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정주영’ 회장이 기아자동차 인수하려고 던진 회심의 ‘한마디’
기아그룹 부도유예협약
“삼성이 기아차 가져가면…”
글로벌 판매 3위 달성
최근 많은 기업이 사업 확장과 경쟁력 있는 입지를 선점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진행되어 온 많은 인수합병 중 최고의 인수합병 결과물로 꼽히는 것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 질문에 대해 “당연히 현대차의 기아차 인수가 역대 최고의 M&A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기아차는 지난 1998년 기준 국내 재계 8위에 달하는 재벌에 속했다. 다만, 무리한 사업의 확장과 잘못된 판단에 따른 과잉투자로 자금이 경색되고 부채가 늘어나며 IMF의 위기와 함께 부도 수순을 밟게 된다. 그러나 당시 국민기업으로 불리던 기아자동차의 부도가 미칠 파장을 생각해 정부에서는 임시방편으로 2개월간의 부도 유예라는 파격적인 조처를 한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다른 대기업과 달리 특정 일가의 소유가 아닌 소유 분산이 잘 이루어져 있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잘 갖추고 있는 모범 기업으로 분류되며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부실한 경영 실적과 함께 부도유예협약 적용 대상으로 전락했다.
이때 기아자동차가 보유 중이던 28개의 계열사 중 절반을 줄이고, 임금 동결 선언을 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으나 결국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기아자동차는 국제입찰을 통해 현대그룹의 현대자동차에 매각된 것이다.
정부의 부도 유예 협약 지정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로, 정부가 주도하여 연쇄적인 부도를 막기 위해 만든 협약을 말한다. 당시 이런 기아자동차의 인수에 눈독을 들이던 기업은 의외로 현대자동차가 아닌 삼성그룹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아자동차의 국제입찰에 이건희 회장이 많은 관심을 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자동차광이라는 사실과 관련된 행보로, 지난 1994년 닛산자동차와 기술도입 계획을 세워 자동차 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삼성그룹의 입장에서는 기아자동차가 매력적인 M&A 대상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어 현대자동차 그룹의 경우 처음에는 기아자동차를 인수할 의도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기아자동차였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당초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국내 자동차 업계 1, 2위를 앞다투던 라이벌 관계에 있었기 때문이다.
기아자동차가 인수합병을 거치지 못하고 완벽하게 사라질 경우, 현대자동차가 이 시장을 독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2번의 유찰을 거치고 3번째 국제 공개입찰 끝에 현대자동차는 기아자동차 채권단에게 파격적인 조건을 걸며 입찰에 성공했다.
이는 채권단으로부터 기아차 3조 2,800억 원, 아시아 차 1조 5,800억 원의 부채를 탕감해 주고 2조 5,200억 원을 출자해 주는 파격적인 도움을 조건으로 걸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파격적인 결정에 도움을 준 것은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의 결단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대차그룹 직원들의 경우 기아자동차 인수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는데, 정주영 회장은 직원들을 불러 모아 이렇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조그만 반도체 회사를 인수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운 곳이야”라고 평가하며 “삼성이 기아차를 가져가면 어떻게 되겠어?”하는 질문을, 직원들을 향해 던졌다고 한다.
이어 “그 생각도 안 했다면 전부 머저리만 앉아 있는 것 아냐?”라고 직원들의 머뭇거리는 행보를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주영 회장의 불호령이 떨어지자, 현대차그룹은 기아차 인수에 서두르며 결국 삼성그룹에 넘어갈 뻔한 기아자동차 인수를 성공하게 된다.
한편, 글로벌 판매 3위를 달성한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4조 1,270억 원, 기아의 영업이익은 11조 6,080억 원으로 합산 26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기아자동차 인수합병은 역대 최고의 M&A였다는 것을 오늘날에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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