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거리며 사퇴 선언하게 만든 이임생의 ‘카톡 캡처본’ 내용
민형배 의원 카톡 대화 공개
이임생 ‘동의했다고 컨펌’ 요구
전력강화위원 회유 의혹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 이사가 국회 현안 질의 도중 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임생 기술이사와 한 전력강화위원이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돼 이목이 쏠렸다. 이날 이임생 기술이사는 의원들의 강한 질타와 의혹에 울먹거리며 사퇴 뜻을 전했다.
24일 국회 현안 질의에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임생 기술이사와 한 전력강화위원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캡처본을 공개했다. 해당 대화는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낙점한 다음 날인 지난 7월 8일 이뤄졌다.
공개된 대화에서 이임생 기술이사는 전력강화위원 A 씨에게 “제가 최종 결정 동의 부탁드린 거만 확인해 주시면 된다”라고 했다. 이후 A 씨는 “이사님 잠시만요. 언론을 이제 접해서 보고 있어서요”라며 “사태를 파악해 보고 연락드려도 되겠냐”라는 뜻을 비쳤다.
이에 대해 이임생 기술이사는 “OO 기자에게 제가 최종 결정하겠다고 전화하고, 동의받은 부분만 컨펌해 주시면 된다”라고 했다. 하지만 A 씨는 “저는 제외하고 진행해 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죄송합니다”라며 거절 의사를 비쳤다.
해당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홍명보 감독과 면담 전 전력강화위원 5명으로부터 ‘최종 결정에 대한 위임’을 받았다는 이임생 기술이사의 주장과 대비되는 대목이라며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민형배 의원은 “다섯 명에서 모두 동의받았느냐”고 질문했고, 잠시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인 이임생 기술이사는 “유선상으로요?”라고 되물었다.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한 민형배 의원은 “(동의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왜 저렇게 동의해 달라고 하나”라며 “A 씨는 내가 물어봤더니 당신에게 동의를 구한 적이 없다더라. 왜 그렇게 회유하려고 했느냐”라고 했다. 즉, 이임생 기술이사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전력강화위원을 회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해당 의혹에 이임생 기술이사는 자신이 각 전력강화위원의 위임을 분명히 받았다고 주장하며, A 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는 회유가 아닌 자신에게 위임한 것을 기자에게 확인해 주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실제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던 박주호 해설위원은 이임생 기술이사에게 동의해 줬는지 묻는 민형배 의원에게 “(이임생 기술이사와) 한 1분가량 통화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라며 “동의를 구하는 이야기는 나눴다. 제가 느끼기에는 통보에 가까웠다”라고 했다.
이후 거듭된 질타에 이임생 기술이사는 돌연 사퇴를 발표했다. 현안 질의 도중 이임생 기술이사는 “사퇴하겠다”라며 “이건 내 명예가 걸린 일이라 꼭 말씀드리겠다. 내가 결정하게끔 부탁을 드려서 다섯 분으로부터 동의를 다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박주호 해설위원은 아까 1분이라고 이야기했지만 2분 44초를 통화했다”라며 “내가 통화를 안 하고 동의를 안 받은 것을 전대 동의 못 하겠다”라며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이임생 기술이사는 “대표 선수들이 한국에 와서 잔디 상태가 안 좋다는 말을 한다”라며 “한국 축구를 위해 위원님들이 선수들에게 좋은 잔디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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