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들만 몰라” 세계1위 의류 제조기업…한국꺼였다
글로벌세아 그룹 세아상역
쌍용건설의 모기업
직원 3명 오피스텔로 시작
대기업 총수들의 가업 세습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분 승계와 관련해 난항을 겪을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일부 기업들은 지분 승계를 둘러싼 갈등을 겪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중 글로벌세아그룹은 특히 지분을 둘러싼 다툼이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는 창업주 김웅기 회장의 세 딸이 개인회사에서 그룹의 간판이자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세아상역으로 갈아탄 뒤 해마다 거액의 배당 수입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받은 배당은 6년간 총 1,010억 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지분 승계로 인한 다툼이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세아그룹은 어디일까?
고등학생 시절 어머니에게 재봉틀 사용 방법을 배운 김웅기 창업주는 대학에서 섬유공학을 전공하고 본인 적성을 찾아 의류업계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만만치 않은 직장생활과 회사의 발전을 생각하는 대신 개인에 대한 충성을 요구하는 상사들의 태도에 못 이겨 5년 만에 사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서른여섯이라는 나이에 새 직장을 찾으려 했던 김웅기 회장은 공덕동 로터리의 한 오피스텔 임대 안내문을 보고 무작정 계약하게 된다. 1986년 덜컥 계약한 오피스텔은 세아상역의 시초가 됐다. 재계에 따르면 김웅기 회장을 포함해 직원 3명, 열여덟 평 오피스텔에 책상 세 개, 전화기와 팩스만 놓은 단출한 사무실로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세아상역이란 이름은 네 살배기 맏딸 세연의 ‘세’자와 둘째 딸 진아의 ‘아’를 이어 붙인 것이다. 오피스텔에서 시작한 세아상역은 38년 뒤 세계 1위의 의류 제조 수출기업으로 거듭났다. 이는 세아상역이 인류에게 좋은 품질의 의류를 안전하고 훌륭한 환경에서 생산해 공급하자는 이념으로 창립해 이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세아상역은 니트와 재킷 등 연간 7억 장 이상의 의류를 생산해 미국과 유럽 대형 유통체인에 판매하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월마트, 콜스, 갭, 카하트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2011년 의류 단일 품목으로 10억 달러 수출탑을 수상한 첫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어 지난 2021년 20억 달러 수출 실적을 올리며 전체적으로 3조 8,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세아상역이 성장할 수 있던 것은 김웅기 회장의 역발상 경영과 고객 제일주의 경영 철학 덕분이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실제로 김웅기 회장은 일찍이 미국 시장을 겨냥해 과테말라,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그리고 아이티에 원사부터 원단, 봉제에 이르는 의류 수직계열화를 달성해 고품질 의류를 빠르고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공급한 바 있다.
이어 사업 초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이 주를 이루던 업계에서 처음으로 ODM(제조업자개발생산) 방식을 도입해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세계 1위의 의류 제조 판매 기업으로 거듭난 글로벌세아그룹은 지난 2018년부터 섬유, 의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다른 업종으로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8년 글로벌 세아그룹은 STX중공업의 플랜트 부문을 인수해 EPC(설계·조달·시공) 전문 계열사를 만들어 그룹에 편입시키기도 했다. 이어 지난 2022년 수소충전소 등 수소 관련 제품을 공급하는 발맥스기술을 인수해 사업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 시기 두바이투자청으로부터 쌍용건설의 지분 89%를 2,000억 원에 인수해 쌍용건설의 모기업이 되기도 했다.
한편, 세아상역이 글로벌세아그룹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대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글로벌세아㈜의 자산 수준인 1조 7,400억 원인데, 세아상역의 자산 수준이 1조 6,200억 원 수준으로 별반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매출 역시 전체 매출 5조 870억 원의 35.8%를 차지하는 1조 8,200억 원의 매출을 세아상역이 차지하고 있다.
이에 김웅기 회장의 세 딸이 모두 세아상역을 차지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나, 업계에서는 “이미 배당을 많이 받는 만큼 욕심을 내지 않을 가능성 쪽에 힘이 기운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글로벌세아그룹의 차기 오너로는 지난 8월 김웅기 회장의 지주사와 주력사 이사회 퇴진을 계기로 2세 중 처음으로 지주사 대표에 오른 차녀 김진아 사장이 유력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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