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할 필요 없다”…2032년부터 ‘이 나이’까지 정년 연장 추진
고령자노동법 개정안 발의 예정
2032년 이후 65세 정년 연장
정년퇴직 비율 약 15% 불과해
지난달 현대자동차 사측과 노조가 6년째 무분규로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 지은 가운데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가 사측에 요구했던 사항 중 하나인 정년 연장에 대한 조정 법안이 발의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는 법적 퇴직 연령을 현행 60세에서 2033년까지 65세로,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법안으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이 발의할 개정안이다.
지난 19일 정계에 따르면 박홍배 의원이 60세인 법적 퇴직 연령을 오는 2033년까지 65세로 올리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법적 퇴직 연령 간 차이를 줄여 소득 공백에 따른 노인 빈곤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해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62세에서 63세로 늦춰졌고 2028년에는 64세, 2033년에는 65세로 올라가도록 개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박홍배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법 시행일로부터 정년을 2027년까지는 63세로, 2028년부터 2032년까지는 64세로, 2023년부터는 65세로, 단계적으로 올리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박홍배 의원은 현행 60세 미만에 적용되고 있는 임금 피크제를 60세 이상인 경우 한정해 적용할 수 있도록 개정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고용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를 두고 박홍배 의원은 “법적 정년과 연금 수급 개시 연령 간 불일치로 발생하는 생계의 어려움을 국가가 두 손 놓고 방치한다는 것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라며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급격한 인구구조의 변화에 대응하려면 법안 통과가 시급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65세 정년 연장은 앞서 지난 2019년 대법원이 지난 2015년 물놀이장에서 물놀이하다가 숨진 A군의 가족이 낸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을 이유로 운영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에서 ‘일할 수 있는 나이’를 최대 65살로 상향 인정하며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이 65살로 판결됐다.
이는 지난 1989년 대법원이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기존 55살에서 60살로 올린 지 30년 만의 일로 알려지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이런 판례가 곧바로 일자리의 정년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에 현대자동차 측은 지난 2019년부터 꾸준하게 정년 연장을 요구해 왔다.
지난 2019년 현대차는 노사 합의를 통해 60살 정년 이후 본인이 원할 경우 1년이라는 기간을 더 촉탁 계약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달 마무리된 임금협상에서는 이를 62살까지 가능하도록 1년 더 연장하며 노사 간의 정년 연장을 둘러싼 갈등은 마무리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촉탁 계약직의 연장을 두고 정년 연장이 아닌 정년 연장을 둘러싼 갈등의 ‘임시방편’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현대차 임단협에서 최근 몇 년간 노조의 핵심 요구 가운데 하나였던 정년 연장을 두고 사측은 인건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이를 반대해 왔다.
그러나 촉탁 계약직이라는 합의를 끌어내며 임금을 신입사원 수준으로 깎으며 타협했다. 이런 재고용을 두고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해결이 될 수는 있으나 궁극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정규직으로 정년퇴직하는 비율이 전체의 약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대책으로 고령자의 노동 참여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정년 연장을 주장하고 있으며, 경영계는 정년 후 재고용 등을 주장하고 있어 갈등은 피해 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간한 ‘2차 베이비붐 세대(1968~1974년)의 은퇴 연령 진입에 따른 경제적 영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현 60대 남녀 고용률이 유지되는 시나리오에서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올해부터 2034년까지 연간 경제성장률이 0.3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한국은행은 이들이 은퇴 후에 계속 근로하려는 의지가 강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 등으로 고용률(2023년 수준)이 이어진다면 경제성장률 하락 폭을 0.14%포인트 줄일 수 있다고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정년 연장 및 의무 재고용 연령 도입과 같은 중간단계 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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