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총수’ 빠진 국감에 유일한 증인으로 불렸던 한화그룹, 결국…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
그룹 승계 1순위로 꼽혀
전날 국감 증인 채택 철회돼

대기업 총수 일가 가운데 유일한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이 21일 국감 증인 명단에서 최종 제외됐다. 앞서 김동관 부회장은 올해 국감에서 유일한 ‘총수급 증인’으로 채택되어 이목이 쏠렸지만, 출석 전날 증인 신청이 철회됐다.

지난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의 증인 신청은 철회됐다”라고 전했다. 강민국 의원은 지난달(9월) 30일 김동관 부회장을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소관 증인으로 직접 신청한 인물이다.

지난 18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총수급’ 인물인 김동관 부회장은 국감 증인 명단에 올라 주목받았다. 김동관 부회장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으로, 총수는 아니지만 몇 년 전부터 대통령 해외 순방을 비롯해 그룹을 대표해 공식 석상에 참석하는 등 총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국감 증인 소환 1순위로 꼽혔던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는 올해 기획재정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에서 증인으로 신청됐지만 여야 합의 과정을 통해 최종 증인 명단에서 모두 제외됐다.

통상 매년 국감 시즌이 돌아올 때마다 국감 증인 목록에서 총수 이름을 뺄 수 있느냐가 각 기업의 대관업무 담당자들의 역량 평가의 핵심 지표가 되기도 한다. 이에 각 기업의 대관업무 담당자들은 국감에 총수 출석을 막기 위한 방어 총력전을 벌인다.

특히 증인 명단이 확정되기 전 총수 포함 여부를 비롯해 관련 안건을 미리 파악하여 총수는 전문경영인으로, 대표이사는 임원이나 실무담당자로 직급을 낮추는 것 역시 각 기업의 대관업무 담당자들의 핵심 역량으로 꼽힌다. 이에 한화그룹 또한 김동관 부회장의 증인 출석에 총력을 다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의 국감 증인 채택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앞서 지난 2016년 한화그룹 오너 일가 가운데 김승연 회장이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증인 출석한 바 있다. 이에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무위원회는 김동관 부회장을 불러 그룹 지주사인 ㈜한화에 대한 한화에너지의 공개매수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로부터 김동관 부회장이 받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등 그룹 편법승계 의혹을 검증할 예정으로 알려졌었다. 현재 한화그룹 내에서 김동관 부회장은 ‘승계 1순위’로 꼽힌다.

김동관 부회장의 국감 증인 채택에 대해 한화그룹은 “공정위를 통한 그룹 관련 자료 요청에 성실하게 응하면서 최선을 다해 소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김동관 부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한 점은 유감이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김동관 부회장에 대한 증인 신청이 최종 철회되면서 한화그룹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한편, 한화그룹의 차기 총수에 가장 근접한 인물로 꼽히는 김동관 부회장은 재벌가 자제답게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를 거쳐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 2010년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지난 2019년 한화큐셀 부사장을 지내다 이듬해인 2020년 한화솔루션 사장 등을 거쳐 2022년 한화그룹 부회장직에 올라 승계 구도를 확립하고 있다.

특히 김동관 부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한화 전략 부문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 부문 대표이사에도 이름을 올린 상태다. 또한 올해 8월부터는 석유화학 계열사인 한화임팩트 투자 부문 대표이사도 겸직하며 한화그룹 경영 일선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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