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한강’ 작가 저격한 정유라, 이런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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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4

정유라 한강 작가 저격 글
“역사 왜곡 소설로 수상”
김규나 작가 노벨상 폄훼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작가 저격한 정유라, 이런 말을… — 출처 : 뉴스1

최근 소설가 한강이 대한민국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건에 연루돼 구속 수감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가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작가 한강을 저격한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쏠린다.

지난 11일 정유라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역사 왜곡으로 쓴 소설로 받은 상에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제주 4·3 사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옹호를 소설이라는 이유로, 어쨌든 그동안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이 없었으니 감사하자는 마음으로 우파 역시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아 찝찝하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2014년 작 장편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2021년 작 ‘작별하지 않는다’에 담긴 한강의 역사관을 저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정유라는 “원래 좌파는 감성적이고 이성적이지 못하다. 그 부분이 우파와 좌파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하는데 무슨 상을 받건 왜곡한 것은 왜곡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여전히 명단조차 밝히지 못하는 유공자에 대해 그 명단을 밝히라고 하면 죽일 ○○ 되는 나라가 정상이 맞냐. 역사 위에 노벨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을 비판하면서 한 씨의 노벨 문학상을 옹호하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유라의 발언에 앞서 김규나 작가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5·18 민주화 운동을 ‘오쉿팔’이라고 표현하며 한강의 노벨상 수상을 강력히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노벨문학상 수상의 의미는 노벨 가치 추락, 문학 위선의 증명, 그리고 역사 왜곡의 정당화”라며 “시대의 승자인 건 분명하나 역사에 자랑스럽게 남을 수상은 아니다”고 밝히며 “꼭 동양권에 주어야 했다면 중국의 옌롄커가 받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수상자(한강)와 옌롄커의 문학은 비교할 수조차 없을 만큼 무게와 질감에서, 그리고 품격과 감동에서 현격한 차이가 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수상 작가가 ‘역사적 트라우마 직시’를 담았다는 소설들은 죄다 역사 왜곡”이라며 “‘소년이 온다’는 오쉿팔(5·18 민주화운동)이 꽃 같은 중학생 소년과 순수한 광주 시민을 우리나라 군대가 잔혹하게 학살했다는 이야기이고,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사삼(4·3) 사건이 순수한 시민을 우리나라 경찰이 학살했다는 설을 풀어낸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규나 작가는 ” 둘을 비교하고도 그녀를 선택한 거라면 한림원 심사 위원들 모두 정치적이거나, 물질적이거나, 혹은 명단 늘어놓고 선풍기 돌렸을 거다. 아님 여자라서?”라고 한강 작가의 수상을 평가 절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림원이 저런 식의 심사평을 내놓고 찬사했다는 건, 한국의 역사를 뭣도 모른다는 것이고 그저 출판사 로비에 놀아났다는 의미로밖에는 해석되지 않는다”고 한림원을 향한 비판마저 늘어놓았다.

연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자,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전해지자 이른바 ‘보수우익’을 자처하는 일부 사람들이 5·18을 폄훼하는 인터넷 댓글을 달고 있다”며 “그릇된 사고관이 원칙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보수는 영원히 고립만 자초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에 나섰다.

이어 허은아 대표는 “경기도 교육청이 ‘소년이 온다’를 유해 도서로 분류해 각급 학교에 공문을 내려보냈다는 사실도 이번에 알려졌다”며 “5·18 폄훼, 검열과 규제, 참 지긋지긋하다”고 불편한 마음을 드러낸 것으로 확인됐다.

덧붙여 진보 진영에선 한강 작가가 보수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점을 부각하며 반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화평론가 출신인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SNS에서 “노벨 문학상을 탄 한강 작가는 2016년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분류됐던 작가”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역시 지난 10일 “5·18을 폄훼한 자들, 김대중을 ‘빨갱이’로 몰았던 자들, 한강을 문화예술 블랙리스트에 올렸던 자들은 부끄러워하고 있을까”라며 “아닐 것이다. 이러한 망발을 일삼은 자들은 반성 없이 여전히 활보하고 있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현지 시각으로 지난 10일 스웨덴 한림원은 생중계를 통해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히며 한강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어 한림원은 “한강은 자기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연일 이어지고 있는 한강 노벨상 폄훼 논란을 두고 보수 세력 일각의 역사 인식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양측의 대립이 팽팽하게 이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