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매주 캠핑 나간데다가, 개천절, 한글날까지 전부 다 야외 취침으로 몸이 지친 것 같아서 이번주는 집에서 쉴 생각이었음.
그런데 토요일 오후 되니까 백패킹 마렵더라. 갈까말까 고민하다 이럴때 쉬다 후회한 적이 많았던 거 같아서 짐 챙겨서 나감.
목적지는 서울 한복판에 있는 호암산임. 관악산 바로 옆에 있는 300미터짜리 낮은 산이고 야경맛집으로 알려져있다. 얼마 전 유붕이 후기 보고서 기회되면 가보려고 했던 곳임.
호압사라고 하는 절 부근에 10대 가량 주차가능한 무료주차공간이 2~3군데 있고, 거기서부터 30분 정도만 오르면 박지에 도착할 수 있어서 여유롭게 힐링모드로 다녀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날을 잘못잡음.
하필이면 내가 가려던날 행사때문에 주차장 출입통제함. 이 행사 게스트로 아기호랑이 김태연인가하는 트롯 가수 왔는데 인기 ㄱㅆㅅㅌㅊ….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경찰차 세대와서 인원 통제할 정도였음.
사실 집에서 호암산 갈때도 네비가 길 병신같이 알려줘서 가뜩이나 빡쳐있었는데 주차장마저 이렇게 돼버리니까 멘탈 박살나고 헛웃음이 실실 나오더라.
다른 박지를 갈지 고민하면서 주변 한바퀴 돌아봤는데 운좋게도 바로 앞 아파트단지 상가 주차장에 빈자리가 있었고, 상가 편의점 직원분한테 물어보니까 주차해도 된다길래 거기 주차하고서 백패킹 다녀올 수 있었음.
호압사로 가는 길은 어마어마한 경사를 자랑하는 오르막길이었다. 내가 알기로 경사도 30%쯤 되는 길로 앎. 여기가 평균 경사도만 보면 서울에서 제일 가파른 곳 중 하나라고 함.
근데 내가 상가 주차장에 주차하고 호압사 주차장까지 힘겹게 오르니까 행사 다 끝나서 주차장도 널널하더라….
여튼 오르는 길에 보니 후기대로 차량 20대 이상은 주차할 만한 공간이 있었고 차량도 많지 않았음.
호압사를 지나서부터 본격적인 등산로가 나옴.
여기서부터 2~30분 쯤 가면 박지가 나온다.
계단지옥을 벗어나면 서울 시내가 내다보이는 전망이 펼쳐짐.
…그렇게 힘겹게 도착한 박지엔 이미 다른팀이 텐트치고 있었음. 커플이던데 2p텐트에서 알콩달콩 하는 거 보니까 오늘 진짜 날을 잘못잡았단 생각 들었다.
데크 박지를 뒤로하고 정상 부근 암릉구간에 자릴 잡음.
병신같이 팩도 깜빡했는데 유붕이 말론 여기 팩이 안박힌다더라. 여튼 텐트 세우고 근처에서 돌 주워서 고정함. 자립식이 이래서 좋아.
박지에서 몇걸음 가면 낭떠러지가 나오는데 딱 혼자서 의자놓고 쉬기 좋은 공간이더라.
여기서 낭만 충전하고 있었는데 고양이가 한심한듯이 꼬라봄 ㅋㅋㅋ
날이 밝자마자 철수함.
오늘 가져온 가방은 스크리32. 여기에 텐트 침낭 매트 의자 테이블 빵 과자 맥주 물 다 넣어서 옴. 이정도 날씨까지는 외부패킹 안하고 낭낭하게 다녀올 수 있다.
호압사에서 암릉구간까진 계단길 잘 돼있어서 밤에도 부담없었음.
개 귀여운 호랑잌ㅋㅋㅋ 보면서 복귀함.
호암사는 서울 한복판에서 야경보며 백패킹할 수 있는 멋진 곳이었음.
장점으로는 야경, 무료주차, 박지까지 2~30분 내외의 짧은 이동거리를 들 수 있을 것 같음.
단점으로는 데크 박지는 텐트 1개가 끝, 헬기장 쪽은 평탄화가 잘 안됨, 내가 머문 곳은 팩이 안박힘, 새벽까지 비행기가 다녀서 소음이 큼. 귀마개 필수. 라는 점 정도가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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