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서 ‘이혼 확정 증명’ 거부당한 최태원 재산 상황, 살펴보니…
‘확정증명’ 신청 법조계 추측
SK 지분가치 2,500억 감소
오너리스크에도 HBM 순항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부에 아트센터 나비 노소영 관장과의 ‘확정 증명’ 신청서를 제출하였지만 발급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하여 최근 최태원 회장의 SK그룹 상장사 지분 가치가 지난해 말 대비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집계돼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21일께 이혼 소송을 담당한 서울고법 가사2부에 확정 증명을 신청했다. 앞서 최태원 회장 측은 지난달 20일 대법원에 이혼소송 상고장을 제출한 바 있다. 반면 노소영 관장 측은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들이며 상고하지 않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재판부는 최태원 회장 측이 제시한 확정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확정이란 완전히 재판이 종료된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한 증명을 요청하기 위해서 작성하는 문서를 ‘확정 증명서’라고 칭한다. 즉 법원이 판결이나 결정이 확정되었다는 것을 증명해달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태원 회장 측의 확정 증명 신청을 두고 법조계에선 이례적인 행보로 반응했다.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신청한 배경에 대해 “아마 이혼 관련된 부분일 것이다”라며 “상고심에서 안 다투고 항소심에서 확정 지으려는 의지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최태원 회장 측이 상당한 규모로 책정된 재산분할과 위자료 액수에 대해선 상고심에서 다루겠지만, 두 사람의 혼인 관계가 끝났다는 것에 대하여 법원에서 확정 지어 달라는 취지에서 확정 증명 신청을 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다른 변호사 또한 비슷한 입장을 취하며 “두 사람이 이혼하는 것은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본다”라며 “빨리 이혼 신고를 확정받아서 이혼에 관해 법적 다툼을 없게 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최태원 회장 측이 확정 신청에 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지난 5월 말 재판부는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1조 3,808억 원의 재산분할과 20억 원의 위자료 지급을 명령했다. 특히 재판부는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판단했지만, 재산분할금의 형태는 현금으로 못박으면서 최태원 회장의 위자료 지급에 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6월 말 종가 기준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상장사 지분 가치가 지난해 말보다 2,559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로 변환할 경우 11.1%가 빠진 것이다. 재벌닷컴이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6월 기준 SK 그룹 상장사 지분 가치는 2조 58억 원으로 나타났다.
현재 최태원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 지분 가운데 지주회사인 SK㈜의 지분가치가 17.73%로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노소영 관장과의 재산분할에 관해 SK그룹의 지분을 건드리지 않을 것으로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1조 원에 달하는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분 매각에 나설 경우 경영권이 취약해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최태원 회장이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담보 대출을 비롯해 비상장 지분 처분을 채택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이혼 논란에도 업계에서 순항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SK하이닉스가 주력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메모리 반도체는 경기 민감 산업으로 평가받지만, 지금처럼 크게 민감한 적은 없었다”라며 “약 1년 동안 깊은 침체에 빠졌던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장기 호황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반응에 인공지능(AI) 산업의 발전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 등 국내기업이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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