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테러’?…소름 끼치는 광고 ‘논란’
[TV리포트=박정수 기자]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모델 벨라 하디드(27)가 아디다스 광고에 출연으로 구설에 올랐다.
최근 벨라 하디드는 1972년 뮌헨올림픽 테마로 진행된 아디다스 광고에 출연했다. 그런데 이 광고가 당시 이스라엘 선수단이 팔레스타인 테러 단체에 희생된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아 사과문을 게재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하디드는 개인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나는 이 캠페인이 공개되기 전에는 1972년의 끔찍한 사건과 역사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라며 “알았다면 진심으로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이 캠페인의 감수성 부족에 충격받았고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우리 팀이 알았어야 했고, 아디다스도 알았어야 했다”라며 “나도 더 많은 조사를 해서 알고 이해하고 목소리를 냈어야 했다. 어떤 끔찍한 비극과 연결된 예술이나 작품에 고의로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같은 실수는 없을 것이라 강조했다.
지난 18일, 아디다스는 하디드가 모델로 한 운동화 ‘SL72’ 광고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아디다스가 1972년 뮌헨올림픽 때 처음 선보인 제품을 다시 출시한 레트로(과거 유행했던) 모델이다. 이스라엘이 이 뮌헨올림픽에 관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게 문제였다. 당시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이 팔레스타인 ‘검은 9월단’의 테러에 희생된 비극이 있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하디드와 그의 아버지는 반유대주의적 비방과 음모를 자주 퍼뜨렸다. 아디다스는 할 말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반유대주의는 ‘세계 금융 시스템과 미디어를 유대인이 지배한다’는 음모론이다. 미국 유대인 위원회 역시 아디다스에 “이 어두운 올림픽을 상기시키기 위해 반이스라엘 목소리를 내는 모델을 내세운 결정은 엄청난 실수이거나 의도적인 선동”이라며 반발했다.
논란이 되자 아디다스는 지난 19일 “완전히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역사의 비극적 사건과 연결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상처와 고통을 준 것에 대해 사과한다”라며 “캠페인을 수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디다스가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이는 모델인 하디드를 교체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하디드의 개인 계정에는 응원과 비판의 댓글이 동시에 달렸다. 친팔레스타인 활동가들은 아디다스 보이콧(소비 거부)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팔레스타인 출신 아버지와 네덜란드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하디드는 ‘뉴욕 패션 위크’, ‘오트쿠튀르 패션 위크’ 등 모델로 활동하며 커리어를 쌓았다. 또 그는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가자지구 구호를 위한 기부에도 적극 참여해 왔다.
박정수 기자 pjs@tvreport.co.kr / 사진=벨라 하디드, 아디다스 ‘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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