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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특례 필요 없어요…병원 복귀할 바엔 대기업으로 이직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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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병원 하반기 전공의 모집
외국계 제약회사, 대기업 이직
서울대병원 5명 지원 불과

“수련 특례 필요 없어요…병원 복귀할 바엔 대기업으로 이직할게요”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31일 수련병원들이 하반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모집을 마감한 가운데 대다수의 수련 병원에서 지원자가 0명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서 충격이다.

이와 더불어 빅5 병원마저도 지원자가 50여 명에 그치며 의료대란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정부가 제시한 ‘수련 특례’ 안을 두고 의미가 없다는 의견의 전공의들이 대다수였으며, “병원으로 복귀할 바엔 대기업으로 이직한다”는 입장을 내세우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 126곳이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지원자가 0명이거나 한 자릿수에 그친 곳이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전공의 2,883명을 선발할 계획이었던 서울대·서울 아산·세브란스·삼성 서울·가톨릭중앙의료원 등 빅5 병원은 총지원자가 50여 명에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출처 : 뉴스 1

전공의들 사이에서 인기가 가장 많았던 서울대병원의 경우 인턴과 레지던트를 합쳐 5명이 지원했으며,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지원자가 1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어 세브란스병원은 전공의 지원자가 5명, 서울성모병원 등 8개 수련병원을 둔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4명이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상황은 지방으로 갈수록 더욱 심하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북 지역 수련병원들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은 지원자 0명으로 마감됐으며, 상반기에 확보하지 못한 인원을 하반기 모집에서 채우려고 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판단된다.

출처 : 뉴스 1

또한, 지난 31일 6시 기준 원주 세브란스병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가천대 길병원, 원광대병원 등은 지원자가 0명으로 확인됐다. 이와 더불어 전남대병원, 제주대병원, 충북대병원 등은 지원자가 없었고, 경북대병원을 비롯해 칠곡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동국대 와이즈 캠퍼스, 파티마병원 등 대구·경북 지역 수련병원 7곳을 통틀어 지원자가 단 1명뿐으로 알려졌다.

당초 정부는 전공의 이탈이 시작된 지난 2월부터 사후 구제나 선처는 없다는 강경 입장을 밝히며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는 동안 전공의들을 압박했다. 그러나 의료 공백이 장기화할 조짐이 보이자 5개월 사이 행정제재 등의 마감 시한만 6차례 제시하며 복귀를 요구했다. 이같이 정부가 강경책과 회유책을 반복하는 사이에 전공의들은 복귀하지 않겠다는 뚜렷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사직 후 하반기 모집에 재응시하는 전공의에게 ‘수련 특례(동일 연차·과목 지원 제한을 없애고, 추가 전문의 시험)’를 주겠다는 정책을 제시했다. 다만,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병원 대신 외국계 제약회사, 대기업 등 다양한 곳으로 직장을 많이 옮기는 등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 뉴스 1

실제로 서울의 한 수련병원에서 사직한 한 전공의는 “한국에서 의사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에 대기업에 들어간 친구들이나 제약회사에 들어간 친구들이 많다”고 밝혔다. 하반기 수련병원 전공의 모집에 전공의들의 지원율이 낮은 이유로는 앞서 의대 교수들이 전공의에 대한 ‘수련 보이콧’을 한 탓으로 보인다.

지난달 19~25일 전국 의대 교수를 대상으로 실시한 ‘하반기 전공의 모집 설문조사’ 결과 의대 교수 3,039명 중 50.2%(1,525명)가 하반기 전공의 수련 모집 과정에서 전공의를 아예 뽑지 않겠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이어 ‘전공의 일괄 사직 및 하반기 모집 후 교수와 전공의 관계’에 대해선 90.6%(2,754명)가 ‘매우 부정적일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지며 전공의 모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두고 정부는 “보이콧 자체는 전공의들의 수련 기회를 막는 것”이라며 “(보이콧) 행위가 만약 발생한다면 여러 가지 법적인 조치를 강구하고자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으나 하반기 전공의 지원율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 것으로 추측된다.

출처 : MBC

한편, 의료계에서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낮은 지원율로 마감되며 난항을 겪자 이런 사태가 연내에 해결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상 전공의들이 병원 이탈을 선택한 이후 대부분의 병원이 진료와 수술을 대폭 줄이고 버티고 있으며, 충원 없이 남은 의료진이 모든 업무를 부담하고 있어 의료 공백은 심화할 것이란 추측이다.

이런 상황에 정부는 앞서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의 전환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대통령 직속 의료 개혁특별위원회 산하 ‘필수 의료·공정 보상 전문위원회’가 “상급종합병원이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보상 개편 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전공의가 없는 병원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추후 구체적인 상급종합병원의 구조 전환 및 의료 인력 수급 추계 방안을 포함한 1차 의료 개혁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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