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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가 막내딸이 ‘이건희’ 제치고 ‘리틀 이병철’이라 불리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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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어머니 이명희 총괄회장
신세계그룹 미래 전략 중요

삼성가 막내딸이 ‘이건희’ 제치고 ‘리틀 이병철’이라 불리던 이유
출처 : 삼성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8일 부회장에 오른 지 18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룹은 인사에 대해 “정 회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것” 이라 밝혔다. 정 회장의 어머니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서 신세계그룹 총수 역할을 계속한다. 이에 이 총괄회장의 업적이 재조명되고 있다. 그는 아버지인 이병철 삼성 창업주를 쏙 빼닮았다고 한다.

1943년생인 이명희 총괄회장은 이병철 창업주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이병철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란 것으로 전해진다. 오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 회장도 이 총괄회장을 두고 ‘장미처럼 자랐다’라고 표현했을 만큼 아버지의 사랑이 남달랐다고 한다.

이 총괄회장은 이화여자대학교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삼호 방직 정상희 회장의 차남인 정재은과 25세에 결혼해 37세까지 전업주부로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병철 창업주는 딸에게 “백화점 사업부를 맡아서 운영해 보라”고 권했다.

삼성가 막내딸이 ‘이건희’ 제치고 ‘리틀 이병철’이라 불리던 이유
출처 : 삼성

이명희는 “경영에 자신이 없다”고 했으나, 이병철은 “앞으로는 여성도 사회활동을 해야 한다”는 요지로 역정 섞인 설득까지 한 끝에 결국 1979년 영업담당 이사로 신세계에 입사한다. 이후 1997년 신세계그룹이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1998년부터 남편 정재은으로부터 회장직을 넘겨받아 현재까지 회장으로 재직하며 신세계를 대한민국 굴지의 유통기업으로 성장시키게 된다.

대표적인 업적으로 ‘이마트’가 있다. 이명희는 1993년, 국내 최초의 대형마트인 이마트를 세웠다. 1987년 이병철 사망 후 방황의 시기를 보낸다. 미국에 체류하면서 대형마트의 가능성을 포착했다고 한다. 미국의 프라이스클럽과 월마트 등 창고형 점포를 둘러보다 사업 아이템으로 가능성을 확인하고 한국에 돌아와 “대형마트 사업을 서둘러 준비하세요”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삼성가 막내딸이 ‘이건희’ 제치고 ‘리틀 이병철’이라 불리던 이유
출처 : 서울미래유산

세계 최대 유통기업인 월마트는 1998년 7월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이마트에 밀려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는데, 이때 이명희는 월마트코리아 지분 전량을 8,250억 원에 인수했고 월마트가 국내에 보유한 16개 매장을 모두 이마트로 바꿨다. 이명희의 전략으로 이마트는 매장 수가 100개가 넘어서며 업계에서 독주 기반을 확고히 갖추게 됐다.

이러한 선구안과 결정력 때문에 이명희 총괄회장은 국내 여성 기업인 가운데서도 경영 실력이 좋다고 평가받는다. 이병철은 생전 인터뷰를 통해 “명희가 남자로 태어났다면 삼성그룹을 맡겼을 것이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이건희 선대 회장 역시 ‘평범하지 않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열정이 유별나게 눈에 띄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리틀 이병철’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병철은 이명희를 높이 사 “나를 가장 닮은 자식이다”라고 공공연하게 칭찬하고 다녔다고 한다. 재계 인사들과 친목을 다지는 자리에도 빠지지 않고 이명희와 동행했다.

이명희는 이병철의 메모하는 습관을 닮아 새로운 상품이나 의상을 보면 꼼꼼히 메모해 뒀다가 상품개발팀에 전달했다. 이 메모는 직원들 사이에서 ‘교과서’라고 불릴 정도로 통찰력이 높았다고 한다. 이 밖에도 전문경영인이 주로 회사를 챙기고 본인은 큰 흐름만 제시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출처 : 뉴스 1

이명희가 1979년 신세계백화점 영업사업본부 이사로 처음 출근하기 전날 이병철은 “누군가에게 맡겼으면 전적으로 신뢰하고 서류에 사인하려고 하지 마라”라는 경영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여전히 신세계그룹 결재 서류에는 회장 서명란이 없다고 전해졌다.

이후 아들 정용진에게 그룹 총괄 및 이마트를, 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을 넘겼다. 현역 시절 경영 참여에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신세계그룹에 위기가 오면 먼저 나섰다. 2020년 12월 말 신세계그룹 임원진이 자진해서 급여를 삭감하겠다고 건의하자 이명희는 “그 정도로 회사가 어려운 것이냐?”고 묻고 “그렇다면 임원 연봉 삭감이 아니라 내 사재를 내놓아 해결하는 게 맞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엔 이마트를 비롯한 신세계그룹 재무 악화가 이어지자, 정용진의 오른팔인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이 경질됐고 이명희 측근 인사가 투입됐다. 이어 이명희 총괄회장은 현재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10.00%를 보유하고 있다.

출처 : 뉴스 1

한편, 정용진 회장이 신세계그룹의 회장으로 승진한 지 어느덧 반년이 지난 가운데 신세계그룹이 현주소에 안주하기는 힘들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이는 당초 정용진 회장이 10년 넘게 이어오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뿐 아니라 취미였던 골프마저 중단할 정도로 그룹 경영에 집중하고 있으나 차기 신세계그룹 총수로서 그룹의 외형을 키울 성장동력을 더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즉, 현재 신세계그룹 사업구조가 유통업으로 쏠려있다는 점을 봤을 때 이름에 걸맞은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필수라는 의견이 제기되는 것이다.

업계에서 미래 전략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는 현재 신세계그룹이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신세계와 정용진 회장의 이마트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에 향후 이마트와 신세계의 계열분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이명희 총괄회장 지분의 향방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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