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대한민국이 디즈니랜드 유치에 실패한 진짜 이유
디즈니랜드 서울 유치 실패
이명박 시장 한덕개발 소송
중국 ‘토지 무상 임대’ 조건 걸어
지난 2016년 개장한 아시아 최대 테마파크인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미국 월트 디즈니사와 상하이 선디그룹이 지난 2011년부터 총 55억 달러(한화로 약 7조 2,754억 원)를 투자해 조성한 관광단지다. 업계에 따르면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전 세계 여섯 번째이자 아시아에서 도쿄와 홍콩에 이어 세 번째 디즈니랜드로 알려졌다.
상하이 디즈니랜드 개장을 앞두고 중국은 내수 소비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당시 중국 정부에서는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1년간 입장권 판매로만 44억 위안(한화로 약 8,400억 원)을 벌어들이고,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50억 위안(한화로 약 6조 6,800억 원)에 달할 거라는 계산도 제기됐다.
다만,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개장 7년 만에 상하이 디즈니랜드엔 1억 1,3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은 총 615억 위안(한화로 약 11조 7,400억 원)의 관광 수입을 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디즈니랜드 개장을 통해 높은 관광 수입을 벌게 된 중국의 소식이 전해지자, 과거 국내에서 디즈니랜드를 유치하려다 실패한 원인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초 ‘디즈니랜드 유치’는 선거할 때만 되면 자주 오르내리는 공약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2002년 서울시장에 당선된 이명박 시장(당시)은 취임에 앞서 “서울에 세계적인 수준의 대단위 레저시설이 부족하다”면서 “디즈니랜드 같은 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디즈니랜드를 향한 지대한 관심은 취임 후에도 계속됐는데, 틈날 때마다 그는 디즈니랜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05년“월트 디즈니사와의 테마파크 유치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뤄냈다. 세계적인 테마파크를 서울 근교에 건설한다는 계획을 2006년 초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월트 디즈니 측과 디즈니랜드 서울 유치 협상을 비밀리에 추진 중이다. 전문가그룹의 자문받아 계약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여기에 1년 뒤인 지난 2006년에는 “1년 정도 후에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랜드 서울 유치가 당시만 해도 아주 허황한 꿈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 월트 디즈니사가 지난 2003년 말 테마파크 후보지로 인천 영종, 청라, 서울대공원 등을 추천받아 1년 넘게 시장성과 타당성을 따져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명박 시장은 월트 디즈니사로부터 디즈니랜드를 서울에 유치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지도, 임기 중에 첫 삽을 뜨는 일도 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때문에 “디즈니랜드 유치가 무산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지만, 이명박 시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오세훈 시장은 “완전히 물 건너간 것은 아니다”라면서 “계속 접촉 중”이라는 말로 디즈니랜드 유치가 사실상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후 서울시에서 ‘디즈니랜드 유치’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이 시기 중국은 결정적인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디즈니랜드 유치를 위해 99년간 토지 무상 임대, 국영기업인 상하이 선디그룹이 지분 57%에 해당하는 30억 달러를 투자하고, 도로나 지하철 등 인프라스트럭처 건설 모두 중앙정부나 상하이가 부담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이어 관련 세제와 규제 파격적 면제와 완화, 상하이 디즈니랜드 건설 과정에서 디즈니에 각종 편의 제공 등 디즈니랜드 유치를 위해 힘썼다. 이 당시 한국은 디즈니랜드 개발 부지를 두고 법정 싸움이 벌어졌다. 이는 당시 서울시가 디즈니랜드 후보지로 디즈니에 제시한 곳은 바로 과천 서울랜드였기 때문이다.
서울랜드의 소유권은 서울시에 있었다. 그러나, 당시 서울랜드를 운영 중인 한덕개발이 강력하게 반발하며 서울랜드 운영권을 두고 법적 소송을 진행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덕개발은 1985년 서울랜드를 개발하면서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20년간 무상사용하고 20년이 지난 2004년부터 유상 사용계약을 하기로 결정하고 10년 유상 사용을 보장받았으나 서울시장이 바뀌면서 계약이 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소송을 진행한 결과 서울시가 패소하며 사실상 디즈니랜드 유치는 물 건너갔다. 국내 법적 분쟁과 더불어 중국의 적극적인 유치 공세에 한국의 디즈니랜드는 한순간의 꿈처럼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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