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박주호’가 말하는 ‘홍명보 감독’ 선임 절대 인정 못 하는 이유

대한축구협회 감독 선임
전력 강화위원회 역할 지적
“홍명보 감독이 안 한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이후 줄곧 관심을 모아왔던 차기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K리그1 울산 HD 감독이 차기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된 가운데, 이 같은 결정에 “이해할 수 없다.”, “대표팀 새 사령탑을 찾는 전력 강화 위원도 몰랐다”는 폭로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일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 소식에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 이영표는 K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K리그 팬들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영표는 “이런 결정이 과연 대표팀에 대한 지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상당히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는 당초 대한축구협회(KFA)가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뜬금없이 기존의 방향과 다른 국내 감독인 홍명보 감독을 사령탑으로 내정했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한축구협회의 ‘국가대표 축구단 운영 규정’ 제12조에 따르면 ‘협회는 국가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자가 (K리그) 구단에 속해 있으면 구단의 장에게 이를 통보하고, 소속 구단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대한축구협회가 K리그 팀의 감독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하고, 감독이 요청을 수락할 경우 K리그 팀은 자신들의 감독을 고스란히 내줄 수밖에 없다. 홍명보 감독의 경우 기존 울산 HD의 감독을 맞고 있었는데 한창 시즌 중인 K리그 팀의 감독을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강제로 앉히는 한국축구협회의 행정 실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울산 HD의 경우 현재 K리그1에서 김천 상무와 선두 경쟁 중인 만큼, 가장 중요한 시기에 감독을 빼앗기게 돼 팬들이 대표팀 감독 선임 결정에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울산 HD 서포터스 ‘처용 전사’는 공식 SNS에 “KFA의 결정은 한국 축구 팬들의 염원을 무시한 선택”이라고 지적하며 “팬들에게 큰 상처를 준 ‘K리그 감독 돌려막기’라는 최악의 상황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반발에 나섰다.

이영표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와 함께 대한축구협회의 전력 강화 위원으로 활동한 박주호 선수 역시 홍명보 감독이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폭로에 나섰다.

앞서 박주호는 지난 2월 한국축구협회의 전력 강화 위원으로 뽑혀 약 5개월 동안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후임을 찾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감독 선임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전력 강화 위원으로 활동했던) 지난 5개월이 허무하다”고 주장하며 “홍 감독의 선임은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아니다. 내부에서 활동한 실무자인데도 몰랐다”고 밝혔다.

또한, “조사분석 및 미팅 인터뷰 등 사전 준비해 온 외국인 감독만 20명이다. 그러던 중 실시간으로 홍명보 감독이 내정됐다는 기사를 접하고 당혹스러웠다”고 말하며 자신은 홍명보 감독의 내정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특히 박주호의 폭로에 따르면 대표팀 감독 선임 회의에서 시작도 전부터 국내 감독이 더 좋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며, 기존에 방향성을 잡아가던 외국 감독을 논의할 때는 이것저것 반대 의견을 내세우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국내 감독에 대한 언급이 나올 경우 앞서 외국인 감독에게 내세우던 반대의견과 달리 무작정 좋다고만 평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박주호는 이런 분위기와 더불어 “정말 몰랐다”고 거듭 주장하며 “홍명보 감독이 계속 안 한다고 이야기했기에 나도 아닌 줄 알았다. 전력 강화위원회는 앞으로도 필요가 없다. 5개월간 뭘 했나 싶다. 허무하다. 저는 그만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씁쓸한 평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주호의 주장과 달리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 총괄이사는 지난 7일 이목이 쏠렸던 홍명보 감독의 선임 관련 브리핑에서 “기존 전력 강화위원회를 존중했고, 줌 미팅을 통해 참석한 5명에게 동의를 받았다”고 말하며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 다만 다시 위원회를 소집하면 외부나 언론에 내용이 새어나가는 게 두려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박주호의 폭로를 통해 서로의 주장이 명확하게 갈리며 해당 사실에 대한 한국축구협회의 새로운 입장 발표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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