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질라” 경찰 출입 금지한 고급 아파트 단지
경찰 ‘폴패스’ 도입해
일부 고급 아파트 반대해
설치·유지 비용 입주민 부담
경찰관이 아파트 공동현관을 신속하게 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인 ‘폴패스(Pol-Pass)’가 일부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폴패스는 출동 경찰관이 관할 아파트 공동현관을 고속도로 요금소의 하이패스처럼 신속하게 통과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동안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의 경우 공동현관을 통과하려면, 아파트 관계자가 문을 열어줄 때까지 출입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출동 시간이 길어질수록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경찰은 폴패스 확대 시행을 밝혔다.
이에 올해 상반기 서울경찰청은 운영 가이드라인을 배포하여 각 경찰서의 상황에 맞게 확대 실시할 것을 공고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9월 현재 서울 시내 31개 경찰서 대부분이 폴패스 시스템을 도입했거나, 검토 단계로 알려졌다.
각 아파트 단지에서 폴패스가 적용되려면, 우선 경찰은 폴패스 시행에 앞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는 경찰이 사적인 주거 공간을 드나들어야 하는 이유에서다.
경찰청에 따르면 폴패스의 경우 아파트 보안시설이기 때문에 입주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에 경찰은 비용 부담에 관한 내용도 입주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일부 고급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폴패스 시행을 거부하는 사례도 전해진다. 이들은 “경찰이 드나들면 집값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 폴패스를 반대한다.
또한 고급 아파트 단지의 경우 대게 사설업체를 통한 경비원이 상주하여 보안을 담당한다. 통상 이들은 경찰이 요청하는 공동현관 개방에도 비협조적이라 현장에서 고충이 있다는 현장 경찰들의 호소가 전해진다.
더하여 비용 부담도 문제로 거론된다. 폴패스는 카드형과 수신기형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카드의 경우 한 장에 2,000원 수준으로 저렴하다.
그러나 수신기의 경우 개당 20만 원에 달하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다. 또한 수신기는 설치를 비롯해 유지 보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여 입주민들이 부담할 금액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서울청은 폴패스 운영 가이드라인에서 수신기 방식을 추천하는데, 이는 수신기 도입의 경우 출동 경찰관이 1개의 리모컨만 소지해도 관할 아파트 출입이 가능하여 편리하기 때문이다.
앞서 전북경찰청의 경우 지난 5월 일부 아파트 단지에 폴패스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당시 전북 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공동주택 1,682단지(45만 965세대)에서 112 신고는 연 2만 8,000여 건 수준에 달하는 등 공동주택 내 범죄 사건이 끊임없이 증가 추세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문학선 전북경찰청 지역경찰계장은 “우유 배달부와 택배 기사 등은 진즉부터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보증금을 내고 카드를 받아 공동현관을 드나든다”라며 “민간인도 편의 때문에 자유롭게 오가는데, 정작 국민 생명을 지키는 경찰이 신고를 받고도 신속히 출입하지 못하는 건 불합리하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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