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매출’에도 LG전자 구광모 회장이 웃지 못하는 이유
LG전자 3분기 실적 공시
최대 매출에도 영업이익↓
시장 기대치 26% 밑돌아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LG그룹의 대표 자회사인 LG전자가 3분기(7~9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수익성이 약화하여 시장 기대치에 크기 미치지 못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최근 다양한 신사업으로 매출 규모를 확대했지만, 물류비 상승을 비롯해 업계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
8일 LG전자는 올해 3분기(연결 기준) 매출 22조 1,769억 원, 영업이익 7,511억 원의 잠정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매출 부문의 경우 지난해(2023년) 동기보다 10.7%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0.9% 대폭 하락했다. 당초 증권가에선 LG전자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1조 7,719억 원, 1조 154억 원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LG전자의 실제 영업이익은 증권가 예상보다 약 26%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LG전자의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한 배경에 물류비 상승과 마케팅 비용을 꼽았다. 또한 통상 하반기 아이폰 신제품 특수를 누리는 LG이노텍이 올해는 수요 둔화로 실적이 부진한 점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하여 지난 2분기 LG전자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 해상운임 응찰 결과, 컨테이너당 평균 해상운임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8%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광고비 등 마케팅 경쟁 비용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날 LG전자는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캐시카우인 생활가전(H&A)에서 8조 원 수준의 매출을 봤을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가전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LG전자는 B2B 사업과 구독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LG전자의 대표적인 B2B 사업은 시스템에어컨과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등 냉난방공조로 꼽힌다. 그러나 해상 운임 상승과 수요 회복 지연 여파로 수익은 되려 감소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작년 3분기 생활가전 부문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6.8%였으나, 올해 3분기에는 4%대 이하로 하락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LG전자는 지역별 제품과 가격을 다변화하고, 온라인 사업 확대를 통해 대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장(VS) 사업에서는 그동안 확보해 온 수주잔고를 매출로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수주잔고는 지난해(2023년) 말 93조 원으로, 올해는 100조 원을 넘어설 것이란 업계 전망이 나왔다. 이에 대해 LG전자 한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둔화 영향을 다소 받고 있지만, 차질 없이 수주 물량을 공급 중이다”라고 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겪을 물류비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지만, 올해 양호한 연간 실적을 낼 것으로 분석했다. B2B 중심으로 사업 구조가 변화를 맞으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신사업의 매출 증가에 따라 LG전자의 이익 체력이 향상될 것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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