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현철, 알고 보니 ’20년 무명’ 끝에 피어난 꽃… 팬들 오열

[TV리포트=이지은 기자] 가요계의 큰 별, 트로트 4대 천왕 故 현철이 지병으로 별세했다.

15일 현철은 경추 디스크 수술 후 신경 손상으로 인한 건강 악화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82세.

현철은 1980~90년대 트로트 부흥기를 이끈 인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가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것은 아니었다.

1969년 ‘무정한 그대’로 데뷔한 현철은 당시 인기를 끌던 남진, 나훈아와는 달리 곧장 이름을 알리지 못하고 오랜 무명 생활을 겪었다.

1970년 남진과 나훈아의 벽을 느낀 현철은 고향인 부산에 돌아가 팝송 리메이크 밴드 ‘현철과 벌떼’를 결성했으나 밴드 또한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다.

당시 현철은 월셋집을 전전하며 10번이 넘는 이사를 다녀야 했고, 봉지쌀과 연탄 낱장으로 겨울을 보낼 정도로 극심한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에 들어서 아내를 생각하며 부른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과 해당 음반에 함께 실린 ‘사랑은 나비인가봐’가 히트를 쳤고, 그렇게 현철은 인기 가수 반열에 올라섰다.

특히 1984년 ‘청춘을 돌려다오’, 1988년 ‘봉선화 연정’, 1990년 ‘싫다 싫어’가 연속으로 대히트를 기록하며 KBS ‘가요대상’에서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며 현철의 시대를 열었다.

그는 1989년 ‘가요대상’ 대상 수상 당시 “아버지께서 수상 한달 전에 돌아가셨는데 한 달만 더 사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며 소감을 제대로 말하지 못했을 정도로 오열하기도 했다.

연말 가요대상을 휩쓴 현철은 2002년 대한민국 연예 예술상 특별공로상(대통령 표창), 2006년 목관문화훈장을 받으며 최전성기를 달렸다.

꾸준히 신곡을 발매하며 승승가도를 달리던 현철은 2018년 KBS1 ‘가요무대’에 출연해 ‘봉선화 연정’ 무대를 꾸미던 중 거동이 불편하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

2019년부터는 방송 활동도 하지 않아 건강 이상설까지 제기됐으나 2021년 5월 BBS라디오 ‘김흥국의 백팔가요’에 출연해 “(건강 문제는) 없다. 올림픽에 나갈까 생각한다”라며 해당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현철은 경추 디스크 수술 후 신경 손상으로 투병을 이어오고 있었으며 특히 절친했던 고(故) 송해·현미의 빈소를 찾지 못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악화됐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022년에는 현철의 아내가 KBS2 ‘연중 라이브’에 자필 편지를 보내 “(현철이) 큰 수술과 함께 2년 남짓 재활 치료 중”이라며 “남편은 여러분들과 만나기 위해 꾸준히 재활에 정진하고 있다”라고 투병 중인 현철의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현철은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에 임시 안치된 상태이며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무대 위 따뜻한 미소로 감동을 전하던 현철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가요계 동료들과 누리꾼들의 끝없는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지은 기자 lje@tvreport.co.kr / 사진= KBS1 ‘가요무대’,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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