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재계 1순위 놓고 싸웠던 ‘한국의 재벌3세 2명’…현재 이렇습니다
삼성 이재용·현대차 정의선
재벌 3세 총수로 비교 받아
위기론 삼성·약진하는 현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이자 재계 순위 1, 2위인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총수가 서로 다른 행보를 보여 이목이 쏠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1년 현대자동차그룹을 제치고 재계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삼성을 대표하는 회사인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시장 기대치를 훨씬 밑도는 성적을 보여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을 맞았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차가 올해 2분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호재를 맞았다.
지난 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3분기(7~9월) 매출 79조 원, 영업이익 9조 1,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전날 집계한 증권가 전망치 평균인 영업이익 10조 7,717억 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앞서 삼성전자가 3분기에 13조~14조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했던 증권사들은 지난달(9월)부터 전망치를 큰 폭 하향 조정하며 눈높이를 내렸다. 이미 낮아진 증권가의 기대치도 채우지 못하면서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전영현 부회장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 사과 입장을 밝혔다.
저조한 실적을 보인 삼성전자는 오너리스크 악재까지 겹쳤다. 지난 14일 이재용 회장은 법원에 출석했다. 이는 이재용 회장이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혐의로 기소됐기 때문이다. 앞서 법원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은 항소했다. 다만, 이번 사건의 한 축인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이 서울 행정법원으로부터 유죄 판정받아 항소심 재판의 공방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저조한 실적과 그룹 총수의 법적 문제 등 삼성의 위기는 현실이 되면서 일각에선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에 물음표를 던지기도 한다. 삼성 내부에서도 삼성전자의 최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낡은 지배구조부터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15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발간한 ‘2023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이찬희 위원장은 “컨트롤타워의 재건을 비롯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의 제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19년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뒤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을 두고 그룹 안팎에서 책임경영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그룹 수장을 맡은 이후 회사 실적이 개선돼 재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 2020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리에 올라선 정의선 회장은 4년 동안 기업의 규모를 키웠다. 정의선 회장의 취임 1년 전인 2019년 그룹의 쌍두마차인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시가총액은 42조 7,046억 원이었다. 그러나 지난 11일 기준 양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92조 4,656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수치로 따지자면 113% 상승한 셈이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의 주력 사업인 자동차는 수많은 제조업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꼽힌다. 100년이 넘는 역사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지역마다 ‘전통의 강자’가 즐비한 산업이기도 하다.
또한 전기차라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면서 미국 테슬라, 중국 비야디(BYD)와 같은 신흥 강자들도 경쟁 대열에 합류해 전통적인 자동차 브랜드인 폭스바겐과 미국 빅3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전통의 강호들도 뒷걸음치는 상황이다.
이러한 자동차 업계 상황에서 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약진은 상당히 고무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빼고 현대자동차그룹의 약진을 설명하기 힘들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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