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사는 줄’ 아이유, 안타까운 소식
[TV리포트=김경민 기자] 서울시의 부실한 행정 탓에 애꿎은 가수 아이유가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 11일, 21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아이유의 콘서트를 앞두고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를 우려하는 민원이 제기된 뒤 큰 파장이 있었다.
자신을 손흥민의 팬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서울시에 아이유 콘서트 취소 요청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이 네티즌은 “평소 손흥민 선수의 팬으로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그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국민신문고를 통해 민원을 제기했다”라고 밝혔다.
축구선수 손흥민이 공식적으로 잔디 상태를 향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비롯된 이번 논란은, 축구 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이슈였다. 지난 5일 우리나라는 팔레스타인과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비겨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후 주장 손흥민은 “(우리나라에)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빠른 템포의 경기를 못 한 것이 팬들에게도 아쉬우셨을 것”이라며 “홈에서 할 때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경기장의 잔디 상태를 지적한 바 있다.
민원에 서울시는 “아이유 콘서트는 이미 티켓이 전석 매진돼 계획대로 열린다”라며 “하지만 내년부터 그라운드석 판매를 제외한 부분 대관만 허용하기로 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자 이번엔 아이유 팬들이 서울시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아이유 갤러리’에 “월드컵경기장 ‘잔디 문제’는 전적으로 서울시설공단의 관리 소홀 책임”이라며 “관리를 잘못한 서울시가 사과하는 게 도리인데, 마치 아이유 콘서트 여파로 내년부터 월드컵 경기장 그라운드석 판매가 제외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같이 서울시가 마치 가수에게 잔디 훼손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해 갈등을 부추겼다며 일파만파 파장이 커진 가운데, 21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된 아이유의 콘서트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비단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이유뿐만 아니라 앞서 가수 임영웅, 그룹 세븐틴 등도 공연을 개최한 바 있었다. 그만큼 경기장이 거둬들이는 수익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잔디 관리 부실 논란이 터지자, 그 많은 수익금은 다 어디로 가는지 사람들의 궁금증은 커져만 갔다.
그런 가운데,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올해 축구 경기, 콘서트로 82억을 벌어들였지만, 잔디 관리엔 2억 5천만 원 정도만 지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25일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 서귀포시)이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이 올해 8월 말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에 지출한 금액은 총 2억 5,327만 원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축구 경기와 연예인 콘서트 대관, 그에 따른 주차요금으로 올해 1~8월 올린 수익(총 82억 550만 원)에 비하면 비중이 상당히 작다.
그간 월드컵경기장은 국가대표 A매치 경기로 9억 9,426만 원, FC서울 경기로 11억 3,832만 원, 콘서트 등 문화행사로 24억 3,447만 원, 일반행사로 36억 3,846만 원을 벌었다. 주요 문화 행사 대관 수입은 임영웅 콘서트가 14억 3,899만 원, 세븐틴이 9억 7,758만 원이었다.
이는 21~22일 열린 아이유 콘서트는 포함되지 않는 액수다. 이번 아이유 콘서트 대관 수익으로도 최소 10억 원 이상은 벌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누리꾼은 “애초에 돈 주고 빌렸는데 그걸 책임 전가하는 게 말이 되냐”라며 “대관료로 얻은 수입으로 구장에서 알아서 관리를 해야 한다”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또한 월드컵경기장이니만큼, 국가대표 선수들이 경기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잔디 관리를 확실히 공단에서 해야 한다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김경민 기자 kkm@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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