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쏟은 ‘축구황제’…메시는 우승이 간절했다
평소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축구황제’ 리오넬 메시(37)가 펑펑 울었다. 그의 눈물을 본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메시에게 우승을 선물했다.
아르헨티나는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미국’ 콜롬비아와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터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2021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 이어 2연패를 차지한 아르헨티나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포함해 세 대회 연속 우승(메이저 대회 기준)을 달성했다. 2008~2012년 스페인이 기록한 메이저 대회 3연패와 동률이다. 아울러 16번째 코파 아메리카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우루과이(15회 우승)를 밀어내고 대회 최다 우승 국가로 등극했다.
이날 메시는 부상에 신음했다. 전반 36분 크로스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상대 수비수와 크게 충돌한 이후 왼발 통증을 호소했다. 큰 부상이 염려됐으나 짧은 회복 시간 후에 다시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 들어 결국 우려했던 변수가 발생했다. 후반 18분 메시가 상대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홀로 미끄러졌다. 햄스트링과 오른발 통증을 호소한 메시는 벤치에 직접 교체 사인을 보냈다.
아르헨티나 팬들은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메시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코파 아메리카 경기를 부상으로 마무리한 메시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며 울음을 쏟아냈다.
메시가 빠진 뒤 아르헨티나는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다 마침내 연장 후반 6분 결실을 맺었다. 교체 투입된 마르티네스가 영웅으로 등장했다. 중원에서 지오바니 로 셀소가 절묘한 원터치 킬패스를 선보였다. 공을 받고 침투한 마르티네스는 골문 상단을 향해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작렬, 골망을 그대로 열었다. 아르헨티나가 1-0 리드를 잡았다. 메시는 마르티네스와 진한 포옹을 하며 기뻐했다. 이 골을 지킨 아르헨티나는 콜롬비아를 제압하고 메이저 대회 3연패 대기록을 작성했다.
메시는 선수 생활 내내 국가대표 메이저 대회에서 타이틀을 얻지 못했다. 2005년부터 2020년까지, 무려 15년간 우승 트로피가 없었다. 그가 클럽팀 바르셀로나에서 거둔 성과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2015·2016 코파 아메리카에서 3연속 준우승에 머물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코파 아메리카부터 메시의 운명이 바뀌었다. 메시는 개최국 브라질을 꺾고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이 간절했던 메시는 모든 걸 쏟아부은 끝에 대회 MVP와 득점왕, 도움왕을 전부 석권했다. 아르헨티나를 홀로 이끌며 ‘황제’로 올라섰다.
메시의 열망은 이제 월드컵으로 향했다. 그렇게 다가온 2022 카타르 월드컵, 메시는 또다시 아르헨티나 영웅으로 등장했다. 결승전에서 멀티골을 폭발시키는 등 아르헨티나의 36년 만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골든볼(MVP) 역시 그의 몫이었다.
메시는 내친김에 스페인이 세운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 대기록에 도전했다. 비록 이번 대회의 메시는 분명 전성기라 보기 힘들었다. 심지어 결승전에는 부상으로 경기 도중 빠졌다. 그러나 메시의 의지를 이어간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벤치로 향한 메시에게 우승컵을 선물했다. 메시의 마지막 코파 아메리카 결말은 ‘해피 엔딩’이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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