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었는데 연예인이랑 사진을 찍냐?” 논란이 된 사진 한 장
정인섭 한화오션 사장 논란
“국민, 국회, 유가족에 사과”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 발표
지난 15일 조선소 내 잇단 중대재해 사망사고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이 걸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본명 하니 팜)와 셀카(셀프 카메라)를 찍는 모습이 포착돼 눈살이 찌푸려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따른 논란으로 한화오션은 김희철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하니는 소속사 어도어 대표를 겸하고 있는 김주영 하이브 최고 인사 책임자와 함께 출석했으며, 이는 환노위가 앞서 하니와 김주영 대표를 고용노동부 및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의 증인과 참고인으로 각각 채택한 것에 따른 출석이다.
이어 정인섭 사장은 고용노동부 소속기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자리에 나왔다. 여기에 마침 하니도 다른 사안으로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는데, 정인섭 사장 바로 뒤쪽 좌석에 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니와 앞뒤로 붙어 앉은 정인섭 사장은 국회 사진기자단이 촬영한 사진에 휴대전화를 꺼내 웃으면서 뒤에 앉은 하니가 함께 찍히는 방향으로 ‘셀카’를 찍은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하니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옆으로 숙여 정인섭 사장의 셀카 요청에 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정인섭 사장의 모습을 확인한 일부 의원들은 “한화오션의 잇따른 노동자 사망사고 관련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사람이 죽어 나가는데 셀카를 찍고 있냐?”라며 그를 향해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은 정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를 받는 자리에서 하니와 함께 셀카를 찍었냐고 물었다. 이에 정인섭 사장은 “네. 하니가 굉장히 긴장하고 있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김태선 의원이 “회사에서 사람이 죽어 나가는데 셀카를 찍어요? 웃음이 나와요? 셀카를 찍을 순 있지만 증인으로 나온 대표는 그 마음으로 하면 안 된다”고 지적하자, 정인섭 사장은 “죄송하다”라며 사과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인섭 사장의 사과로 논란은 그치지 않았다. 이날 정인섭 사장이 하니와 셀카를 찍는 사진이 복수의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 사장의 셀카 촬영 사진을 올리면서 “처절한 반성과 대책 마련에 머리를 싸매도 모자랄 판에 웃으면서 셀카를 찍고 있다”며 “분노가 치민다. 강하게 질타하겠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한화오션에서 올해 들어 5명의 원·하청 노동자가 숨지며 증인으로 출석한 엄숙한 자리에서 셀카를 찍는 정인섭 사장의 행동을 지적한 것이다.
논란이 지속되자 이날 오후 한화오션은 김희철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오션 측은 논란이 된 사진에 대해 “당사 임원의 적절하지 못한 행동에 대해 국민, 국회, 그리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업장의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한 상황에서 당사 임원의 행동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전했다.
이어 “의원님들의 지적과 질책을 달게 받고 반성과 사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고민해야 할 국정감사에서 신중하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국회와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렸다”며 “한화오션은 사업장의 위험 요소가 제로가 되는 무재해 사업장이 될 때까지 안전관리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임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환노위 국감장에서 도마 위에 오른 조선소 노동자 사망 및 처우 문제’에 대해 진보당 정혜경 의원은 한화오션 작업 현장 동영상을 틀고 그물망 안전 문제를 지적하며 “저걸 안전조치 했다고 볼 수 있냐. 실제로 저렇게도 안 돼 있는 곳도 있다. 근데 왜 작업 중지를 하냐”며 “한화오션의 책임자, 대표이사를 구속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한화오션의 사고 원인 중 하나가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난간과 그물망 등이 부실했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작업 중지 해제가 나왔다는 것은 근로감독관들이 못 본 것이냐, 아니면 심의위원회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결정을 한 것이냐?”고 지적하는 등 안전사고 및 처우 문제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또한,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 역시 “한화오션의 무리한 작업 지시 여부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작업 환경 자체가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현장 즉, 예고된 산재라고 보인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진 질타에 정인섭 사장은 “(올해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사과하고 “지금부터 3년에 걸쳐서 2조 원의 안전 관련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와 더불어 그는 “이번 투자의 핵심은 ‘사람이 실수해서 다치거나 사고가 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기술을 활용해 안전 대책을 마련하려고 하고 있다”며 “‘스마트 야드’를 활용해 안전한 조선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현재 국내 조선업계의 경쟁사인 중국보다 우리가 더 월등한 것은 요즘 선사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안전 이슈’”라며 “안전 자체가 우리 조선업의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고 부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인섭 사장의 사과와 향후 조치 및 한화오션 대표이사의 공개 사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해당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진짜 저건 아니지 개념이 없네”, “진짜 제정신이냐?? 넋 빠진 거지??”라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반해 일부 네티즌들은 “최민희도 쭈그리고 앉아 사진 찍는데!, 뭐가 문제야”, “사진 찍을 수도 있지 기업인들 잘 대우해야 기업가 정신도 커진다. 일자리도 늘고”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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