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갔다와서 빠르게 후기 쓰려고 했는데 군대 오니까 시간이 없다. ㅠㅠ 각설하고 바로 시작하자.
8월 30일
휴가 나와서 기분이 좋다. 이날 아침부터 일찍 집을 나서 서울역으로 가는 무궁화호에 몸을 실었다. 전날에 새벽까지 잠을 못자서 굉장히 피곤하다. 기차에서 쪽잠을 자다 보니 어느새 서울에 도착했다. 4개월만에 가는 서울이다.
하울림 전시회를 가보긴 해야겠는데 지방에서 서울 가기가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라서, 휴가 계획을 세울 때 고민을 했다. 그런데 마침 영원 전시회(팬 전시회)와 내가 좋아하는 밴드 콘서트가 비슷한 시기에 하여 8월 30일~9월 1일을 서울 일정으로 잡았다.
30일에는 윤하와 관련된 곳은 가보지 않았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8월 31일
전날까지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일찍 일어나지 못하고 푹~잤다. 오늘은 하울림 전시회에 간다. 그전부터 나보다 먼저 간 사람들의 후기를 조금 읽어 봤는데 이해하기 어렵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 나도 도슨트 없이 맨몸으로 가는 거라 살짝 걱정했다.
2호선 뚝섬역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가다 보니 더서울라이티움이 나왔다. 근데 저거 왜 끝까지 안 펼쳐진 건지??
여기로 들어가면 되…기 전에 매표소에서 실물티켓을 받고 들어가야 한다.
입구부터 저게 뭐지 싶은, 진짜로 숲을 구현해 놓았다.
바닥의 촉감을 느끼게 천 슬리퍼? 를 주던데 불편해서 신고 다니지는 않았다. 나갈 때 반납할 수 있다.
(나는 여기 찾는것도 힘들었다. 건물 들어온 다음 지하로 가면 된다.)
앞으로의 내용은 다수의 스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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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가득 담긴 유리큐브가 있다. 2관에서는 치이익하고 물도 뿌려준다.
큐브 안의 식물?이 빙글빙글 돌아가고 동시에 몽환적인 음악이 들린다. – 프롬 피셜 ‘로켓방정식의 저주’에 쓰인 음악이라고 한다. 솔직히 놀랐다. 찍어둔 영상 속 음악을 다시 들어보고 로방저를 들으니 진짜 약~간 들린다! 이렇게 완성된 음악을 하나하나 분해해서 듣는 걸 정말 좋아한다.
설명 그대로 구현해 놓았다. 붉고도 검은 뿌리가 첫 번째 사진 같은데, 가까이 가서 보면 이걸 어떻게 만들었지? 싶을 정도로 세심하게 구현했다.
1관의 푸른 그을음은 어느새 잿빛이 되었다. 바닥에 있는 얼굴들은 뭘 나타내는 것일까.
백색의 꽃봉오리
빛이 나는 얼음이 천장에서부터 내려왔다. 녹지 않으니 당연히 얼음은 아니겠지? 모형 같다.
커다란 꽃봉오리에 꽃들이 아기자기하게 꽂혀 있다. 꽃봉오리 안의 조명으로 그림자가 없다는 걸 표현한 것 같다.
연잎과 연밥?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구멍이 숭숭 뚤린 식물이 있다. 설명을 참고하자면, 2관의 물 테마를 다시 상기시킨다. 실제로 내가 지나온 관들을 거슬러 올라가면 태초엔 물이 있었다. 이 식물도 물에 사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이 챕터의 이름은 왜 하울림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넓은 공간이 나왔다.
3관에서 사라졌던 소녀를 다시 만난다. 두 번째 울림? 그럼 5관의 하울림이 첫 번째 울림인 것인가?
여담으로 이 전시회 어떻게 구현했는지 볼수록 놀랍다. 하나하나 다 섬세하다. 팀보타 분들 이런거 어떻게 만드신 겁니까….?
제일 이해하기 힘들다. 울림의 출처? 검붉은 그림자?
강렬한 붉은색 빛이 인상적이다.
프롬에서 7관은 새녘바람의 음악이 쓰였다고 한다. 새녘바람은 “붉은 시작, 검은 끝이 존재하는 세상의 매일에”라는 가사로 시작한다. 그렇다면 일출과 일몰을 나타낸 것일까?
‘터전’
“모든 길은 이어져 왔다”
“한치도 망설일 것이 없었다”
“터전 그 안에 삶이 있다”
7집이 발매된 시점에서 쓰는 나의 입장에서, 모두 ‘맹그로브’의 가사임을 알 수 있다. 사실 8월 31일에도 앨범 프리뷰는 공개된 시점이기에 맹그로브임을 알 수 있었다. 8관의 음악도 프리뷰의 맹그로브를 듣고 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
이전의 관들과 다르게, 8관은 중앙에 있는 나무가 전부이다. 터전 그 자체인 맹그로브를 나타낸 것일까. 맹그로브 나무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밖으로 드러난 뿌리를 내려 물속 생명체들이 살아갈 공간을 제공한다고 한다. 가히 터전의 숲으로 불릴 만하다.
7집이 ‘성장론’이므로, 하울림을 거치며 성장해 터전의 숲인 맹그로브에 도달한 ‘나’와 ‘소녀’를 의미하지 않나 싶다.
(개인적인 생각이고 사실 잘 모르겠다. 깊은 뜻이 있을 텐데…)
음악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하는 조명이 인상적이다.
전시를 위해 그려놓은 추유진 작가님의 그림들을 벽에 붙여 놓았다. 아마 구상 도안 느낌으로 그린 것 같다. 상당히 잘 그렸다.
이건 4관의 꽃봉오리겠지? 그림을 보니 이해가 된다.
8월 31일에는 미처 까먹고 다운받아놓은 도슨트를 듣지 못했다. 지금 들어보니 그땐 이해하지 못한 것들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그치만 큰 틀은 내가 생각한 것과 같았다.
이번 정규 7집의 소녀 세계관을 전시회에 접목시키려 한 윤하님이 새삼 대단하다. 7집과 다른 점이라면 바다 컨셉이 아닌 숲을 택했다는 것? 결국 맹그로브 숲으로 귀결되니 틀린 건 아니다. (그리고 바다는 전시 하는거 가능??) 소녀를 따라 여행하며 앨범의 의미를 곱씹어 볼 수 있게 한다. 그게 아니더라도, 시청각적으로 주는 재미가 있으니 한번은 오길 권한다. 윤하 아니면 이런 전시회 또 언제 와 보겠냐… 전시 감독에 윤하가 당당히 쓰여 있는게 자랑스럽다. 팀보타 분들도 굉장히 수고 많으셨습니다ㅎㅎ
그리고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각 관마다 나오는 음악! 들이 7집의 각 곡들의 부분 음악인 점이 놀랐다. 마지막 맹그로브는 눈치 챘지만 나머지 음악들은 전혀 몰랐다. 프롬에서도 말하듯 어두운 음악도 밝은 면을 가지고 있고 밝은 음악도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굿즈샵과 포토부스를 통과하고 밖으로 나왔다. 내가 나올 땐 들어갈 때랑 다르게 대기줄이 꽤 길었다. 일찍 가서 다행이다.
앨범이 나온 지금 다시 한 번 가서 음악을 들어보면 좋겠지만, 당분간 서울은 못 가서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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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제 뭐 하지?
이날은 하울림 말고 딱히 계획을 세워 두지 않아 잠시 고민했다. 갤러리아포레 근처의 서울숲에서 쉬면서 생각해 봤다. 서울사는 친구에게 연락해 봤지만 오늘은 시간이 안 난댄다. 최대한 윤하와 관련된 장소를 찾아가 볼까 생각하다 코엑스 전광판과 아케미 아이스크림 가게를 가기로 했다.
인터파크에서 윤하 7집 발매에 맞춰 8월 26일부터 9월 1일까지 코엑스 전광판에 윤하가 나온다는 사실에 안 갈 수가 없었다. 기대가 되었다.
워…..
이 촌놈은 코엑스를 처음 가 봤다. 웅장한 규모에 1차로 놀라고 저 거대 전광판에 많은 광고가 지나가고 윤하가 나오자 들뜨고 기뻤다. 이런 이벤트가 얼마나 있으랴? 시간써서 여기오길 잘했다. 저 정도 크기면 홍보효과는 죽이는 거 같다.
6~7분 간격으로 윤하가 송출되어 두 번 보고 자리를 떴다.
이제 저녁을 먹고 아케미로 갔다. 원래 소양강닭갈비도 가보고 싶었으나? 거리가 너무 멀어 포기했다. 언젠간 가야지…
윤하 단골인 아케미를 가 보고 싶었다. 일단 들어갔는데 사람이 꽤 많아서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쭈뼛쭈뼛 가게를 둘러보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정말 친절하게 대해 주셨다. 솔직히 메뉴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ㅠ 그냥 맛있어 보이는 걸로 주문했다. 맛은 깔끔하면서도 오묘했다. 맛있다. 다음에 또 먹어봐야지.
아케미에 홀릭스분이 나눔하신 굿즈도 있어서 가져왔다. 감사합니다…!!
가기 전 사장님께 윤하 때문에 왔다고 하니 홀릭스분들 많이 온다고 하셨고 7집 소식도 알고 계셨다. ㅎㅎ
대박나시길 바래요!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MBN에 나오신다길래 폰으로 시청했다. 아주좋소…
8월 31일 끝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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