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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반대에도 ‘제조 비법’ 한국에 전수한 일본 기업가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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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이 기요스미 회장
삼양그룹 라면의 시초
제조 비법 쪽지 건네줘

직원들의 반대에도 ‘제조 비법’ 한국에 전수한 일본 기업가의 정체
출처 : 삼양식품

매년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며 K-식품의 장을 선도하고 있는 라면 수출이 올해는 8개월 만에 1조 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식품업계가 성장세가 가파른 것으로 알려진 미국·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인기를 기반으로 해외 판매처를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삼양식품은 한국 라면의 첫 장을 연 기업으로 과거 일본 업체로부터 라면 기술을 배워 한국으로 들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일본 업체는 당초 업계의 비밀이자 기업의 최대 기술로 여겨지며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던 라면 기술을 유일하게 삼양식품의 故 전중윤 선대 회장에게만 알려줬다. 그렇다면 한국인에게 라면 제조 기술을 전수해 준 일본인 기업가는 누구일까? 이는 일본의 식품 기업 묘죠식품의 오쿠이 기요스미 회장이다.

직원들의 반대에도 ‘제조 비법’ 한국에 전수한 일본 기업가의 정체
출처 : 삼양식품

당초 전중윤 회장은 잘나가는 국내 굴지의 보험회사로 알려진 동방생명(현 삼성생명) 창업에 참여해 부사장 자리까지 오른 인물로 유명했다. 전중윤 회장이 라면을 개발하게 된 이유는 어느 날 그가 미군이 버린 음식으로 만든 ‘꿀꿀이 죽’을 사 먹으려 길게 줄을 늘어선 이들을 보게 됐기 때문이다.

이 광경을 보고 참담함을 느낀 전중윤 회장은 일본 출장 때 먹어보았던 라면을 떠올리게 되고 잘 나가던 보험업계를 떠나 삼양라면을 창업했다. 그가 삼양이라는 이름을 지은 것은 ‘삼양(三養)’에 세상을 구성하는 3요소인 하늘, 땅, 사람을 기른다(養)는 뜻이 담겨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창업을 결심한 전중윤 회장은 사재를 털어 작은 공장을 짓고 일본을 오가며 라면 제조 기술을 배운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일본의 묘조식품이라는 회사가 인스턴트 라면을 한국보다 4년 앞서 출시해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5만 달러를 정부에서 지원받은 전중윤 회장은 묘조식품의 오쿠이 회장을 만나게 된다. 당초 라면 개발을 위해 전중윤 회장은 일본의 여러 라면 업체 대표들을 잇달아 만났으나 돌아온 것은 과도한 요구와 냉대뿐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직원들의 반대에도 ‘제조 비법’ 한국에 전수한 일본 기업가의 정체
출처 : 삼양식품

여러 업체에서 거절을 당한 전중윤 회장이 오쿠이 회장을 만나게 된 것은 큰 행운이었다. 실제로 전중윤 회장은 묘조식품 회장을 찾아가 라면 제조 기계 판매와 기술 전수를 간곡하게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묘조식품이 수프를 따로 첨부한 라면으로 돌풍을 일으킨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묘조식품은 당시 회사의 제조 기술을 한국 기업에 넘기고 싶지 않아 했다. 그러나 묘조식품 회장은 전중윤 회장이 국내 굴지의 금융인이었다는 점을 주목함과 동시에 그의 성실함과 의욕을 보고 라면 기계 판매와 기술 전수를 결심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오쿠이 회장은 파격적인 조건으로 기술을 전수했으나 기밀에 가까운 수프 제조 기술은 직원들의 반대에 부닥쳐 알려주지 못했다. 당시 전중윤 회장은 오쿠이 회장의 도움을 받아 공장설비·제조공정·품질 규격 등 라면 생산과 관련된 기술을 습득해 나갔으나 결국 수프 제조법 등 핵심 기술은 배우지 못했다. 여기서 오쿠이 회장은 한국 식품의 역사를 뒤바꿀 큰 결단을 하게 된다.

출처 : 유튜브 채널 ‘지식공장장’

핵심 기술을 배우지 못해 낙심한 채 귀국길에 올랐던 전중윤 회장에게 오쿠이 회장이 쪽지를 건넨 것이다. 이 쪽지에는 바로 전중윤 회장이 그토록 전수하고 싶어 했던 라면수프의 제조 비법이 적혀있었다. 당시 오쿠이 회장은 전중윤 회장에게 쪽지를 쥐여주며 “비행기가 한국 영공으로 진입할 때까지 뜯어보지 마세요. 특히 공항에선 편지의 존재를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아야 합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쪽지에는 수프 제조법, 원료의 배합 비율 등 핵심 비밀을 기록한 오쿠이 회장의 자필 메모가 적혀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오쿠이 회장은 전중윤 회장을 향해 “부디 한국 국민들이 라면이라도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라는 전언을 남기기도 했다. 오쿠이 회장의 결단으로 삼양식품은 탄생할 수 있었다. 특히 이 결단은 일본에 대한 기술 이전 1호 사례로 역사적 의의가 크다.

출처 : 메자마시 티비 캡쳐

한편, 일본에서 기술을 배워와 국내 최초의 라면 출시에 성공한 삼양식품은 일본에 가장 먼저 판매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라면 업계에서 도전적인 시장으로 꼽히는 일본이 글로벌 식품으로 도약 중인 K-라면으로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평가되는데 이은 행보로 추측된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이 일본에 가장 먼저 진출해 경쟁시장은 일본에서 점유율을 높이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 해외 브랜드 라면의 수입이 지속 증가해 지난 2022년 기준 약 88억 엔으로 커졌고, 이 중 한국 라면이 82%(약 72억 엔)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국 라면 수입액은 전년 대비 5.9%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상황에 삼양식품 역시 일본 시장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현지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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