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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장르의 게임을 하고 싶어 회사를 설립한 사람.JPG – 실시간 베스트 갤러리

디시인사이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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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하버드 대학의 학내 신문을 통해 

동양 언어, 동양 문명, 동아시아 관련해서 전공을 하는 

두 학생이 2학년 학기 중에 결혼했다는 이야기가 뒤늦게 올라오게 됨.

이야기의 주인공은 티모시 프랭크 벤더, 스노우 쉐 루이.

두 학생은 1학년 때 같은 강의를 들으면서 말 그대로 우연히 알게 된 사이였지만

관심사나 취미가 놀라울 수준으로 똑같았기에 

엄청나게 빠르게 친해지면서 연인 사이로 발전하고 

1년이 지난 2학년 학기 도중에 결혼을 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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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된 지 1년도 안되서 결혼을 했기에 많은 학부생들이 궁금해하는 이야기들을 

주로 질문을 하게 되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데이트가 뭐냐는 질문에

사실 우리는 데이트를 해본 기억이 없다. ?!

서로가 서로에게 중국 고대 시를 알려준 기억이라던가

무술을 가르쳐주고 시범을 보이기 위해 도와줬다는 

진짜 말 그대로 인싸 문화, 컨텐츠를 모르는 모습을 보여줘 많은 동문들에게 충격을 줬으며

바로 다음 질답도 


커플로서 본인들을 설명하는 세 단어를 말해보라는 질문에

본인들은 이러한 부분에 매우 약하다면서 

매우 뜬금없이 본인들이 같이 자주 플레이했던 게임의 이름을 대신 말하겠다면서 

발더스 게이트, 엘더스크롤 : 모로윈드, 엑스컴 : 에너미 위딘을 언급한 것…

이런 엉뚱한 답변 와중에도

본인들은 15분 뒤에도, 15년 뒤에도 똑같이 지내고 있을 것이라는 대답을 한 부분은 꽤나 인상적이었다는 반응이 있긴 했음.

아무튼 당시에 이런 역사, 동양 문명, 언어를 공부하면서

게임이나 하는 한 커플의 결혼 이야기는 

만난지 1년 만에 결혼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인터뷰 자체도 대다수 일반인 관점에서 큰 재미는 없다보니 

잠깐 이슈만 되고

대다수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갔음.

참고로 티모시 벤더는 하버드 입학 이전에 스탠포드 로스쿨에서 법학을 전공했었기에

여러 회사를 상대로 법적으로 자문, 컨설턴트를 하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고

스노우 루이는 졸업 이후로 예일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여러 회사를 상대로 경영 자문, 인수 합병 관여, 재정 관리와 관련된 직업을 가지게 됨.

이렇듯 두 사람은 전형적인 미국 엘리트의 삶을 살아가는 듯 했음.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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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졸업 이후로 티모시 벤더에게는 색다른 취미가 하나 생기게 됨.

그건 본인이 즐겨하던 게임, 

마운트 앤 블레이드 바이킹 컨퀘스트의 소스코드가 공개되자 관련해서 모드를 제작해보는 것.

그는 프로그래밍에는 큰 지식이 없었지만

밸런스와 고증, AI 개선, 각종 리워크 작업은 시간을 투자하면 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본인과 비슷한 인사이트, 취향을 가진 유저를 몇명 모집해서 소규모 모드 팀을 창설하게 됨.

이 모드 팀의 이름은 ‘Hooded Horse’, 후디드 호스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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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수치 수정 정도에서 끝날 것 같은 그의 모드 제작 작업은

꽤나 오랫동안 진행되었는데

여러 딥한 롤플레잉 게임이나 시뮬레이션, 전략 게임을 좋아하는 그의 성향때문인지

소소한 수치 하나 하나 작업하고 고증을 따지다보니 당연할 수 밖에 없었음..

다만 그가 만든 모드는 다른 대형 모드에 비해 기존 게임과의 엄청 드라마틱한 큰 차이가 없었기에

서구권에서 롤플레잉을 신경 쓰는 유저들 정도 제외하면 크게 언급되지 못하고 묻힌 모드에 가까웠음.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모드를 꾸준히 좋아하고

디스코드에 와서 소통하고 피드백해주는 팬들에게 큰 고마움을 느끼게 됨. 

물론 이 과정에서 마블에 고증을 찾을꺼면 너만의 게임을 만들어라라는 긁는 어그로부터

이정도 정성이면 나중에 게임 개발 관련 작업에 참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라는 응원도 있었는데

이러한 반응들은 진짜 아무도 예상 못한,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고

이 부부의 인생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꾸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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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 제작에 집중하던 이 시기에 티모시 벤더에게는

뜬금없이 한 가지 의문이 생기게 됨.

‘여러 나라에 다양한 게임 개발사와 배급사가 존재하는데, 왜 같은 장르 내에서 안정적인 시스템과 범주들이 지긋지긋하게 등장하는가.”

‘한 장르 내에서 여러가지 해석이 존재할 수 있는데 왜 비슷한 국밥같은 느낌만 지긋지긋하게 나오는건가.’

물론 이러한 문제는 게임 개발사, 배급사 모두 회사이기에 돈과 직결되는 문제임은

지나가는 사람들도 알법한 단순한 문제였지만

이 근본적인 의문은 

‘왜 돈과 관련해서 장르나 시스템 관련해서 참신한 시도, 해석 자체가 드물게 발생하는가’ 거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음.

티모시 벤더는 수소문한 결과 한 가지 원인을 발견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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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바로 배급사와 개발사 사이의 관계에서 개발사가 매우 불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임.

배급사는 보통 게임 개발비, 홍보비, 유통같은 자금적인 부분에서 모든 지원을 하게 되고

개발사는 그러한 지원을 받아 게임을 제작, 출시하게 되는 점인데

당연히 모든 자금을 배급사가 지원하다 보니 

게임 판매 수익은 일단 배급사가 모든 투자 금액을 회수한 다음에 순차적으로 분배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음.

이렇기에 해당 게임이 흥행하지 못해서 개발비를 건지지 못할 경우에는 

개발사는 돈을 전혀 못벌게 되니 자연스럽게 사라지거나 해체되거나, 인수되거나, 아웃소싱 전문 회사로 노선을 바꾸는 일이 

1990~2010년대에는 매우 빈번했음.

그렇다보니 개발사들이 ‘안정적인 느낌’으로만 게임을 만들려는 성향이 강해지다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장르적 다양성이나 해석, 창의성이 제일 떨어진 시기였다고 보게된 것.

(실제로 이 시기에 출시된 게임들은 일부 히트작들을 제외하면 전부 유명 게임의 클론 수준이라 

현재 스팀, GOG에서 찾지도 못할 수준의 양산게임이 있음..)



이렇기에 티모시 벤더는 


당시에 업계에 악평이 자자하던 이러한 배급 구조를 조금 비틀어서 


배급사가 개발사들에게 조금씩 양보해주면 


‘게이머로서’ 본인이 좋아하는 롤플레잉,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에서 보다 다양한 게임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됨.

물론 이런 해석에는

“그렇게 시도 해보고 싶으면 너 돈이나 써라” 

“배급사들이 자원 봉사하는 줄 아냐”

라는 반응이 자연스럽게 생기기 마련이었고

이러한 반응에 티모시 벤더는 

“ㅇㅋ 내 돈 쓸게” 하고 회사를 설립함.

그 회사의 이름은 본인이 만들었던 모드 팀 이름이었던 ‘후디드 호스’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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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벤더는 자신이 회사를 설립한 동기의 절반 이상은

무려 본인이 좋아하는 장르 내에서 보다 많은 게임들이 만들어지게 하기 위해서 설립했다는 답변을 했는데

해외에서는 다른 의미로 사리사욕을 채우는 CEO, 탐욕한 CEO로 유명해진 편…

아무튼 회사를 설립했으니

본인들이 유통할 게임이나 개발사를 찾아야 했는데 

알다시피 게임을 좋아했을 뿐이지

게임 업계와 관련된 능력이나 인맥은 전무했기에 

2019년에 회사를 막 설립했지만

1년 넘게 딱 한 개의 게임만 출시 계약을 진행하는 초라한 성과를 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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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그가 계약을 맺는데 성공한 게임은

본인이 대학 시절에 연인과 같이 즐겼던 인생 게임의 모드이자

같은 모드 커뮤니티에서 소통했던 이력이 있는

“엑스컴 롱워 모드” 제작진의 첫 게임. 테라 인빅타였음.

테라 인빅타는 롱워 모드 제작진의 독립 개발작품이라는 타이틀로

킥스타터에서도 엄청난 후원을 받았지만

이 회사는 본인들을 게임 출시와 현지화를 도와줄 배급사가 필요했음

당시 이들에게 접근한 배급사 대부분이 ‘롱워 제작진’ 타이틀때문에 접근한 것이였는데

후디드 호스만이 유일하게 게임 내적으로 어떠한 시뮬레이션 요소가 있는지, 지구 단계와 우주 단계에 어떠한 플레이 차이가 있는지

게임의 깊이와 호불호, 4X 매니아들을 충족시킬 요소가 무엇이 있는지 같은 게임성과 관련된 부분에 오히려 더 관심을 보였기에

테라 인빅타 개발진은 이들과 계약을 맺기로 결정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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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실제로 2019년에 설립된 후디드 호스와 관련해서 벤더는 자신의 모드를 즐긴 사람들을 위해 

자신들이 이제 배급사가 된다는 공지를 올리며 모드 제작에는 은퇴한다는 공지를 올리게 됨.

그리고 자신들이 배급하게 될 첫 게임은 테라 인빅타라는 빅 뉴스를 당시에 공개함.

대다수 게이머들은 “아니 어떻게 모드 제작팀이 저 게임을 배급하게 된거지” 라는 반응이 다수였음.

테라 인빅타는 과도한 아스퍼거 요소로 조금 호불호가 있긴 했지만


엄청난 흥행을 하면서 후디드 호스에게 큰 도움이 되었고


후디드 호스는 본인들의 배급 기준을 설립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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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후디드 호스는 개발사들을 위해 최소 10만달러 이상의 현지화 및 마케팅 예산을 책정할 것

대다수 인디 개발사들이 힘들어하는 영역이 현지화와 마케팅 부분이었기에 이 부분과 개발비를 지원해주고 

창의성과 관련해서 우리는 관여하지 않을 것

일정 퀄리티 이상의 현지화는 다양한 국가의 게이머들의 유입을 이끌어 낼 것이라는 판단하에 수립된 기준이었음.

두 번째, 투자 비용 회수나 손익 같은 부분을 신경쓰지 않고 모든 판매 게임 수익의 65%는 개발사에게 배분할 것.

투자자가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지는 것이 당연하고 개발사들과 동반자로서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수립된 기준이었음.

이러한 기준은 당시 업계에서 매우 파격적인 기준이었기에

롤플레잉, 시뮬레이션, 전략 게임을 개발하려던 인디 제작사들이 후디드 호스와 미팅을 가지게 됨.

그리고 이 시기에 재정, 예산 수립 관련해서는 문외한이었던 남편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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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설립 당시에만 도움을 줬던 아내 스노우 루이가 본인의 직장을 포기하고

남편 회사의 재정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합류하게 됨.

이러한 지원군 덕분에

후디드 호스는 적은 예산으로도 적재적소에 성공적으로 마케팅하고 현지화해서 출시화 한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가면 갈수록 선순환으로 보다 많은 개발사들이 이들과 협업을 하기 위해 찾아오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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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당시에만 해도 계약 한건만 성공하고

2022년 당시에는 단 두개의 게임(테라 인빅타, 올드 월드)만을 출시했던 후디드 호스는

2024년 기준으로 20개의 배급을 배급하는데 성공함.

특히 짧은 기간에 테라 인빅타, 올드 월드, 카타클리스모, 놀랜드, 매너 로드, 어게인스트 더 스톰 등

예상치 못한 흥행작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흥행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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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까지만 하더라도 인디 기대작 한두개 언급되는 배급사에서


순식간에 주요 웹진에서도 관련 일화랑 기사를 다룰 정도로 주목받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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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성공에 벤더는 본인들의 성공 신화와 관련된 방식을 몇개 언급했는데

직원들 절반이 유명 인플루언서 또는 해당 장르 스트리머였다는 점,


자사 기대작들을 베타, 데모 단계에서부터 플레이하는 것을 직접 보여주면서 


해당 장르 커뮤니티 유저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입소문, 홍보가 되는 방식을 사용한 것.


대표적으로 어게인스트 더 스톰, 매너로드, 카타클리스모가 이러한 방식으로 입소문을 타고 엄청나게 흥행했음.

그리고 기존에 주요 개발사, 배급사들이 공략하지 않는 시장을 공략한다는 점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 개발사들은 기존에 일본 시장을 등한시 해오는 풍조가 있었는데

알다시피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티모시는 이러한 분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하여

일본 인플루언서들을 통한 홍보 전략에 집중, PC 게임 시장이 상대적으로 약세인 일본에서 5% 이상의 판매량을 이끌어냈다고 함.

그리고 마지막으로 창립 배경이기도 했지만, 


후디드 호스는 대형 배급사와 달리 배급사도 리스크를 부담한다는 차이점 덕분에  


개발사들이 기존 장르에서 시도하지 못한 시도를 보다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다는 것.

물론 이러한 방식이 가능했던 배경으로는

회사 설립자 부부가 RPG, 시뮬레이션, 전략 게임 분야에서 겜잘알이라 게이머 기준으로 게임을 알아 보는 안목이 있다는 점,

그리고 부부가 엘리트 출신 + 돈이 충분하다는 것이라서

아무나 따라할 수 없음… 

출처: 중세게임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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