에 진로를 양보하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해당 택시에는 비상등과 사이렌 소리를 감지하는 기술이 적용돼 있었음에도 올바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모회사 GM은 크루즈에 약 1조 1,74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지난 몇 달간 전기차 수요 감소에 직면한 GM이 전기차 생산 전망치를 낮추고 로보택시에 투자하기로 방향을 튼 것이다. 부족한 기술력을 투자로 극복하겠다는 방향성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그간의 행보에 따른 부정적인 반응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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