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해가던 대우 계열사 통 크게 인수한 인도 ‘재벌’ 회장님의 정체
인도 대기업 타타그룹
2004년 대우상용차 인수
라탄 타타 명예회장 별세
지난 1999년 대우자동차가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이듬해 부도가 나며 분리된 대우그룹의 트럭사업부는 지난 2002년 별도의 법인으로 독립했다. 대우상용차로 독립한 해당 기업은 지난 2004년 인도 최대의 대기업인 타타그룹에서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수 상용차를 인수한 타타그룹은 어떤 곳일까?
당초 타타그룹은 인도의 기업 집단으로 지난 1868년에 인도의 상인 잠셋지 타타(Jamsetji Tata)가 설립한 회사다. 타타그룹의 경우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편은 아니나, 많은 대기업 그룹이 존재하는 인도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거대 기업 집단으로 분류된다.
인도 내에서는 인도의 삼성그룹 정도의 위상을 가지고 있으며, 삼성그룹과 같이 인도 내 온갖 업종을 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타타그룹은 현재 자동차, 소금, 생수, 커피, 화공약품, 철강 등을 생산하며, 서비스업으로는 전자 제품 상점, 아웃 소싱, 위성방송(타타 스카이), 통신사(타타 도코모), 보험 회사 등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타타그룹은 1868년 창업주인 잠셋지 나사르완지 타타 회장이 세운 기업으로, 지난 1901년 인도 최초로 제철소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932년에는 타타항공을 세웠고, 1950년대 말엔 인도 최대의 기업집단으로 자리 잡았다. 타타그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 2006년 영국·네덜란드의 합작 철강사인 코러스와 지난 2008년 ‘영국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초 부실기업의 대명사로 불리던 재규어와 랜드로버 인수 결정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던 업계의 판단과 달리 이를 성공적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이에 당시 인도 업계에서는 타타그룹을 두고 “부단한 기업 혁신과 위험을 무릅쓰는 기업가 정신, 군림하지 않는 기업문화, 노동자·협력업체와의 상생을 부르짖는 타타그룹의 정신”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 설립 초기인 1991년 23억 달러였던 그룹의 매출은 2011년 1,000억 달러가 넘어 43배로 성장했고 순익은 51배나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런 모습은 외형적으로 문어발식 확장을 꾀하는 한국 재벌을 닮은 것 같지만, 실제로 타타그룹은 인도 내에서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타타그룹이 창업주의 경영 철학인 ‘사회로부터 받은 것은 사회로 환원한다’를 적용해 직원과 협력업체, 고객과 사회를 위해 애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03년 인도 뭄바이 도심의 일가족 4명이 오토바이 한 대로 이동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일이 발생했을 때 타타그룹은 발 빠르게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이 장면을 목격한 타타그룹의 회장이 스쿠터 한 대 가격에 살 수 있는 ‘국민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지난 2009년 미화 2,000달러의 초저가 승용차 ‘나노’를 개발해 성공 신화와 함께 국민기업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됐다.
당시 우리 돈 200만 원대에 불과한 자동차인 나노는 사람들의 조롱을 받기도 했지만, 기업의 이익보다는 사회공헌을 위한 성격 때문에 탄생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호평이 이어졌다. 또한 타타그룹은 서민형 맞춤 즉석 서비스를 도입하여 보험 가입, 대출, 운전 교육, 운전면허증 발급, 차량 등록의 모든 과정을 현장에서 2~4시간 이내에 완료하는 프로세스의 혁신을 실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타타그룹의 2011년 매출이 100조 원이 넘었지만 20년간 그룹을 이끌었던 회장이 가진 재산은 1,000억 원이 채 안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타타그룹의 소유구조를 보면 알 수 있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타타그룹의 소유 구조는 자산의 66%를 자선기관이 갖고 있어 수익금의 3분의 2는 자선활동에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타타그룹의 100여 개 자회사도 지역사회 발전을 위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인도 내에서 타타그룹은 정치권이나 언론, 법조계 등 힘이 있는 세력과 유착하지 않으며, ‘검은돈’과는 상종하지 않는 깨끗한 기업가 정신을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 2002년 인도를 뒤흔든 대규모 회계 부정 사건이 터지자, 타타그룹은 자체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여 내부자 거래와 분식회계 등 일부 비정상적 행위를 발견해 즉각 고발했기 때문이다.
이에 계열사의 사장이 구속되고 파산 절차를 밟는 등 곤욕을 치러야 했다. 당시 손실을 메우기 위해 그룹 자금 약 1,750억 원이 투입되었으나, 타타그룹은 기업의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내부의 부정을 용기 있게 드러내고 모든 책임을 지는 행동을 보여줬다.
한편, 지난 9일 한국 대우상용차를 인수한 인도 굴지 재벌 타타그룹의 라탄 타타 명예회장이 뭄바이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은 10일 로이터 통신을 통해 보도 됐으며 현재까지 사인은 밝혀진 바 없다. 라탄 타타는 1937년 인도 서부 뭄바이에서 타타그룹 창업자의 증손자로 태어나, 미국 코넬대 졸업 후 1960년대 초 인도에 돌아와 철강회사 타타스틸 공장에서 운영관리 업무를 시작으로 경력을 쌓은 인물로 확인됐다.
이후 1991년 타타그룹 지주회사인 타타 선즈 회장에 취임해 2007년 유럽 철강업체, 2008년 영국 고급 차 브랜드 재규어와 랜드로버 등 대형 인수를 잇달아 성공시켜 업계에서는 인수합병의 귀재로 꼽힌다. 지난 2012년 퇴임한 그는 지난 2004년 한국의 대우상용차를 인수해 타타대우상용차로 상호를 바꾼 인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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