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유독 부진한 ‘기아 EV9’.. 해외서는 인기 폭발한 진짜 이유
국내 판매량은 그럭저럭인 EV9
해외에서는 승승장구 중이라고?
뚜렷한 차이, 그 이유 무엇일까?
작년 출시된 기아 EV9의 국내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레이와 디자인이 비슷하다는 의견도 있었고, 가격 부분에서도 지적이 많았다. ‘현기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8천만 원이나 주고 기아차를 타는 것은 무리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존재했다.
하지만 해외시장은 달랐다. 연일 호평이 이어졌고, 결국 올해 2024년 북미 올해의 SUV를 수상했다. 1분기까지 1만 394대가 해외로 수출됐고, 같은 기간 국내 판매량은 756대에서 그쳤다. 그렇다고 국내 소비자들이 ‘차알못’은 절대로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환경과 시장에 따라 소비재의 가치는 변화하고, 브랜드의 이미지가 부정적인 것은 일정 부분 기아의 책임도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EV9의 인기가 폭발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알아보자.
미국 시장이 열광한 이유
문화 차이에서 오는 인기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배경에는 문화적 차이가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선호도 높은 차종은 바로 대형 SUV다. 패밀리카를 표방한 EV9은 국내 최초의 3열 전기차다. 6인승 혹은 7인승의 거대한 덩치를 가졌다. 글로벌 시장으로 넓혀도 3열 대형 전기차는 손에 꼽을 정도다. 기아는 이미 텔루라이드로 미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었고, 비슷한 체급의 EV9은 인기가 검증된 규격인 셈이었다.
또한 미국의 거대한 시장을 생각했을 때, 가격 경쟁력이 오히려 밀리지 않는다. EV9은 미국에서 기본 트림 기준 5만 4,900달러에 판매된다. 반면 테슬라의 준대형 SUV 모델 X의 가격은 7만 9,990달러부터 시작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전기 SUV 모델인 EQS SUV는 기본 트림 기준 10만 8,55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너무 비싸다는 단점을 갖고 있었지만, 미국에서는 반대로 경제적(?)이라는 장점이 생긴 것이다.
다양한 장점으로 어필
기술과 디자인도 ‘인정’
앞서 말한 장점과 더불어, 다양한 EV9의 능력들을 통해 해외 소비자들에게 ‘다재다능’함을 어필한 점도 성공 요인 중 하나다. 넓은 실내 공간, 최대 585마력의 강력한 성능, 한 번 충전으로 540km까지 주행할 수 있는 탁월한 에너지 효율성 등은 가족용, 레저용, 업무용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마지막으로는 혁신적 디자인과 기술이다. 매끄러운 차체 라인과 능동형 에어로 다이나믹 시스템을 통해 공기역학적 성능을 극대화했다. 이는 주행 효율성을 높이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최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지털 계기판 등 탑재된 여러 시스템이 운전의 편의성을 돕는다.
국내 소비자들의 ‘눈초리’
이미지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렇듯 장점만 살펴보았을 때는, 국내에서의 판매 부진에 물음표를 띄울 수 있다. 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 않는다. 소프트웨어 오류로 인해, 주행 중 동력 상실 문제가 대두되었던 것.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벌어진 결함 소동은,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기에 충분했다.
또한 전기차의 인기도 하락이 겹쳤다. 국내 SUV 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EV9이 반등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해외에서의 호평과 함께, 국내에서도 준수한 품질의 자동차를 공급하여 ‘현기차’라는 단어에 담긴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내는 것이 주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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