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에…” 여자들 싸움에 침묵한 최태원, 좋은 소식 전했다
SK이노-E&S 합병안 통과
자산 100조 원 에너지 기업
민간 에너지 기업 中 1위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가 최태원 회장의 전처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위자료 20억 원을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소영 관장 측은 아무런 사전 협의나 통보 없이 입금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 화제다.
지난 26일 노소영 관장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상간녀(김 이사) 측에서 오늘 아무런 사전 협의 또는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원고 노소영의 계좌로, 판결금으로 보이는 금액을 입금해 왔다”며 “그 돈의 성격이 채무변제금인지 가지급금인지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재판부가 “김 이사와 최 회장이 공동으로 노 관장에게 20억 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한 것에 따른 행보로 이를 두고 노소영 관장 측은 “김 이사의 일방적인 송금 행위는 돈만 주면 그만 아니냐는 인식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 관장의 개인정보인 계좌번호 정보를 어떤 경위로 알게 됐는지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김희영 이사장의 법률대리인은 “판결 원리금 송금은 항소를 전제로 한 가지급금이 아니라, 판결을 존중하고 이에 따르겠다는 지난번 입장 표명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확정적인 채무 변제금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계좌번호의 출처에 대해서는 “노소영 관장은 손해배상소송에서 최태원 회장의 계좌 거래내역을 증거로 제출한 바 있고, 그 증거에는 최태원 회장이 노소영 관장에게 매월 생활비를 송금하던 계좌번호도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희영 이사장은 이를 통해 노소영 관장의 계좌번호를 알게 된 것으로, 판결금 이행에는 관련 법령상 문제가 없다”라고 밝혔다.
노소영 관장과 김희영 이사장이 각각의 입장문을 발표하며 설전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도 아직 최태원 회장은 이들의 싸움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김희영 이사장과 노소영 관장이 설전을 벌이고 있는 이날 좋은 소식을 전하며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이는 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의 리밸런싱 사업에 첫발을 성공적으로 내디딘 것이다. 당초 최태원 회장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강하게 추진해 왔다. 실제로 지난달 대한상의 제주 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최태원 회장이 “인공지능(AI)에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가는데 양쪽 에너지 회사가 힘을 합해서 설루션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며 “향후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전기를 설루션 화하면 상당한 사업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합병 추진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SK E&S와의 합병 계약 체결 승인 안건을 두고 참석 주주 85.75%의 찬성률로 통과됨에 따라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합병을 추진한다. 이는 당초 지분율 6.2%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를 이겨낸 것으로 합병 비율은 1대 1.2로 비교적 SK E&S에 유리하게 결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합병 이후 지주사 SK㈜의 SK이노베이션 지분율은 36.22%에서 55.9%로 커져 최태원 회장의 보유 지분율 역시 높아지게 된다. 앞서 국민연금은 SK이노베이션 기존 주주의 가치 훼손을 우려해 반대했으나 세계 최대의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도 이번 합병안 찬성을 권고함에 따라 참석한 외국인 주주들의 95%가 이번 합병안에 찬성하며 이런 결과가 도출됐다.
이에 따라 최태원 회장의 SK 리밸런싱 전략은 본격화될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해 10월 빠른 변화를 강조한 최태원 회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최창원 의장을 선임하며 그룹 사업 재편에 힘썼다. 최창원 의장을 통해 임원 주 6일 근무와 토요 사장단 회의를 부활시키는 등 비상 경영에 돌입한 SK그룹은 지난 6월 리밸런싱 방안을 논의하며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에 전력을 쏟았다.
특히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은 미래 에너지 사업에서 확고한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한 행보다. 이들의 합병 법인은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하며, 이에 따라 자산 100조 원·매출 88조 원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의 민간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돼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재무 및 손익 구조 구축이 기대되며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만 2030년 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2조 2,000억 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합병안 통과를 두고 SK이노베이션 박상규 사장은 “회사의 장기적인 안정과 성장의 토대가 될 이번 합병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예정”이라며 “더불어 합병 완료 이후 다양한 주주 친화 정책을 적극 검토해 실행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최태원 회장의 동거인인 김희영 이사장이 노소영 관장 측에 위자료 20억 원을 지급함에 따라 최태원 회장의 위자료 부담은 사라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법원은 위자료를 추가로 지급하라는 내용이 아닌 최태원 회장과 김희영 이사장의 공동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혼소송과 손해배상 소송이 별개로 진행됐으나 노소영 관장이 받을 위자료는 한정돼 있었다.
법조계에 따르면 공동불법행위자로 불법행위 공동책임자 중 한 사람이 채무를 갚았다면 다른 사람은 이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난다는 ‘부진정연대채무’가 이들에게 적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최태원 회장이 낼 위자료가 없어지며 향후 이혼 소송의 관심은 재산분할금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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