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터지고 각종 골절에 실명까지 오는 이종격투기(UFC)는 스포츠로써 활발하게 사랑받는데
실내근접전투(CQB)는 왜 스포츠로써 인정받지 못 하는가?
1.역사성
(실제 전쟁무기였던 활)
기본적으로 스포츠라 함은 인류가 역사적인 문화나 행동양식을 반영함. 가장 대표적인 스포츠가 격투기, 활, 펜싱, 수영, 육상 등이고
스포츠를 목적으로 개발된 스포츠(축구, 농구, 테니스 등) 역시 기본적으로 최소 19세기부터는 만들어져왔기 때문에 현대에도 발전된 기술(특히 촬영과 생중계)과 체계화된 규칙이 정립되어 있다.
F1 모터 스포츠나 랠리, E-sports가 전세계적으로 그렇게 인기가 많고 사람들이 열광해도
“정식 스포츠”와는 거리감이 있는 가장 큰 이유다.
조선시대에도 써왔던게 총이지만 밀폐된 실내에서
스포츠로서 쓸 수 있을법한 전술적인 실내전투는 역사가 짧다.
2. 접근성
광활한 골프필드, 축구 경기장부터
좁은 탁구대, 체스보드판까지
수 많은 스포츠 각각의 고유한 필드와 구조물, 경기장이 있지만 단 하나의 공통적인 핵심 요소는
“시청 하는데 불편함이 없고, 경기가 진행되는 중앙 필드를 중심으로 관객이 둘러 쌀 수 있으며 시청의 이목이 좁은 한 점에 집중된다” 이다.
기본적으로 실내든 야외든 경기가 진행되는 필드를 중심으로 관객이 360도로 감싸 실시간으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고 시야에 방해되는 장애물은 없거나 최소화한다.
필드가 너무 넓어 관람이 어려운 골프, 마라톤, F1 역시 카메라 생중계를 통해 실시간 관람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선수와 관람객 사이의 거리를 최대한 좁힘으로써 실시간 관람의 아쉬움을 “생동감”으로 대체한다.
(관람을 위해 목숨걸어야 하는 모터 사이클, 랠리)
심지어 이런 거리마저도 계속되는 관중 난입, 인명 사고로 최소화 한 수준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 발만 맞아도 죽고 몇 백 미터를 수 초 안에 날아가는 총알로 싸우는 총 싸움 특성상 뚫리지 않는 벽과 장애물이 핵심 요소이고
이는 관중의 생생한 접근도, 편리한 시청도 방해하는 요소이다.
(관객들이 2시간 내내 봐야할 전경. 95%가 막힌 벽이고 4%가 연기, 1%가 선수들이다.)
3. 오락성
스포츠는 재미있어야 한다. 축구의 공 돌리기, 격투기의 거리재기, 체스의 오프닝 등 지루하고 구구절절한 파트 역시 한 순간의 승부수, 한 순간의 돌파, 한 순간의 KO를 위해 쌓아놓는 빌드업 과정이다.
하지만 빌드업이 너무 늘어진다면 관객은 흥미를 잃게 된다.
그리고 근접전투는 그 분야의 끝판왕이다.
스포츠화 된 총싸움에 가장 근접한 실제 인질전의 경우도 투입된 대테러부대 활동의 98%가 항복 유도 및 작전 수립, 나머지 1.5%가 실내 스캔 및 점령이고 0.5%가 실제 교전이다.
이 목숨을 건 심리싸움은 몇 시간이 걸릴 지, 몇 주가 걸릴 지 아무도 모른다.
이를 스포츠화하기 위해 시간적 제한, 기술적 제한을 두게 되면 유치해거나 밸런스가 무너지기 십상이다.
(특공대가 투입된 건물농성 사건인 용산 참사사건은 건물 농성부터 특공대 진입까지 꼬박 하루가 걸렸다.)
4. 기술성
가장 핵심적인 이유이다.
현대 근접전투를 “봐줄만한” 스포츠로 재현하기엔
과학적 기술이 부족하다.
4-1) 공격수단의 제한
실내근접전투(CQB)의 핵심 원리는
절대적으로 방어자가 유리한 상황에서
모든 수단을 순간적으로 쏟아부어 방어자와 공격자가 대등해지는 찰나의 순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실내근접전투를 묘사한 FPS게임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에서 등장한 침대 아래에 숨어있는 적을 사살하는 장면)
간단한 이유로,
공격자가 공격할 루트는 한정적이지만(문, 창문)
방어자가 은엄폐할 루트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교전은 1초도 안 걸리는 순식간의 시간 안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방어할 위치는 변칙적이고 다양하며 공격할 위치는
고정적이고 한정적인 방어자가 훨씬 유리하다.
사실 모든 경쟁형 스포츠가 그러하다.
축구도 공격보다 방어측이 훨씬 유리하고, 농구 역시 그러하다.
현대 스포츠의 모든 공격 전술은
공격자가 방어자와 동등한 순간을 만들어내기 위함이고,
선수 개개인의 개인기가 공격자가 방어자를 역전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잠긴 문을 뚫기 위해 폭발물을 사용하는 대원)
즉, 방해요소와 방어자를 극복하기 위해 폭발물, 수류탄, 광학장비들을 사용해야 하는데
무엇하나 쉽게 스포츠화 시킬 수 있는 것이 없다.
섬광탄을 구현하겠다고 선수들의 눈을 멀게 할 수도 없고,
연막탄을 구현하겠다고 관중들의 눈을 멀게 할 수도 없으며
막힌 벽을 뚫겠다고 폭발물을 터뜨릴 수도 없다.
즉, 스포츠화 된 근접전투에서 공격자는 방어자를 공략하기 위해 오직 “총” 만을 사용해서 공격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공격자와 방어자 사이의 심각한 밸런스 붕괴를,
공수가 나뉘지 않는 형태라면 개노잼니가와 싸움으로 흘러갈 것이 뻔하다.
하프라인 안에서 계속 공만 돌리는 침대축구를 경기 내내 90분동안 보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4-2 장비 구현의 한계
(고대의 펜싱. 칼끝을 적중하면 빨간색 페인트가 흘러나와 승패를 표시한다.)
현대에서 군사적인 훈련목적으로 실내전투를 묘사한 방법은 여러가지다.
실제 교전상황을 익히기 위해 모의 탄알을 사용하는 훈련.
거시적인 전술전략을 훈련하기 위해 레이저를 인식하는 훈련
이미 실제 근접전투를 재현하려는 시도는 여럿 있었다.
하지만 스포츠의 핵심은 경쟁과 규칙, 오락성.
레이저를 사용하려니 순수하게 재미가 없고.
모의탄을 사용하려니 맞았는지 확인이 안 되고.
실탄을 사용하려니 경기를 한 번밖에 못 한다는
한계가 있다.
가장 가능성 있는 모의탄을 이용하는 방법도
현실에선 다같이 목적을 위해 의기단합한 “훈련”이기 때문에 경쟁과 승패를 가려야 하는
“스포츠”에게 도입되긴 쉽지 않다.
(칼끝에 몸이 닿으면 부저가 울리는 펜싱)
현대 펜싱에는 첨단 센서를 이용해 실제 피 대신 부저를 울리는 식으로 과거 검술을 구현해내는 데
성공 했지만.
칼싸움은 장애물이 없는 허허벌판에서도 가능하지만.
총싸움은 장애물과 벽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총 싸움은 엎드려서도 가능하다.
(피나고 알배기고 이갈린다는 훈련)
각종 벽, 장애물, 바닥, 장비, 팀원에 부딪히고 부대끼게 될게 뻔한데 이러한 외부적 충격과 총알 피격을 구분하려면 총알의 충격량이 달려가다가 벽에 부딪히는 충격량을 훨씬 능가해야 할 것이다.
5) 대표성
스포츠는 각 국가의 위상을 대표하며
모든 국민이 관심있게 지켜본다.
그래서 국가간 경기가 진행되는 월드컵, 올림픽은
“국가대표”가 출전한다.
국가간의 스포츠가 전쟁을 대신한다 라는 말이 있다.
국가간의 경쟁심리를 전쟁 대신에 스포츠로 평화롭게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인터넷에 조금만 검색해 보아도 각 나라의 특수부대가 근접전투를 훈련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수두룩하다.
아예 관련 출신 전문가가 직접 일반인들을 상대로 강의와 사업까지 할 정도이다.)
그런데 총 싸움 특성상 스포츠 선수보다 현역 군경들이 훨씬 잘할 게 뻔하고,
스포츠 선수들의 모습에서 군경들의 모습을 투영할게 뻔하다.
당장 축구 결과 때문에 전쟁이 날 뻔한 나라도 있는데..
근접총싸움부문 올림픽에서
미국 팀과 러시아 팀이 결승에서 만났다고 생각해보자.
아무튼 우리 밀덕겜충들은 카스2 프로경기나 재밌게 보는걸로 만족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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