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땅콩 회항’ 레전드 사건의 주역들, 요즘 뭐하나 봤더니…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승연으로 개명, 경영 복귀
박창진 사무장 비례대표 출마
지난 2014년 국내를 발칵 뒤집은 사건이 벌어진 지 10년이 지났다. 이는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부사장이 뉴욕발 대한항공 일등석에서 마카다미아를 봉지째 가져다준 승무원의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난동을 부린 데 이어,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 중이던 항공기를 되돌려 수석 승무원인 사무장을 하기(下機)시키면서 국내외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킨 사건이다.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매년 잊을만하면 회자하며 레전드 사건으로 꼽히는 ‘땅콩 회항’의 주역들은 현재 근황은 어떨까?
당초 땅콩 회항 사태를 만들어 낸 조현아 전 부사장은 재벌가 갑질 논란을 촉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이트를 떠난 항공기가 다시 게이트로 돌아오는 ‘램프리턴’ 상황을 만들며 항공법 저촉 여부 등으로 국제적인 논란을 만든 것은 물론일뿐더러 당시 같은 비행기에 탑승했던 250명에 달하는 승객들의 출발이 20분가량 연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조현아 전 부사장이 여승무원과 박창진 사무장을 무릎 꿇리고 파일철로 손등을 내려치거나 어깨를 밀치며 욕설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재벌 갑질’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런 사실은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을 통해 빠르게 확산했으며, 결국 언론을 통해 전 국민들에게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조현아 전 부사장이 있던 대한항공 측이 “책임 임원으로 승무원의 서비스 문제를 지적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해명을 내놓아 여론의 분노를 부채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조현아 전 부사장이 구설수에 휩싸일 당시 그의 동생인 조현민 사장이 언니 편을 들며 나중에 복수하겠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며 조현아·조현민 자매는 재벌가 갑질의 전형이 됐다. 재계에서는 한진가 자매가 재벌들의 이미지 실추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여론이 들끓자, 조현아 전 부사장은 결국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며 사태 진화를 꾀했지만, 등기이사 직위는 유지한 것으로 알려지며 비난을 받았다. 이에 부사장직도 내려놓은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 2018년 3년 4개월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앞서 그가 맡던 대한항공에 복귀한 것이 아닌 그룹 계열사인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한 것이다. 이어 그가 최근 조승연으로 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3년 조현아라는 이름을 버리고 조승연으로 개명한 뒤 조현아 전 부사장은 현재 가족과 절연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19년 故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 회장의 별세 이후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함께 ‘3자 연합’을 맺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가 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동생들과 연락을 끊고 대외 활동을 중단한 그가 조양호 선대 회장의 추모 행사에도 4년간 연속으로 참여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며 ‘한진가와 절연했다’라는 의혹에 힘을 실었다. 또한, 지난해 12월 전남편과의 소송 끝에 이혼 판결을 받아 현재 그녀와 내통하는 가족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어 조현아 전 부사장과 함께 ‘땅콩 회항’의 주역으로 꼽히는 박창진 전 사무장은 의외의 행보를 보인다. 박창진 전 사무장은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 출신의 노동운동가이자 정치 활동을 펼쳐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대한항공 땅콩 이륙 지연 사건의 직접 피해자이자 내부 고발자로, 땅콩 회항 사건 이후 대한항공과 소송전을 벌여왔다.
박창진 전 사무장의 증언에 따르면 대한항공 측이 심리적으로 힘든 박창진 사무장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반강제로 출근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땅콩 회항 소송으로 인해 사무장에서 일반 승무원으로 강등되어 근무했다는 점에서 거의 모든 일방적인 피해를 혼자 감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지난 2017년 정의당에 입당한 그는 2020년 대한항공을 퇴사한 채 정치인의 삶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대한항공을 떠난다고 밝히며 “그러나 저는 그저 싸움터를 옮길 뿐”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소속 의원으로 활동하다 최근 을들의 연대 대표를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그가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의 국민후보 12명 가운데 1명으로 선정됐으나 국민 후보에서 탈락한 것에 이은 행보다.
당시 그가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하겠다는 복당 원서 사진을 게시했으나 현재는 해당 게시물이 삭제됐으며, 을들의 연대 대표로 활동 중인 사진만 게시되어 있다. 한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이 대한항공과 조현아 전 부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 배상 사건은 ‘대한항공이 박창진 전 사무장에 7,000만 원 배상하라’는 판결이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창진 전 사무장은 항소심 판결에 대해 “오늘 법원은 박창진의 존엄을 7,000만 원으로 판결했다”면서 “오늘 판결 이후, 어떤 분들은 그래도 싸움에서 이겼으니 자축하라고 하신다. 하지만 저는 그럴 수가 없다. 적자를 이유로 경영책임을 노동자에게 넘기며 희생을 강요하고, 무수한 갑질로 기업 가치를 훼손하고도 노동자는 생각도 하지 못할 금액의 퇴직금을 챙기는 것을 목도했기 때문”이라는 글을 남기며 대법원 상고를 예고했다.
다만,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박창진 전 사무장 변호인이 서울고법 민사38부(부장판사 박영재)에 상고 취하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그의 변호인은 “박 전 사무장이 대법원까지 판단을 받아보고 싶어 했지만, 박 전 사무장과 변호인 상의 결과, 대법원에서 2심 판단이 바뀌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 상고를 취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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