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줄이더니…” 정부가 내년 예산 0원 책정했다는 ‘이 사업’
공공 와이파이 사업 예산 삭감
올해 120억 원 넘게 줄어들어
정부 “지자체에서 관리할 것”
정부는 오는 2025년도 예산에서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 구축 사업과 관련하여 전액 삭감을 결정했다. 이에 디지털 격차가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무선인터넷 인프라 확대 구축’ 사업의 내년 예산은 전액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업은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 구축 사업으로 디지털 격차 해소 등의 이유로 도입되었다.
앞서 정부는 지속해서 관련 예산을 줄여왔다. ‘무선인터넷 인프라 확대 구축’ 사업의 예산은 지난 2023년 128억 2,100만 원에서 올해 3억 9,600만 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내년도에는 전액 삭감된 것이다.
정부는 디지털 격차 해소를 비롯해 통신비 절감을 목적으로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 구축 사업을 도입했다. 또한 해당 사업은 사업 만족도가 매우 높은 사업 중 하나로 전해진다.
실제 황정아 의원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공공 와이파이 구축 사업의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신비 절감 항목에서 5점 만점 중 4.26점으로 상당히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어 이용 편리성 역시 4점대를 넘기며 4.16점으로 집계됐다. 전반적인 만족도 역시 3.98점으로 준수한 편에 속했다.
정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향후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 신규 구축을 비롯해 내구연한이 도래하는 장비의 교체는 지방자치단체의 주도로 진행될 예정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국가적 사업이 각 지방자치단체로 이전될 경우 부담이 가중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황정아 의원은 “사실상 설치를 비롯해 교체 비용 등의 경제적 부담은 지방자치단체가 떠안게 되는 셈이다”라며 지적했다.
더하여 황정아 의원은 “중앙정부의 책무를 재정 여력이 천차만별인 지방자치단체들에 떠넘기게 되면, 디지털 격차가 계층 간은 물론이고 지역 간 격차로 더욱 확대될 것이다”라며 “대통령이 디지털 격차 해소에 진심이라면 공공장소 와이파이 사업을 복원해야 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2025년 내구연한이 도래하는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 장비의 시도별 현황자료에 따르면 경기도가 1,736개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서울 1,704개, 부산 1,241개, 경북 1,116개, 전남 1,091개로 1,000개 이상의 무료 와이파이 장비를 보유했다.
이어 대구 907개, 강원 903개, 전북 858개, 경남 763개, 광주 700개, 제주 664개, 충남 612개, 인천 603개, 충북 603개, 울산 588개, 대전 476개, 세종 143개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고속도로 휴게소와 졸음쉼터 등에서 제공되는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경우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을 당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해(2023년) 안랩은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와 졸음쉼터 등에서 제공하는 무료 와이파이는, 해커가 공유기 한 개만 장악해도 해당 공유기에 접속된 PC를 비롯해 모바일 기기 등의 전자기기를 모두 해킹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용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안랩은 “실제로 무료 와이파이의 악성코드 감염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및 인터넷 주소(Domain Name Server·DNS) 변조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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