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웅정의 아동 학대 논란’…박지성·차범근의 축구교실은 어떤가 봤더니
박지성, “후배들을 절대 안 때리겠다”
유소년 선수 육성에 대한 의지 뚜렷
차범근, K-리그 유소년팀 모태
최근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아버지 손웅정 SON 축구 아카데미 감독이 ‘아동학대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누리꾼들이 과거 축구계 폭행 악습에 반대 목소리를 냈던 박지성 전 선수의 자서전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는 과거 축구계의 폭행 악습에 목소리를 냈던 박지성 부자의 발언이 손웅정 감독의 논란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손웅정 감독 및 코치진이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엔 ‘박지성이 축구센터를 지은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되어서 화제다.
해당 게시글은 박지성이 지난 2006년 출간한 자서전 『멈추지 않는 도전』에서 서술한 스포츠계에 존재하는 폭력에 대한 내용이 언급됐다. 박지성은 당시 “학창 시절 셀 수 없을 정도로 두들겨 맞으면서 난 결코 무슨 일이 있어도 후배들을 때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히며 “내가 최고참 선배가 됐을 때, 난 후배들에게 손을 댄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적었다.
또한, “날 때린 선배들에게 나름의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얻어맞는 입장에선 이해할 수 없는 게 대부분”이라고 지적하며 “실력과 인품이 뛰어난 선배에겐 저절로 (후배들에 대한) 권위가 생겨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성의 아버지 역시 이와 관련해서 “가끔 지성이가 ‘만약 내가 맞지 않고 축구를 배웠다면 지금보다 훨씬 축구를 잘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말한다”고 밝히며 “아들이 (유소년) 축구센터를 세운 이유도 더 이상 아이들이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축구를 배우기보다는 더 나은 환경 속에서 축구를 자유로이 즐기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전했다.
특히 스포츠계에 만연했던 강압적 분위기와 폭력에 지속적으로 반대해 온 박지성 부자의 뜻은 이번 손웅정 감독의 아동학대 논란과는 대비되는 모습이기에 주목을 받는 것으로 판단된다.
대부분의 네티즌은 손웅정 감독을 옹호하며 피해를 주장하는 아동 측을 비판했으나 일각에서는 “폭력은 절대로 훈육이나 교육이 될 수 없다.”, “유소년 선수들에게 강압적인 훈련은 아닌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은 스포츠계의 폭행 악습이 사라져야 한다며 의혹을 받는 손웅정 감독의 교육 방식을 지적했다.
박지성 역시 손흥민의 아버지와 같이 유소년 축구 학원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10년 축구 유소년 선수들을 위해 훈련시설 ‘박지성 축구센터’를 설립한 박지성은 6~13세 유소년 선수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박지성은 대지면적 1만 5,658㎡(약 4,736평), 연면적 1,663.32㎡(약 503평) 규모의 부지를 경기도로부터 약 109억 5,000만 원에 사들였으며, 공사비 20억 원도 함께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센터가 100% 적자로 시작해 현재까지도 ‘만년 적자’ 상태에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지성 부자는 “공익을 위해 설립한 것이다. 돈을 벌 생각이었다면 애초에 시작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박지성 부자가 밝힌 바와 같이 강압적인 훈련이나 훈련을 위한 폭력은 박지성 축구센터 내에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절대로 후배 선수들에게 폭력을 쓰지 않겠다는 박지성 선수의 다짐과 연관된 행보로 보인다.
축구선수 출신으로 유소년 축구선수 양성을 위해 힘쓰는 이는 박지성과 손흥민을 제외하고도 존재한다. 바로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차범근이다. 차범근은 지난 1988년 유소년 축구 저변 확대를 목적으로 설립됐는데, 당시로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방과 후 축구교실이었기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차범근의 축구교실은 현재 K리그 유소년팀과 일반 클럽들의 모태로 불리기도 한다. 차범근은 자신의 축구교실에 대해 “선수 육성의 목적보단 아이들이 축구를 가까이하며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히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하기 위함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이같이 차범근의 축구교실은 차범근의 최대 업적이자 한국의 축구 유소년 인재 발굴과 육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공익적 성격의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인가받아 일반 법인과 달리 여러 혜택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범근 일가의 개인 사유물처럼 사용되며 각종 비리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차범근의 축구교실은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의 축구장 사용 허가 기간 연장 문제로 부득이하게 수업을 종료하기도 했는데, 서울시가 이촌 축구장 재입찰 공고를 내며 차범근의 축구교실은 이촌 한강 공원 터로 복귀했다.
차범근의 축구교실은 월 6만 원이라는 저렴한 수강료에 올바른 축구 교육을 선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특히 수업을 듣기 위해 몇 달을 대기해 수강생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단순히 선수 양성을 위한 곳이 아니라, 아이들의 정신적·신체적 성장을 돕는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SON 아카데미’를 다니던 학생 A군 측은 손웅정 감독과 코치진 2명을 아동복지법상 아동 학대 혐의로 고소했으며, 이들은 현재 검찰 조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손웅정 감독은 입장문을 언론에 보내 사과와 반성의 뜻을 밝히면서도 “제 모든 것을 걸고 맹세컨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은 절대 없었다”고 해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