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독식 현상” 합격자 1천명 중에 로스쿨 출신만 무려…
제13회 변호사시험 합격 결과
로스쿨 졸업 응시자 합격률 75.6%
계층 사다리 절단했다는 비판
2024년도 제13회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모두 1,745명으로 결정됐다. 법무부는 지난 16일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심의 의견과 대법원·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등 유관기관 의견을 종합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합격률은 전체 응시자 3,290명 대비 53%이며 지난해 1,725명보다 20명 늘어났다. 이 가운데 올해 로스쿨 석사학위 취득자(13기 졸업 응시자)의 합격률은 무려 75.6%였다.
로스쿨 출신의 합격률이 50%가 넘자, 일각에서는 로스쿨의 합격자 독식 현상이 더 심화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로스쿨은 변호사 양성을 위한 3년제 전문대학원으로,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9년에 국내에 도입됐다.
법조인이라는 전문직 선호 현상이 갈수록 짙어지면서 로스쿨 입시 인기는 꾸준히 높았다. 이번 연도 입시는 사상 세 번째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 따르면 최종 2,000명 선발 예정에 1만 1,133명이 지원해 전국 25개 로스쿨 평균 5.57대 1 경쟁률을 나타냈다.
문제는 로스쿨제 시행 이후 특정 대학 출신의 합격생이 많아지면서 선발 전형의 공정성이 지속해서 의심받곤 했다. 지난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로스쿨 입학생의 출신 대학 1위는 고려대가 428명(19.85%)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서울대 399명(18.51%), 연세대 328명(15.21%) 순이다. 즉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소위 ‘스카이(SKY)’ 졸업자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에 기존 학벌 체제를 뛰어넘고 다양한 배경의 학생을 선발한다는 로스쿨 제도 도입 취지가 의미를 잃었다는 비판이 나온 가운데, 이 로스쿨 출신이 변호사시험 합격자 중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로스쿨은 학비도 과대해 입학생 가운데 소위 ‘있는 집’ 고소득층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저소득층은 법조계 진출의 진입장벽이 더욱 높아졌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받으며 일각에서는 사법고시 부활을 주창하고 있지만, 존재 이유도 명확했다.
지난 2009년 로스쿨 1기가 시작된 후 해마다 법조인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국내 법률시장이 확대됐다. 지난 2014년엔 2만 명을 넘어서더니 2019년 3만 명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평소 법률사무소 접근이 어려웠던 일반 소시민들에게까지 법률 상담의 기회가 열렸다.
일부 법률사무소들은 법원 인근이 아닌 도심에 문을 여는가 하면, 포털사이트 등 온라인 광고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또 법원·지원이 없는 지방 도시에서 개업하는 변호사도 늘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서민 로스쿨’ 도입을 내건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사법시험 부활보단 특별전형과 장학금 제도 등 로스쿨 입학 기회의 문을 넓히는 것이 효과적”이란 입장이다.
현재 정부는 로스쿨에 다니는 재학생·신입생 중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와 소득 1∼3구간에 해당하는 취약계층 학생에게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엔 야간 로스쿨 도입을 위해 정책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 것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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