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태운 4시간짜리 해외여행 (대마도 [쓰시마]) – 실시간 베스트 갤러리
하지만 따로 계획을 잡은 게 없었기에 집 근처에서 노는 것도 질리던 참
문득 얼마 전 Fire egg 없는 Fire egg 친구의 소식이 떠올랐습니다.
이벤트에 참여해서 대마도 왕복 승선권+술 2병을 싸게 구했는데
이벤트 술은 면세 카운트가 안 되는 줄 알고 술을 한 병 더 샀다가 빼앗겼다는 이야기…
바로 친구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나 “야, 너 뺏긴 술 내가 받아올 수도 있냐?”
친 “왜? 니가 가게?”
나 “고민 중… 왕복 승선권 싸게 나왔더라고”
친 “위임장 쓰면 가능할걸?”
나 “그럼 그 술 나 가진다?”
친 “그래라 ㅋㅋㅋ 갈 거면 말해”
이후 몇 시간 동안 고민을 하다가 연휴에 방콕만 할 것 같아 결국 배를 잡고 여행 계획을 급하게 짰습니다.
멀리 보이던 저 섬으로 드디어 가보는구나…
배는 특가로 왕복 7만 원에 딱 두 자리가 남아있어 서둘러 예약하고
친구에게 정보를 받아 세관으로 연락해서 위임 신청도 완료했습니다.
출발 당일 새벽 6시.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이 그리 멀지는 않지만 1시간 반 전에 도착해달라는 안내도 있고
혹시나 세관 문제도 있을까 일찍 출발해 봅니다.
우효—! 꽁술 겟또다제—!!
티켓팅을 완료하고 탑승장으로 들어가 검색대로 향하지 않고 왼쪽으로 갔더니
세관직원 세 분이 술을 들고 계셨습니다.
어제 연락을 주신 분이냐며 간단한 신분 체크와 사인을 한 다음 물건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검색대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니 작은 면세점이 있었는데
야마자키 12년이 딱 한 병 28만 원에 남아있어 구매할까 하다가
‘일본 면세점이나 주류 판매점이 더 싸지 않을까?’생각하고 그냥 배에 승선을 했습니다.
시간이 되고 배는 출발~
싼값의 왕복 티켓인 만큼 선내 카페(+화장실) 앞의 사람이 많이 지나다닐 것으로 예상되는 자리였습니다.
그래도 운이 좋은 건지 생각보다 돌아다니는 사람도 없고 편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
배 안은 이런 느낌.
짧은 거리고 파도도 그리 심하지 않았는데 (1~1.5m)
출항 30분 만에 4~5명이 화장실 앞에서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멀미가 없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신호도 꽤 잘 터졌습니다.
쓰시마에 도착하기 10분 전까지도 잘 터졌는데 갑자기 뚝 끊어지더군요.
그렇게 금방 도착한 쓰시마 (대마도)
정말 쪼끄만 여객터미널입니다. ㅎㅎ
확실히 한국관광객이 압도적으로 많은 곳이라 그런지
터미널 곳곳에도 한글이 적혀있고 종사자분들도 어느 정도 한국어를 사용하셨습니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서둘러 미리 알아둔 전기자전거 대여소로 이동했습니다.
Chinguya (친구야)라는 식당인데 자전거 대여도 겸하고 있습니다.
전기자전거는 2시간에 1,000엔, 이후 1시간당 500엔을 추가금을 받는 형식이었습니다.
자전거 타는 걸 참 좋아하는데 사는 곳 근처에는 느긋하게 탈 곳이 없어 BMW를 이용 중입니다만
정말 오랜만에 기분 좋은 자전거 타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첫 목적지는 우선 식사부터 해결하고자 미리 찾아뒀던 초밥집 すし処 慎一 스시도코로 신이치로 향했습니다.
리뷰에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가 없어 큰 걱정을 안 했는데 이미 가게 안은 만석이고
10명 정도의 손님이 줄을 서있어 지금 기다렸다간 일정 소화를 못하겠다 생각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전기자전거를 처음 타 봤는데
오토바이처럼 타는 건가 싶었지만 그게 아니라 제가 쓰는 힘을 1/5수준으로 줄여주는 버프 머신이었습니다.
이런 경사길에서도 전혀 힘을 주지 않고도 편하게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西泊海水浴場 (なや浜海岸) 니시도마리 해수욕장 (나야 해변 해안)
캬~ 멋집니다.
이 멋진 해수욕장을 혼자 독차지 중이라니!
하늘과 바다의 푸른색을 만끽하고 다시 이동합니다.
차도 없고 옆으로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보던 그런 여름의 공간에 들어간듯합니다.
조금 더 들어가니 더욱 에메랄드빛이 된 바다.
즐거운 자전거 타기를 중간중간 멈출 수밖에 없는 풍경이었습니다.
일본의 아름다운 해변 100선 중 한 곳이라는 三宇田浜海水浴場 미우다 해변 해수욕장
괌이나 태국에서 느꼈던 이국의 바다를 이렇게 가까운 섬에서도 볼 수 있었다는 게 놀랍습니다.
上対馬温泉 渚の湯 카미쓰시마 온천 나기사노유
사실 식사 후에 가려고 했던 곳인데 예정을 바꿔 온천을 먼저 즐기기로 합니다.
다 같은 가격인데 무슨 이유인지
섬사람과 외지 사람(일본인), 외국인을 나눠놓은 티켓.
외국인 성인 입장권과 바스 타월을 구매 후 입장했습니다.
내부는 촬영할 수 없으니 대충 작은 탕이 몇 개 있고 샤워기가 5개 정도
그리고 사우나가 있었습니다.
약간 아쉽긴 하지만 탕 안에서 바다를 구경하며 바닷바람을 느끼며 온천을 즐기는 건
또 즐거운 추억이 됐습니다.
목욕탕에는 정말 티슈 하나 빼고는 아무것도 구비되어 있지 않으니
온천을 즐기실 분들은 꼭 풀세트를 준비해 갈 것을 추천합니다.
(면봉, 드라이어, 스킨, 로션, 기타 등등 아무것도 없이 딱 티슈만 있습니다.)
시간이 없기 때문에 5분 정도의 짧은 온천을 즐기고
일본 목욕의 묘미인 병 우유를 마시러 갔는데 엥?… 사용 금지?…
먼저 오신 일본인 할머니 두 분이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며칠 전 낙뢰를 맞아 고장 났는데 목욕탕 관할이 아니라
자판기 회사 제품이라 수리를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
아… 내 병 우유…
는 온천에 들어가기 전 미우다 해변에서 팔던걸 기억하고 다시 달려갔습니다.
이동식 차량 카페에서 판매하는 거라 조금 아쉬운 시원함이지만
병 우유를 즐길 수 있었다는 사실 하나로 족합니다.
2개를 더 사서 방금 할머니들께 가져다드릴까 생각은 했지만
다시 가도 계실까 하는 생각과 일정의 촉박함에 그만뒀는데
되든 안 되든 사서 드릴 걸이라는 후회가 남았습니다.;ㅅ;
날씨는 정말 좋은데 아무것도 챙겨오지 않은 바람에
온천에 선크림이 씻겨나간 피부 위로 뜨거운 태양빛이 스며듭니다.
불과 몇 분 차이인데 아까와 또 다른 빛의 바다.
신나게 달리다가도 계속 옆을 돌아보고 가던 길을 멈추게 됩니다.
구름도 이쁘구나~
지브리의 포뇨가 떠올랐던 항구.
곳곳의 개울에는 물고기떼도 보입니다.
바다와 이어진 개울.
다시 신이치를 찾았지만 여전히 손님이 많이 줄 서있어 계획을 변경해 다른 초밥집을 급하게 찾았습니다.
다행히 자리가 있었던 みなと寿し 미나토스시.
카운터 자리를 안내받고 주문을 합니다.
주문한 にぎり寿しセット 니기리스시 세트.
우선 소바와 챠완무시.
저 오른쪽 위의 반찬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시라아에 같은데 정확히 뭔지 잘 모르겠군요.
그리고 초밥.
이건 추가로 주문한 自家製明太子 미나토스시에서 만든 자가제 명란젓.
굉장히 짰습니다.
다 나왔으니 영상으로 한번 찍어주고
サントリー ザ・プレミアム・モルツ 香るエール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 향이 나는 에일 맥주부터 벌컥.
병맥주로 할까 하다가 기분으로 생맥주를 주문해 봅니다.
냠
냠냠
맥주를 끝내고 쓰시마의 일본주 白嶽 生酒 시라타케 나마자케 생주도 주문.
부드러운 일본주긴 했습니다만 좀 싱거운 느낌의 아쉬움…
조금 더 마시고 싶었지만 아직 일정이 남았기에 후반은 초밥만으로 즐겼습니다.
히타카츠 유일의 대형마트 スーパーバリュータケスエ 슈퍼 밸류 타케스에 (밸류 마트)
이즈하라에는 대형마트가 꽤 많이 생겼다는 이야기입니다만
히타카츠에는 아직 이곳이 유일한듯합니다.
크다고 해도 슈퍼라 물건이 많지는 않습니다.
얼마 전 이미지 걸이 됐다는 최애의 아이 카나의 제품도 발견.
물건의 다양함은 부산의 국제시장과 비슷합니다만
국제시장이 한국인에게 먹히는 유명한 일본 제품이 가득하다면
여긴 그냥 평범한 일본 제품이 많아 한국에서 잘 팔지 않는 물건을 위주로 사면 좋을듯합니다.
이후 종업원에게 근처에 편의점이 있는지 물어봤으나
여긴 그런 거 없다는 슬픈 목소리의 대답을 듣고 죄송해졌습니다.
마트 쇼핑을 끝내고 바로 근처에 대마도 명물을 구매하러 갔습니다.
쓰시마 명물 카스마키.
많이 있을 줄 알고 늦게 찾아갔는데 이미 다 팔리고 미니 사이즈만 3개 2개 남아있다고 하여
2개 2개 해서 4개 세트를 만들어 포장을 부탁했습니다.
흰 앙금과 검은 앙금 (당일 먹은 건 아니고 다음날 아침 대용으로 먹었습니다.)
냠.
카스마키라는 이름 때문에 카스테라와 비슷하려나 생각했지만
그냥 모양만 다른 도라야키였습니다.
이건 추가 주문했던 黒ゴマ もなか 검은깨 모나카.
딥 다크한 블랙입니다.
깨를 곱게 잘 갈았는지 퍼석임 없이 부드러운 모나카였습니다.
돌아다니면서
특이하고 재미난
자판기를 많이 봤습니다.
정말 투명한 개울.
자전거를 반납하고 골목으로 걸어 다니다 발견한 고양이.
여행 도중 한 마리라도 발견할까 대마도 삵 (쓰시마 야마네코)을
눈에 불을 켜고 찾았지만 끝까지 찾지 못했습니다.
미안… 줄 게 없어…
또 주변 구경을 하다 발견한 약국.
다른게 아니라…
약사의 혼잣말 “이거, 독입니다.” 포스터가 약국에 붙어있는 게 웃겨서 찍어봤습니다.
이후 터미널 근처의 면세점 두 곳을 가봤으나
야마자키 12는 3.5만 엔이라 한국 면세점보다 비쌌고
다른 일본 위스키들도 가격대가 비싸게 형성되어 있어 포기하고
아버지께 드릴 위스키를 하나 산 후 터미널로 향했습니다.
출발까지 어중간하게 시간이 남아 디저트나 먹을까 하고 들어갔던 카페.
생각지도 못했던 과일 우유를 이곳에서 발견할 줄이야… ㅎㅎ
잽싸게 구매했습니다.
무진장 달았지만 땡볕에서 땀을 빼서인가 쭉쭉 잘 들어갔던 말차 라테.
그렇게 짧은 휴식 후 시간이 되어 터미널로 들어갔습니다.
출발 전 마지막으로 구매한 자판기의 이로하스.
소금과 레몬인데 짠맛은 전혀 없었습니다.
이게 타고 오고 타고 갈 니나호.
조금 더 아래쪽에서 보면 배가 붕 떠있는 모습입니다.
돌아갈 때는 바다가 보고 싶어 창가로 잡았지만 도착할 때까지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ㅠㅠ
대마도 여행의 전리품.
품목만 봐도 히타카츠에는 얼마나 살게 없는지 알 수 있을 듯…
그렇게 4시간이라는 짧은 당일치기 해외여행이 끝났습니다. ㅎㅎ
혼자 여행도 잘 다니지 않고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결정도 잘 못하는데
긴 연휴와 친구의 술, 특가로 나온 왕복 배편 등
여러 가지 우연히 겹쳐 오랫동안 가보고 싶었던 대마도 여행을 이렇게 갈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더 할 게 없었던 섬이었지만
생각보다 더 멋진 풍경으로 절 놀라게 한 섬.
다음에는 제대로 된 자전거 여행이나 이즈하라 쪽을 가보고 싶습니다.
연휴의 마지막을 제대로 불태운듯하여 만족스럽습니다.
친구야 위스키 잘 마실게 ㅋㅋㅋ
출처: 일본여행 – 관동이외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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