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포트 2024 후기 (3일차) – 실시간 베스트 갤러리
포락갤을 전쟁터로 만든 두 밴드를 난 모두 보았다
ㅈㄴㅂ야 어쨌건 근본 인디니 당연히 볼 생각이었고
6일도 꼭 봐야겠다 생각했는데, 첫번째는 아이돌밴드의 퍼포먼스가 과연 어디까지인지 내가 직접 듣고 평가하고 싶었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나도 한페이지에서 컴온!을 직접 외쳐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은 늦게 입장해 크리피 너츠까지의 모든 공연을 놓치고 맘
일행들이 다들 심하게 지쳐있어서, 숙소 체크아웃까지 최대한 자게 해주고 점심도 여유롭게 먹게 해주려다 보니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음
다같이 다닐거면 맞춰주는게 맞지
더폴스
갠적으로 웨이브투어스보다 더폴스를 더 좋아함
find me는 들을때마다 어딘가 쾌감이 듬
여기도 자주 봤기에 너무 앞으로는 안가고 뒤에서 가볍게 들었음
입장 직후인데도 햇빛이 너무세서 미치는줄
터치드
사람 꽉꽉 들어차 있는게 확실히 인디쪽에서 이름 좀 알렸다 싶으면 페벌에서 관객 동원력이 어마어마해진다는 걸 느낌
윤민 진짜 노래 잘하고 무대매너도 좋음
막 뜨기 시작했을땐 숏컷이라 잘생긴 느낌이었는데 머리 좀 길러서 귀여워졌음
적당히 뛰고 함성 지를만한 노래 위주인데 햇빛도 강해서 진짜 물리적으로 뜨거운 무대였다
세이수미
The last thing left가 발매된 후라 셋리가 풍성해짐
2년전에 억텐 무매너 슬램핏의 가장 큰 피해자였기에 올해는 걱정했는데 (자세한건 나중에) 다들 원 벌리고 안에서 리듬 맞춰 적당히 흔드는 식으로 무대에 어울리는 호응이 됐음
잔잔한 노래 해놓고 멘트할땐 이예에에에 거리면서 맥주 먹는게 웃김
글렌체크
펜타에서 보기 힘든 전자음 중심 밴드
첨엔 다들 더위에 지쳐있다가 뒤로 갈수록 신나는 노래 나오면서 전자음의 화려한 톤에 맞춰 뜀
마지막에 60s cardinal 할때 안무랑 노래랑 안맞아서 2번 정도 찐빠냄
그 노래 특징인 체조를 다들 열심히 하는데 메인스테이지라 사람 많아서 크게크게 움직이진 못했음
녹황색사회
이날 최고의 다크호스
나도 제일 기대하고 있던 무대
음향도 잘 잡혀있는데 음원 삼킨 수준으로 다들 컨디션이 좋아서 다 찢어놓음
녹황색 기대하고 온 사람들도 많았기에 mela나 캐릭터 나이스아이디어 같은 호응 유도형 노래들 반응이 뒤지게 좋았음
거기다 한국어 자막 달아주고 한국어 멘트, 그것도 발음 연습 열심히 해온게 감동
준비 많이 해온 티가 나서 호감가더라
일요일 최대 수혜자 아닌가 싶다
이상은
담다디 부르던 중성적인 미소녀는 어디간걸까…
음악성에 집중하기 시작한 이후 이상은 노래들은 맘속에서 서정적인 감정은 자꾸 자극하는게 있음
3일 합쳐 가장 평화롭고 따뜻한 분위기라 힐링타임이었다
이상은 팬덤이 충성도가 높다고 들었는데 역시나 여기도 많은 사람이 모여서 응원해줬음
갠적으로 삶은여행 듣고 싶었는데 못 들은건 아쉽다
6일
궁금증으로는 가장 컸던 무대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음
페벌에 오면 소리지르고 몸 흔드는거에 아무 부담을 못 느끼는데, 이상하게도 이때만큼은 학교축제 보는 것처럼 손 들고 함성 지르는게 어딘가 불편했음
이 위화감이 어디서 오는지 곰곰히 생각해봤더니 공연장 분위기가 펜타포트라기보단 뮤직뱅크를 보는 기분이었기 때문
그게 6일 팬이 많아서가 아니라, 6일 멤버들에게 이질감을 많이 느낀게 원인임
아이돌이란게 가면을 써야하는 숙명이 있고 대중이 원하는 모습에 인형극을 해줘야 하는 순간도 있음
락페에서는 그걸 내려놔도 되는데 그러질 못한거 같음
긴장한게 티가 많이 났고 그래서 더욱 가면을 놓질 못함
첨 듣는 노래인데도 응?하면서 틀린 부분 저는 부분이 군데군데 느껴질때가 있었으니
근데 틀렸다고 분위기 싸해지는 것도 아니고 분위기는 내내 좋았고 호응도 괜찮았음
뭐 틀리면 큰일나는 줄 아는데, 물론 자주 공연하는 셋리인데도 틀린건 잘못이고 피드백해서 고쳐야겠지만, 본인이 해결할 문제인거고 그게 공연 분위기를 망치느냐 하면 그건 아니란거지
라이브가 주는 감동은 퀄리티가 어떻든 크다고 생각함
그러니까 아이돌 가면을 좀 내려놨어야함
아이돌 같은 화면각도 멘트 말투 몸짓 이런걸 내려놓고 자연인 박성.진, 강영.현, 김원.필, 윤도.운의 감정과 본능을 그대로 보여야 비로소 모두가 하나되는 무대가 되는거임
“씨12발 지금부터 존.나게 뛰어!” 박아도 아무도 뭐라 안한다
존나게 몸 흔들면서 또라이같이 무대 뒹굴고 다녀도 아무도 뭐라 안한다
락페는 그런 곳이다
아이돌다운 프로페셔널함은 좋지만, 무대 위에서만큼은 내려놓고 진짜 락스타다운 모습을 보이길 바람
세풀투라
마무리 투어에 모셔온거만으로 펜타의 라인업 선정은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
내내 빡세게 달려주니 몸을 주체할 수 없어 열심히 뛰고 흔들고 박기에 여념없던 공간
세풀투라 형님들도 공연에 아주 만족한듯 끝나고 인스타에 내한 공연을 아주 도배를 해놓음
이 공연 녹음에서 라이브앨범으로 낸다는데 이정도면 아주 좋은 앨범이 됐으려나
잔.나.비
증명해냈다
셋리부터 무대 구성, 멘트, 무대매너 모든 게 이들의 성장과 쌓아올린 음악성을 남김없이 털어놨다
감동적이어서 좀 울컥하더라
이들의 애티튜드는 무명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한적이 없음
언제나 쫀쫀한 멜로디의 재미난 음악을 추구해왔고 무대 역시 관객의 즐거움을 최우선으로 여겨옴
그러다가 2년전 모두를 꼽게 만든 그 발언이 나왔고 나는 현장에서 그걸 듣고 크게 당황했지만, 달리보면 인기가 꽤 올라온 그 시점까지도 싸가지 없는 수준으로 자유분방하던 이들의 성향이 그때까지도 변질되지 않았다는 걸 의미했음
물론 분위기에 취하다 쓸데없는 소리하는 건 반드시 줄여야 했고 본인도 이에 대해 많은 성찰을 했을거임
그리고 헤드로 돌아온 지금, 헤드다운 원숙함과 무게감까지 갖추고 왔음
단지 노래만 늘어놓는걸 넘어 뮤지컬처럼 노래들이 유기적으로 이어지기도 했음
생각해보면 결성 초기에 정말 무명이었고, 18년이 되어서야 인디 팬들 사이에서 얘네 괜찮더라는 말이 나옴
내가 18년에 노래를 커버한 적 있는데도 잔.나.비라는 이름에 그게 누군데 하는 반응도 있었음
그러다 인디씬에서 루키로 꼽히고 슬금슬금 인지도를 높이다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라는 히트곡을 터뜨림
그게 일회성 히트가 아니라, 그걸 계기로 인디를 넘어서 본격적으로 활약함
그게 잠깐의 유행이 되는걸 넘어 무지막지한 티켓 파워로도 발전하고 입지를 굳힌 결과 펜타포트 헤드라이너까지도 이름
락붐이 오니마니 하는 와중에 언제까지고 근본 국밥만 잡고 얘네가 찐이지 하면서 현재의 유행을 이끄는 팀들을 내려치기하는건 안될일임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에 바닥에서부터 시작해 상징에까지 이르는 멋진 성장을 보여줌
쭉 좋아해 온 입장에서 이만한 서사가 없음
한국인디에 희망 한 줄기를 비춰줘서 너무 고맙다
팀별 소감은 이정도고 펜타 자체에 대한 여러 생각들은 내일 적음
펜타 끝나고도 못 돌아가고 송도에 계속 박혀있다 짬짬히 리뷰 적는 내가 레전드다
출처: 포스트락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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