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정몽규는 일을 잘하는 게 문제”라던 문체부, 결국…
문화체육관광부 축협 조사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감사
문체부 장관 인터뷰 재조명
최근 연일 설전을 벌이며 화제가 되는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직접 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16일 문체부는 대한축구협회의 운영 전반을 들여다보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당초 문체부는 대한 축구협회의 자율성을 존중해오며 독립적인 기관으로 운영해 왔다. 다만 이번 사태가 계속해서 논란을 양산하자 한계에 다다랐다고 판단해 칼을 빼 든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이 이 과정에 축협의 독단적인 운영이나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 절차상의 하자가 존재했는지를 깊이 있게 살펴볼 예정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문체부의 관계자는 “전력 강화위원회에서 지금 (감독 선임) 권한이 없어지고 협회장에게 전권이 넘어와 있던데, 이런 것들이 다른 기관과 비교해서 형평성에 맞는지, 그리고 선임 과정에서 지켜야 할 절차들이 있을 텐데 그런 것들이 지켜졌는지 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새로운 국가대표팀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 외국인 감독 영입 계획과 달리 국내파로 급선회한 점, 정해성 전력 강화 위원장의 급작스러운 사퇴, 이임생 기술 총괄 이사가 감독 추천, 홍명보 감독의 번복, 박주호 전력 강화 위원의 내부 고발 등 잡음이 끊이지 않은 축협을 향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논란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대한축구협회를 이끄는 정몽규 협회장은 침묵으로 일관하며 사태를 잠재우기보다는 오히려 더 크게 키우며 비판의 여론을 피할 수 없었다. 문체부가 나선 것 역시 정몽규 회장의 ‘침묵’에 따른 선택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를 통해 대한축구협회는 감사 등 필요한 조처를 받을 수 있는데, 이는 올해부터 대한축구협회가 공직 유관 단체로 지정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대한 문제 혹은 절차상의 하자가 발견될 경우 감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17년 프로야구 리그 주관 단체인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대해 심판 금전 수수 의혹, 사업 입찰 비리 의혹 등으로 검찰 고발과 함께 회계 감사를 시행한 적이 있기 때문에 축구협회 역시 이를 빗겨나갈 수는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전수 조사가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앞서 문체부가 축구협회를 이끄는 정몽규 협회장에 대해 평가한 인터뷰가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월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정몽규 협회장의 4선 도전에 대해 “(문체부가 대한축구협회장의 임기를 3연임으로 제한하는 정관 변경을 막은) 그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다. 제가 있을 때 바뀐 게 아니다”라면서 “어쨌든 일을 잘하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이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4선 도전 여부를 묻는 말을 받은 정몽규 회장이 책임을 문체부로 떠넘기면서 유인촌 장관이 직접 밝힌 뜻이다.
이어 시민단체 역시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정몽규 회장을 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5일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 것에 대해 정몽규 회장의 협박 및 위력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혐의가 적용돼 서울경찰청에 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움직임은 국회에서도 이루어졌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은 절차적 하자가 명백한 만큼 반드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축구협회는 규정에도 없는 전력 강화위원회 권한 위임을 통해 몇몇 사람들의 자의적인 결정으로 감독 선임을 단행했다”고 지적에 나섰다.
이와 더불어 그는 “협회의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한 납득할 만한 해명과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올해 국정감사 시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사실관계를 철저히 따져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축구 팬을 비롯한 시민들의 관심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감독 선임 과정 조사 결과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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